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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알맹이 빠진 등록금 샅바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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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발표된 한나라당의 등록금 부담 완화 대책은 무슨 스포츠 중계 같았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이 지나면서 인하 폭과 재정 지원 등 내용이 달라졌다. 오전까지는 내년에 재정 1조5000억원을 투입해 등록금을 10% 낮춘다고 했다. 오후 들어 재정지원 규모는 3년간 6조8000억원으로 불어났고 인하 폭도 30% 이상으로 커졌다.


여당에서는 당정협의를 거친 것이라고 했지만 정부는 부인했다. 한나라당 발표가 끝나자마자 기획재정부가 "재정지원 문제는 합의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여야 영수회담을 앞둔 시점에 정치 도의에 어긋난다며 서운해 했다. 민주당은 영수회담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행태라고 받아쳤다. 정치권이 '반값 등록금' 재료에 대한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샅바 싸움을 하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의 대책은 오는 2014년까지 6조8000억원의 재정과 1조5000억원의 대학 장학금을 투입해 등록금을 30% 이상 낮춘다는 것이다. 막대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이 대책에 정작 중요한 재원마련 방안은 없다. 책임 있는 집권 여당이 숙고한 대책이라 보기 어렵다. 그러니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회담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있을 경우 공(功)을 빼앗길까봐 서둘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실대학 처리 등 대학 구조조정과 등록금 인하를 위한 개별 대학의 자구 노력이 빠진 점도 대책의 설득력을 떨어뜨린다. 우리 대학의 등록금 수준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다. 지난 10년간 사립대 등록금은 60%, 국공립대는 84% 올랐다. 그러면서 전국 149개 사립대가 쌓아놓은 돈은 6조9000억원에 이른다. 대학 관계자들 스스로 구조조정을 하고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면 등록금을 20~30% 낮출 수 있다고 할 정도다.

등록금 대책은 국민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기 어려운 사안이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반값'이라는 수사를 씀으로써 기대치를 잔뜩 높여놓은 탓이다.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가 뜻을 모아야 한다. 이 문제를 필두로 민생을 다루기로 한 여야 영수회담이 사흘 뒤로 예정돼 있는 만큼 최종안은 국론을 모은다는 진지한 자세로 준비하길 바란다. 설익은 대책으로 일단 걸어보자는 샅바 싸움으로는 표(票)도 신뢰도 얻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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