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재정적자가 급속히 불어나고 있으며 대응 방안 역시 불확실하다." "2년 내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최소한 3분의 1이다."
'경제 대국'을 향한 우려와 경고의 목소리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는 전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국채 신용등급 장기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하며 한 말이다. 이 영향으로 18일(현지시간) 미국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13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전날까지 외국인이 닷새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5거래일간 4500억원, 일평균 900억원 수준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으나, 제한적인 수급 여건은 '시장 상승 종목의 확산'이 아닌 '선택과 집중 장세'를 연출하고 있다.
신흥아시아 증시로 시각을 넓혀보면 지난 12일에서 15일까지 외국인은 7억4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렇게 최근 진행되고 있는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이 전날 있었던 S&P의 미국 신용등급 전망치 하향 조정과 맞물려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가속화시키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같은 영향이 단기적으로는 추가 조정을 불러올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외국인의 움직임이 추세적인 이탈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업종 면에서는 단기 상승에 따른 조정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동차, 화학 등 주도업종 중심의 시장 대응이 유리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경우에도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후 글로벌 증시와 일본 증시는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은 후 상승세를 보였다"며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이 경기 회복세에 변화를 줄 수 있는 변수는 아니기 때문에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밖에 글로벌 증시로 자금이 여전히 유입되고 있다는 점, 신흥국 경기 모멘텀이 재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 이익 모멘텀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외국인의 변심'이 본격화됐다고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최근 5거래일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와 업종별 매매 동향으로 판단할 때, 아직까지 외국인 매매는 전반적인 스탠스의 변화보다는 단기적인 차익실현 정도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눈높이가 다소 낮아지고는 있으나 2분기 이후 중국의 경기 모멘텀 회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이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미국 증시도 이번 주 본격적인 어닝시즌에 진입하는 만큼 골드만삭스, IBM, 인텔, 애플, 퀄컴, 웰스파고, 듀폰, 포드, GE 등 주요 기업의 실적 결과와 유가의 향방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투자 전략 면에서는 여전히 주도업종 중심의 시장 대응을 권했다. 최근 시장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은 타 업종 대비 빠른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큰 부담이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부품주의 주가 상승 역시 빨라지고 있다"며 "단기 급등에 따른 속도조절이 필요하겠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을 고려할 때 이익 안정성과 글로벌 경쟁력이 우월한 부품주의 경우 여전히 리레이팅 관점에서의 대응이 유리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어닝 시즌에 접어들었으나 1분기 실적은 이미 상당부분 주가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보다 멀리 볼 필요도 있다는 주문도 나왔다. 1분기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어 주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 종목 중에 2~3분기 실적 전망치는 상향 조정되고 있는 종목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박중섭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을 반영하며 주가가 하락했다는 점에서 가격 부담이 크지 않은데다 1분기 실적 시즌이 진행될수록 다음 분기인 2분기 실적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진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볼만한 전략"이라고 판단했다.
업종별로는 금융지주와 기계 업종이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주가가 차츰 회복세를 찾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또한 1분기 실적이 하향 조정되면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2분기와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동시에 상향 조정되고 있어 향후 주가의 회복세가 예상되는 종목은 LG이노텍, 빙그레, 현대산업, 대우건설, 하나금융지주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리 기자 yr61@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