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배출 줄이기 두번째 프로젝트 점화
해마다 버려지는 쓰레기 양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재활용이라는 ‘단서’가 붙은 것들도 많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20조원이다. 재활용을 외치지만 쉽지 않다. 기업이 특히 그렇다. 종이컵은 쉽게 버릴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 힘들다. 그래서 현대제철이 먼저 나섰다.
종이컵은 이 시대를 상징하는 편리함의 대명사다. 이제 탕비실에서 설거지를 해야 하는 찻잔을 쓰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일이 돼버렸다. 한해 중소기업에서 나오는 일회용 종이컵은 500개를 넘어섰다. 기업들이 한해 쏟아내는 일회용 종이컵은 15억개에 달한다.
이 같은 종이컵이 땅속에서 썩는데 30년이 걸린다. 종이컵 1톤을 만드는데 20년생 나무 20그루를 베어야 한다. 나무가 사라지면서 이산화탄소가 늘어나고 지구는 해마다 뜨거워지고 있는 중이다. 종이컵을 만들고 운반에 사용하는 화석연료까지 기후 변화를 불러오는 직접 원인이다. 현대제철이 종이컵을 쓰지 않는 ‘종이컵 없는 현대제철’ 캠페인을 벌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대제철은 지난 8일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글로벌 에코리더 발대식’을 가졌다. 이날 자리에는 현대제철 박승하 부회장, 환경부 윤종수 차관, 녹색성장위원회 주형환 단장, 에코맘코리아 하지원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부회장은 이날 ‘종이컵 없는 회사’ 현판을 전달 받았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이 ‘종이컵 줄이기’ 운동을 펼친 적은 있지만 대기업이 직접 나서 “종이컵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2006년 신세계에 이어 현대제철이 두 번째다. 그러나 현대제철이 시도하는 캠페인은 좀 더 적극적이다. 줄여나가기 보다는 다소 강압적으로 보이지만 ‘없애겠다’는 표현으로 강한 의지를 표현했다는 것이 현대제철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종이컵 없애기’ 캠페인은 표면으로 보이는 가장 좋은 환경 운동으로 평가받는 중이다.
현대제철은 온실가스 배출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반응왔다. 최근 국토해양부의 전환교통 협약사업자로 참여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에너지 절감을 추진 해왔다.‘전환교통 협약사업’은 기존 도로 등 육상으로 운송되던 화물을 연안해송이나 철도 등으로 운송수단을 전환 사업이다. 이번 캠페인은 탄소줄이기를 두 번째 격이다.
박 부회장은 “종이컵을 개인컵으로 바꾸는 작은 노력들이 보태질 때 건강하고 행복한 지구를 만들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다”며 “이제부터라도 빨리 시행해야 된다”고 말했다.
현대제철은 먼저 서울 사무소를 시작으로 당진, 포항, 인천까지 전 사업장에 일회용 컵을 없애기로 했다. 전 직원들은 머그컵 등 개인컵을 사용해야 한다. 1만여명의 직원수를 감안하면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이번 캠페인과 동시에 개인컵 사용으로 절약된 비용을 환경단체에 기부한다. 이 기부금은 ‘글로벌 에코리더’에 사용된다. ‘글로벌 에코리더’는 환경분야 리더 성장을 목표로 한 청소년 양성 프로그램. 서울 지역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녹색생활, 지구 환경문제 해결 등을 담았다. 녹색성장 박람회 견학과 지구를 위한 걷기 캠페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박 부회장은 “그 동안 써왔던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개인 컵을 사용해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종이컵 없는 회사가’가 되겠다”며 “비록 적은 양이라고 해도 현대제철은 회사가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코노믹 리뷰 최재영 기자 som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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