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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멈춘 KTX,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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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KTX의 잦은 고장·사고로 코레일에 비난의 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달리던 KTX가 고장으로 10분 이상 운행이 늦어진 사례는 올 들어서만 36차례다. 6일에 한 번꼴이다.


주말과 휴일이 낀 지난 15~17일엔 줄줄이 멈춰 섰다. 승객들은 찜통더위의 객실에 갇혀 있거나 공포에 떨어야만 했다. 객차분전함 내 소형변압기(4대)에 열이 나 지지대가 녹으면서 연기가 났고 후부기관실의 모터블록이 고장 나 멈춰서는 등 이유도 갖가지다.

이에 코레일은 20일 심혁윤 부사장이 나서 대국민사과와 함께 나름대로의 대책을 내놨다. KTX 차량정비단 조직을 다음 달부터 본사 직속으로 돌리고 고장이 날 수 있는 열차부속들을 모두 바꾸겠다고 했다. KTX기장의 응급조치매뉴얼 등도 다시 점검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허준영 코레일 사장이 강조해온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게 코레일 설명이다.

안전은 고객의 생명을 지킨다는 면에서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코레일의 이 같은 발표가 여러 번 거듭됐음에도 KTX의 고장·사고가 끊이지 않아 국민들은 잘 믿으려 하지 않은 분위기다. 화가 난 일부 승객들을 집단소송을 준비 중이고 감사원의 특별감사도 시급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KTX나 KTX산천 모두에서 부품 이상이 여러 차례 나타났고 운영에서도 문제가 드러났다. 운영미숙은 재교육과 매뉴얼관리로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게 철도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품이상이 왜 일어나는지, 열차의 구조적인 문제는 없는 것인지, 부품이 기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하는 부품교체는 ‘안전’의 의미와 다르다는 견해다.


코레일의 대책이 이런 수준이면 KTX 열차 멈춤은 이어질 수 있고 국민들은 계속 불안에 떨어야 할지도 모른다.


특히 국민들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라면 코레일은 좀 더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심 부사장이 고개를 숙이는 것보다 허 사장이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원전사고 때 최고책임자가 국민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대책을 발표하는 것을 참고로 할 필요가 있다.


최고책임자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고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잇따른 KTX의 고장·사고에도 코레일의 간부나 경영진들의 문책은 거의 없었다.


사고가 날 때 마다 고개를 숙일 뿐 어느 누가 나서 “내 책임이다”라고 나서는 이가 없는 것도 한숨짓게 만든다.


“기관사의 판단으로 열차를 멈춘 게 잘한 것 아니냐”는 코레일 관계자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고객들에겐 정신적, 물질적 피해보상을 적절히 해주면 된다. 그러나 국민들이 불안한 KTX에 메스를 들이대기 전에 경영진들을 포함한 관계자들이 책임지는 자세를 먼저 보이는 게 순리가 아닐까.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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