[아시아경제 전성호 기자]FC서울이 갑작스런 부상과 석연찮은 퇴장 악재에도 원정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쳐 더욱 값진 결과였다.
14일 오후 베이징 노동자 경기장에서 열린 베이징 궈안과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원정경기다. 최효진의 경고 누적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도 0-0으로 경기를 마쳤다. 적지에서 실점 없이 무승부를 거둔 덕분에 21일 2차전 홈경기를 유리한 상황에서 치를 수 있게 됐다.
서울은 경기 초반 고전을 면치 못했다. 베이징은 조별리그에서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 스틸러스를 꺾고 올라온 팀. 프레드릭 카누테-호프레 게론 등 외국인 공격수 듀오를 앞세운 공격은 날카로웠고,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중원부터 서울을 강하게 압박했다. 중국 홈 관중들의 일방적 응원까지 더해졌다.
서울은 장기인 패스 게임과 중앙 공격을 전혀 살리지 못한채 진땀을 뺐다. 설상가상 전반 33분엔 에스쿠데로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윤일록과 교체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들쭉날쭉한 판정은 서울을 더욱 힘겹게 만들었다. 주심은 베이징 선수들의 거친 몸싸움에도 좀처럼 휘슬을 불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단순한 파울을 범한 최효진에겐 후반 7분과 15분 연달아 옐로우 카드를 빼들었다. 결국 최효진은 경고 누적으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가야만 했다. 불과 4분 전 고요한 대신 몰리나를 투입하며 반격의 고삐를 당기던 터라 더욱 아쉬웠다.
이후 서울은 베이징에 주도권을 빼앗긴 채 수세에 자주 몰렸다. 최전방의 데얀까지 수비에 가담해야 했고, 특유 공격적 플레이를 살리기 어려웠다. 오히려 상대의 파상공세에 수차례 위기를 맞았다. 다행히 아디의 철벽 수비와 수문장 김용대의 선방에 힘입어 실점하지 않았고, 결국 0-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비록 골과 승리를 기록하진 못했지만, 부상과 퇴장이란 돌발 변수에도 무승부를 거뒀기에 나쁘지 않았다. 2차전은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서울로선 8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한 셈이었다.
전성호 기자 spr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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