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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의 솜씨가 '국보 1호'를 다시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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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의 솜씨가 '국보 1호'를 다시 세웠다 복구가 완료된 숭례문이 4일 일반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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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화재로 훼손된 지 5년 3개월만에 전통기법으로 새로 복구된 국보 1호 '숭례문'이 국민의 품으로 돌아와 4일 일반에 공개된다.

2008년 2월 10일 방화로 소실된 숭례문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최고의 장인이 참여해 복구를 완료했다. 기와는 직접 손으로 만들어 전통기왓가마에서 굽고, 단청안료도 천연안료를 사용했다. 한국전쟁 때 피해를 입어 임시로 복구했던 현판도 조선시대 탁본을 구해 원래 필체의 모습을 되찾았다. 일제에 의해 철거된 좌우 성곽도 복원됐다. 그동안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는 기증받은 소나무로 목재를 확보하고, 국내외에서 7억원이 넘는 국민성금이 모금돼 자재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 분들의 솜씨가 '국보 1호'를 다시 세웠다

◆숭례문, 이들의 손길로 다시 태어나다 = 숭례문이 전통방식으로 복구되기까지는 전통을 고집하며 우직하게 한 길을 걸어온 장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목공사(치목), 석공사(치석), 단청, 기와 등 분야로 나눠 복구 공정을 맡았던 장인들이다.


신응수 대목장(71)은 숭례문 목공사 총괄책임을 맡은 도편수로 역할했다. 새 목재와 불에 탄 기존 목재를 최대한 활용해 목공사(치목)를 진행했다. 그는 1962년 한국전쟁 등으로 일부 훼손된 숭례문을 복구하기 위한 중수 공사 때도 참여한 바 있다. 신 대목장은 "화재 참사로 빚어진 숭례문 복구를 계기로 국민 모두가 각자 문화유산에 주인 의식을 갖고 관심과 사랑을 쏟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숭례문 단청을 책임진 홍창원 단청장(59)은 숭례문 단청이 담긴 사진자료 중 조선 초기양식을 가장 잘 반영한 1963년 사진을 고증해 작업을 진행했다. 단청 문양은 전남 강진 무위사 극락전 내부단청의 것과 거의 유사하다. 이근복 번와장(64)은 숭례문 화재가 발생하자마자 현장으로 달려가 이튿날 오전 5시 40분까지 오래도록 아픈 마음으로 화재현장을 지켜봤던 사람 중 한 명이다.1997년 숭례문 기와공사를 맡았던 그는 화재 당시의 심정을 "너무 마음이 무거워서 견딜 수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는 "기와를 올리는 작업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한 구석은 늘 허전하다"며 "주재료인 생석회가 성능을 잘 발휘해서 기와가 1000년을 변함없이 버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통기와를 만든 한형준 제와장(86)은 가장 나이가 많은 장인으로 14세부터 72년간 한결같이 전통기와를 만들어왔다. 새롭게 숭례문 지붕으로 쓰인 전통 기와 2만3000장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화재 전 공장제기와인 KS기와는 그를 통해 전통 기와로 탈바꿈하게 됐다. 전통기와는 은회색에 숨을 쉬고 흡수율이 좋아 지붕 목부재를 건조하게 만들어 썩는 것을 방지해 준다.


이재순(58)·이의상(72) 석장은 숭례문 육축과 성곽에 있는 훼손된 돌들을 해체하고 다시 새 돌을 다듬어 끼워 맞추는 작업인 치석을 맡았다. 2년 반동안 그를 포함해 매일같이 30명 이상이 작업에 매달렸다. 숭례문 성곽과 석축에 쓰인 돌과 가장 흡사한 포천의 석재를 채석하고 일일이 정과 망치로 돌을 다듬었다.


◆기증소나무ㆍ모금ㆍ봉사..모두의 뜻 모아 이룬 복구 = 장인들만큼이나 숭례문을 사랑하고 복구를 돕는 일을 자청한 이들의 마음도 각별했다. 숭례문에 쓸 좋은 목재로 그동안 소중히 키워온 소나무를 기증하기도 했고, 자원봉사로 복구현장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으며, 멀리 해외에 있으면서도 숭례문에 쓸 재원에 보태라며 소중한 성금을 기탁하기도 했다.


경북 영덕군 권동충(70)씨는 숭례문 화재 이틀 후 정성껏 키운 적송 6그루를 무상기증한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영덕군은 이를 문화재청에 알렸고 무상기증이 받아들여졌다. 권 씨는 "마치 시골에서 예쁘게 잘 키운 딸을 서울 대갓집에 시집을 보낸 기분"이라며 "서울에서 숭례문을 둘러보면서 딸 같은 소나무가 잘 있는지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능권(68)씨 역시 안면도의 안면홍송 목재를 338본이나 무승기증했다. 이 목재는 목질이 좋아 조선시대 경복궁, 비원, 가회동 한옥들을 짓는 데 많이 쓰였던 소나무다. 시가로 치자면 4~5억원 규모다. 한옥을 무척 사랑했던 송 씨는 한옥전시관을 지을 요량으로 어렵게 안면홍송을 사모아 뒀는데 숭례문이 불타고 거기에 쓰일 목재를 구하기가 어렵다는 소식을 듣고 무상기증을 결심했다. 그는 "숭례문이 무사히 복구됐다니 다행"이라면서 "내가 기증한 목재가 현판을 복구하는 데 쓰였다고 들었는데 무척 감개무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에서 근무하는 이학봉(33)씨는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주말마다 외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숭례문 안내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는 "향후에 방화와 같은 일이 벌어져서 우리의 귀한 문화유산이 훼손되는 불행한 일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또한 숭례문 복구에 7억원 넘는 국민 성금이 기탁되기도 했다. 이 중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측에서 보내온 것이 특히 눈길을 끌었다. 민단의 하정남 사무총장은 "재일교포뿐만 아니라 모든 해외동포들이 다 같은 마음일 것"이라면서 "국보1호 숭례문이 대한민국의 상징으로서 이제라도 복구돼서 너무나 기쁘고 우리 국민의 문화적 자존감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구 일지 = 지난 2008년 2월 10일 화재가 난 숭례문은 그해 5월 11일까지 화재 수습작업을 벌였다. 화재부재를 경복궁 부재보관소로 이동시켜 보관했고 피해현장 정밀기록과 화재피해보고서가 발간됐다. 이후 5월 20일 숭례문 복구 기본계획이 발표됐다. 2008년 6월부터 2010년 6월까지 발굴조사를 마친 뒤 복구 공사는 2010년 1월에 시작돼 지난 4월까지 이어졌다. 치목작업, 문루 해체와 조립 작업에 이어 전통기와 제작과 기와 잇기, 단청 작업을 거쳤다. 또 동측 53m, 서측 16m의 잘린 성곽복원 작업이 이뤄졌다. 마지막으로 CCTV, 스프링클러, 감지기, 방수총, 소화전 등 방재시설과 경관조명이 설치된 후 박석설치, 마사토 포장, 잔디와 수목 식재가 완료됐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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