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중개업자들, 본업은 뒷전...'불꺼진 아파트' 팔기 혈안

시계아이콘02분 04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중개업자 K씨는 요즘 '불 꺼진 아파트'(준공 후 미분양) 판매가 주업이 됐다. K씨는 용인 구갈 인근에서 3년째 불꺼진 아파트를 팔고 있다. K씨가 현재 분양중인 아파트는 워크아웃중인 J건설의 'L아파트'다. L 아파트는 지난 2009년 입주를 시작했으나 총 1051가구 중 100여가구가 3년째 미분양 상태다. K씨는 평형별로 한 건당 1000만∼2000만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그에게는 아파트 매매 및 전세거래는 뒷전이다.


J건설은 판촉에 골머리를 앓다가 몇 채씩 인근 중개업자들에게 분양대행을 맡긴 상태다. 각종 비용 및 인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중개업자들은 전세나 매매를 찾는 사람도 없고, 매물도 없어 아예 미분양아파트 알선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L아파트 49평형 분양가는 4억4000만원. 이는 최초 분양가보다 3.3㎡ 당 200만원 가량 할인된 가격이다. 신용도에 따라 제2 금융권을 포함, 3억6000만원까지도 담보대출이 이뤄진다.

분당 및 용인 일대에는 불꺼진 아파트 판촉에 나선 중개업자들의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펄럭인다. 이같은 사정은 다른 지역도 나아보이지 않는다. 고양이나 평택, 오산 등지에도 불꺼진 아파트를 팔기 위한 판촉이 요란하다. 중개업자들이나 미분양 털이 전문업체들이 불꺼진 아파트를 파느라 분주한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업체들로서는 불꺼진 아파트 앞에 무릎 꿇었다고 할만큼 참담한 상황이다. 게다가 해법도 없다. 단 하나 가격을 더 낮추는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미분양 해소 위한 해법도 고갈= 준공 후에도 팔리지 않는 '불 꺼진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국토해양부 조사결과 전국적으로 3만881가구다. 이 중 수도권이 9972가구, 지방 2만909가구가 남아 있다. 이 수치는 전월대비 1172가구가 줄어든 것으로 수도권 241가구, 지방 931가구로 나타났다. 연말의 소진 속도가 이어진다고 할 때 수도권의 경우 4년 정도 걸린다는 계산이다.


전체 미분양아파트 중 '불꺼진 아파트'는 ▲ 2009년 3월 31.2% ▲ 2009년 10월 40.29% ▲ 2010년 10월 48.3% ▲ 2011년 3월 54% ▲ 2011년 10월 49.6% 였으며 수도권의 경우는 ▲ 2009년 3월 7.2% ▲ 2010년 3월 15.54% ▲ 2011년 3월 34.3% ▲ 2011년 10월 36%를 기록했다. 따라서 지난해 연말 수도권 시장에서 불꺼진 아파트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송현담 대한주택건설협회 이사는 "최근 미분양 및 준공후 미분아파트 감소는 신규 공급 조절, 분양가 할인 등 마케팅의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것"이라면서 "여러 차례 미분양 해소를 위해 대한주택보증 등에서 미분양아파트 구입, 각종 세제 지원 등 다양한 방안이 진행됐지만 이젠 그마저 사라져 더욱 참담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불 꺼진 아파트에 잠긴 비용이 주로 중대형에 집중돼 있는 것을 감안,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덧붙였다. 주택업체들은 불 꺼진 아파트가 골칫덩이지만 뾰족한 해법이 없어 고민중이다. 올해 들어 미분양아파트 구입에 주어졌던 세제 등의 혜택이 모두 사라졌다. 박상언 유엔알 컨설팅 대표는 "분양가를 할인해 임대사업자 등에 여러 채를 한번에 파는 식으로 추가 수요자들이 겨냥한 마케팅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권유한다.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은 주로 도심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구입에 집중하는 편이어서 실질적인 도움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분양가 할인 등 각종 서비스 강화= 불꺼진 아파트는 지금 주택시장에서 표류하는 난파선과 같다. 시장 양극화 및 신규 공급, 시장 순환을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해양부는 "그동안 할만큼 했다. 여러차례 미분양해소책 등 각종 혜택도 줬다. 미분양아파트는 민간업체들의 고분양가가 원인인 만큼 탐욕을 줄여야한다. 사업 책임은 당연히 민간 스스로 져야한다. 지금으로서는 추가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주택업체들도 분양가 할인, 새시 등 서비스품목 확대, 무이자융자 등 각종 혜택을 제공,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 주택업체들도 분양가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것 외에 해소 방법이 없다는 분위기다. 실례로 수도권지역에서 분양가의 40%까지 할인한 아파트마저 나오고 있다. 이에 업체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고양시에 준공 후 미분양아파트를 대거 보유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아직 사업 정산을 마무리하지 못 했지만 이미 적자가 수백억원에 달할 것"이라면서 "리츠 등에 가격을 낮춰 물량 전체를 내놓는 방법을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이규성 기자 peac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