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인도 시장에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부진의 늪을 탈출할 해법을 '지방 도시'에서 찾는다.
지난해 미국(포드) 독일(폭스바겐) 일본(토요타)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의 맹공으로 인도 시장 점유율이 21%에서 18%로 떨어진 현대차는 포화 상태에 다다른 인도의 도심 지역이 아닌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3일 주요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인도 지방에 전시장 1000곳을 새로 설립할 계획이다. 알빈 삭세나 현대차 인도법인 세일즈ㆍ마케팅 디렉터는 블룸버그 통신과 인도 뉴델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현대차는 인도 시장에 집중하고 있고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시장 설립 시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현대차가 인도 지방으로의 진출 확대를 모색하는 것은 '시장 선점'의 의미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에 이어 두 번째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는 이미 부의 재분배가 지방으로 진행 중이라는 판단 아래, 경쟁이 치열한 도심을 벗어나 지방 곳곳에 숨어 있는 '돈줄'을 선점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방콕 소재 J.D. 파워 아시아 퍼시픽의 한 연구원은 "인도 도심은 더 이상 성장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면서 "전 세계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제는 지방 시장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지방을 섭렵하기 위해 현대차는 '신(新) 무기'를 내놓을 계획도 세웠다. 현재 인도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소형차 '상트로'보다 작고 저렴한 신차를 출시할 예정. 상트로는 현재 인도에서 29만3902루피(약 712만원)에 시판 중이다.
삭세나 디렉터는 "현대차의 800cc급 새로운 모델(프로젝트 명 HA)은 인도에서 베스트 셀링 카로 손꼽히는 마루티-스즈키 인도의 소형차 '알토'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출시 시점은 내년 초로 잠정 결정된 상태로, 지난 11일 현지에 선보인 '베르나'에 이어 인도 지방 공략을 위한 '첨병'이 될 전망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35만6717대를 팔아 2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4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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