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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대화 준비돼있다"..北 반응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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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이명박 대통령이 1일 북한을 향해 다시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며 남북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북한이 무력도발에 사과하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을 끈다.

이 대통령은 1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9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북한도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새 물결에 함께 하기를 촉구한다"면서 "많은 나라들을 돕는 대한민국이 같은 민족인 북한을 돕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대북 강경발언을 쏟아내던 이 대통령이 남북대화 가능성을 언급하는 것은 북핵 6자회담 재개에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과 맥이 닿아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 대통령이 다시 남북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올해 통일안보부처의 업무보고와 신년사에서부터다.

이 대통령이 언급한 남북간 대화는 궁극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이에 앞서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한 사과를 전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초 외교통상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6자회담을 통해서 하겠지만 남북이 협상을 통해 핵 폐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통일부 업무보고 자리에서는 "국방력 강화와 남북대화의 병행 추진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는 등 남북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0년간 북한 핵문제는 남북간에는 논의되지 않은 사안으로 여겨져왔던 만큼 만약 '북핵 채널'이 가동되면 큰 의미를 가진다.


1992년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따라 남북핵통제공동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특별사찰과 군사기지 사찰 등에 대한 이견으로 남북 당국끼리 핵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초의 시도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또 김영삼 정권 때는 제1차 핵위기에 따른 북.미간 협상을 지켜보다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서 경수로 건설에 참여하는 수준에 그쳤고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남북간 화해 분위기에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핵문제를 제대로 제기하지 못했다.


노무현 정부도 북핵 문제를 2003년 시작된 6자회담에 사실상 맡겼고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도 논의하지 않으면서 보수 진영의 비판을 받았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남북채널을 가동할 경우 북핵 협의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6자회담과 남북채널의 '투트랙'이 형성됨에 따라 핵문제에서 남북한의 역할이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판도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일단 상정할 수 있는 것은 1990년대 초처럼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개최해 핵문제를 주요 의제로서 논의하는 것이다. 또 6자회담이 재개될 경우 9.19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2007년 '2.13 합의'에 따라 구성된 각종 실무그룹처럼 남북간 실무회의가 열리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남북 간 비공식 채널이 조만간 가동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가 하면, 이산가족 상봉이나 금강산관광 재개 등을 매개로 북한이 당국간 회담을 전격 제의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북한의 움직임이다. 지난 군사실무회담에서도 북한의 천안함과 연평도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군사회담은 결국 무산됐다.


이 대통령도 대화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있지만 대화의 전제조건에는 무력도발에 대한 재발방지와 북한의 핵포기가 선행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날 기념사에서 "북한은 이제 핵과 미사일 대신 대화와 협력으로, 무력 도발에 대한 책임있는 행동으로 진정한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세계가 급속히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 민족만이 역사의 흐름에 낙후돼 어두웠던 과거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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