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예선 5경기 2득점 7실점. K리그 클래식 수원 블루윙즈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받아든 성적표다. 상대 밀집수비와 단조로운 공격 패턴을 극복하지 못하며 2년 만에 나선 도전을 일찌감치 마감했다.
수원은 2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ACL) H조 조별리그 5차전 센트럴코스트(호주)와의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예선 성적 3무2패(승점 3)로 최하위에 머문 가운데 2위 센트럴코스트(승점 7)와 승점 차는 4점으로 벌어졌다. 귀저우 런허(중국)와의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16강 진출이 무산됐다. ACL에 나선 K리그 클래식 4팀 가운데 가장 빠른 탈락이다.
예상 밖의 초라한 결과였다. 수원은 지난해 호주 A리그 우승팀 센트럴코스트, 중국슈퍼리그 4위 귀저우 런허, 일왕배 우승팀 가시와 레이솔 등과 한 조에 속했다. 비교적 무난한 조 편성이란 평가 속에 선수단은 내심 조 1위로 16강에 오르길 기대했다.
그러나 초반부터 약점으로 드러난 빈약한 공격력에 끝내 발목을 잡혔다. 수원은 예선 5경기를 치르는 동안 가시와 레이솔(일본)과의 3차전 2골을 제외하곤 모두 무득점에 그쳤다. 두터운 수비로 맞선 상대의 노림수를 효과적으로 극복해내지 못했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0-0으로 비긴 귀저우와의 2차전을 마치고 "상대가 수비 라인을 많이 내려 생각보다 어려운 경기였다. 밀집수비를 극복하기 위한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이겠다"라고 포부를 밝혔었다. 전·후반 90분 동안 15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골문을 열지 못한 데 따른 자책이었다.
야심찬 공언과 달리 이후로도 공격은 나아지지 않았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센트럴코스트와의 리턴매치에서도 답답한 공방은 계속됐다. 중원에서의 세밀한 패스 플레이는 살아나지 못했고, 공격진의 파괴력도 부족했다. 결국 측면 공격 위주의 단순한 패턴을 반복하며 패배를 자초하고 말았다. 수중전의 특성을 감안해 시도할만한 중거리 슈팅의 부재도 아쉬운 대목. 같은 맥락에서 "수원의 공격이 단조로워 막아내기 어렵지 않았다"라고 밝힌 적장 그라함 아놀드 감독의 평가는 분명 곱씹어볼 부분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든 선수단은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측면 수비수 홍철은 "상대는 비기기만 해도 괜찮다는 전략으로 맞섰지만 우리 팀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공격에서 적극성이 다소 부족했다"라며 패배를 시인했다. 스트라이커 정대세도 "모든 것은 결과가 말해준다. 1승도 거두지 못하고 ACL을 마감하게 돼 아쉽고 창피하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서 감독은 ACL에서 드러난 문제를 교훈 삼아 남아있는 K리그 클래식에서의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수비에서 공격을 전개해 나가는 과정과 상대 역습에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했다"라고 전제한 뒤 "문제점을 보완해 K리그 클래식에 전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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