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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은행 달러 高利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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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계 커미디트라인 막힌 틈새 이용
높은 수수로 책정에 독소조항까지 요구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최근 금융당국의 외화유동성 확대 주문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들이 너도나도 외국계 은행들과 커미티드라인 체결에 나서거나 협상을 벌이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유럽계 은행들과의 커미티드라인 체결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일본계나 자금 여유가 있는 미국계 은행 등과 체결에 나서고 있지만 수요는 많고 공급은 적은 데다 가뜩이나 글로벌 금융시장 상황이 안 좋아 수수료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을 노리고 치고 들어온 곳이 바로 중국계 은행들이다.


최근 중국계 은행들은 국내 시중은행들에 먼저 커미티드라인 체결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이 요구하는 수수료나 조건이 커미티드라인의 본래 의미를 무색케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커미티드라인 수수료는 0.25~0.3% 정도다. 요즘에는 글로벌 금융시장 악화로 수수료가 올라 0.3~0.4%를 줘야 한다. 중국계 은행들은 이보다 더 높은 0.5%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계 은행의 경우 선진국 은행과 달리 국가신용등급이 낮아 조달금리가 높은 탓도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국내 은행들이 금융당국의 독려에 반 강제로 커미티드라인을 체결해야 하다 보니 중국계 은행들이 이런 상황을 악용한다는 지적이다.


이렇다 보니 단순히 달러를 1년 만기로 차입하거나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것보다 오히려 커미티드라인 체결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자신들의 자금 조달이 안될 경우 커미티드라인이 유효하지 않다는 독소조항까지 내거는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커미티드라인에는 '중대하고 급격한 시장변화(market disruption)가 발생했을 때 자금 사용 권한이 유효하지 않다'는 조항이 담겨 있다. 이는 말 그대로 금융시장이 붕괴돼 조달금리 자체가 형성되지 않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반면 중국계 은행들이 요구하는 독소조항은 시장 전체의 붕괴가 아니라 자신들의 사정이 악화되면 돈을 못 빌려준다는 얘기여서 사실상 크레디트라인과 다를 바 없다는 지적이다. 커미티드라인의 의미 자체가 퇴색되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 국내 은행들이 중국계 은행과 커미티드라인을 체결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A은행 자금부 담당자는 "최근 중국계 은행에서 찾아와 커미티드라인을 체결하자고 하길래 일언지하에 거절했다"며 "수수료도 높고 독소조항까지 있는데 체결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까지 한번도 중국계 은행들이 국내 은행과 커미티드라인을 체결한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를 노리고 시장에 비집고 들어오고 있다"며 "현재 사실상 유럽계 은행들과는 커미티드라인 체결이 불가능한 실정에서 지금 하려면 중국계 은행들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 일부 은행들은 현재 중국계 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독소조항이 담겨 있다면) 외화유동성으로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국내 은행들 중 중국계 은행과 커미티드라인을 체결한 곳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은행·중국공상은행·중국건설은행·교통은행 등이 지점을 내고 영업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약 40억달러의 커미티드라인을 외국계 은행들과 맺고 있다.


◆커미티드라인이란= 은행 간 단기 마이너스대출인 커미티드라인은 실제 돈을 빌려 쓰지 않더라도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대신 정해진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을 갖는다는 점에서 단순 약정 성격인 크레디트라인과 차별화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커미티드라인을 외화유동성으로 인정해 스트레스테스트(위기관리능력 평가) 때 반영할 방침이다.




박민규 기자 yushi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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