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스완슨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
인간은 본능적으로 무리를 지어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간다. 인간에게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는 아마도 홀로 남겨지는 상황일 것이다. 무리를 이루어 노동력과 창의력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고 심리적으로도 서로 긍정적인 자극과 위로를 얻기도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총론적으로) '리더십'은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다. 학자적 관점이 아닌 산업현장에서의 경영자로서 지난 30여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의한 '실전 리더십 덕목'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목표의식(Sense of Purpose)'이다. 기업이 가고자 하는 곳과 그 이유가 명확해야 한다. 그곳에 도착하면 향유하게 될 혜택이 팀원들에게 충분히 공유돼야 함은 물론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기업 내에서 해당 팀원이 "왜 내가 그곳에 가야하는가"에 대한 부분도 충분히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집중(Focus)'이다. 기업의 인적자원(Human Resource)의 효율성을 최대로 끌어올리는 단계이다. 필자는 미국, 인도, 이집트, 중국 등 사회ㆍ정치ㆍ문화적 차이가 극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한 경험이 있다. 적지 않은 경영자들이 간과하는 것이 바로 이 사회ㆍ문화적 차이인데 처해진 환경에서 주어진 인적 자원의 사회ㆍ문화적 특성들에 대한 학습은 글로벌 마인드를 갖추고자 하는 리더들에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사회ㆍ문화적 특성에 대한 학습이 선행되면 주어진 목표를 향해 '집중(Focus)'에 최적화된 방법론은 부차적으로 어렵지 않게 제공된다.
첫 번째 덕목(목표의식)과 두 번째 덕목(집중)은 유기적 결합이 필요하겠다. 나는 청년시절 미국의 캘리포니아 롱비치 해안경비대에서 6년 동안 복무한 바 있다. 복무 기간 항해사로서 경비군함으로 북극과 남극을 수차례 항해했던 경험이 있는데 군함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선장이 보여준 리더십은 목표의식과 집중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줬다. 선장 이하 전 선원은 항해하고자 하는 지역, 가령 '북극'이란 명확한 목표가 있었고 이 정보를 승무원 전원이 공유한다. 승무원들에게는 긴 항해를 무사히 끝마치면 두둑한 급여와 달콤한 휴가가 기다리고 있었다. 북극까지 그 멀고 험난한 항로는 항해사로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가고자 하는 목표점의 방향이 단 1도라도 오차가 나면 긴 항해의 결과는 목표점과 전혀 다른 곳에 배(조직)를 인도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셋째, '관계 확장(Relationship Extension)'이다. 이는 조직원들과의 '소통'을 일컫는다. 공유된 목표의식에 인적자원으로부터의 집중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리더로서의 관계 확장이 요구된다. 진정성이 담보된 관계 확장의 결과는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들과의 쉼 없는 소통을 통해 당장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시간이란 요소가 더해지면 조직의 큰 자산으로 축적될 것이 분명하다.
넷째, '경영자적 스킬(Executive Skill)'과 '배움의 자세(Learner)'이다. 경영자적 스킬이 부족한 최고경영자(CEO)에겐 대한민국과 같은 교육 선진국은 무덤과 같다. 몸담고 있는 밀레니엄 서울 힐튼의 팀원들을 예로 들면 업무 특성상 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조리부와 식음료부 팀원 중 상당수가 석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학구열이 대단하다. 리더들에게(혹은 리더를 꿈꾸는 이들에게) 배움의 자세가 필요한 까닭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위기의 순간에 빛을 발하는 법이다. 작금의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계 전반에서 리더들의 리더십이 절실한 까닭이다. 이젠 미래의 리더를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실천만이 남았다.
에릭 스완슨 밀레니엄 서울힐튼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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