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중국 춘추전국시대, 오(吳)나라의 왕 합려(闔閭)는 월(越)나라로 쳐들어갔다가 월왕 구천(勾踐)에게 패했다. 이 전투에서 합려는 화살에 맞아 심각한 중상을 입었다. 병상에 누운 합려는 죽기 전 아들 부차(夫差)를 불러 이 원수를 갚을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부차는 가시가 많은 장작 위에 자리를 펴고 자며, 방 앞에 사람을 세워 두고 출입할 때마다 “부차야, 아비의 원수를 잊었느냐!”하고 외치게 했다. 부차는 매일밤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의 원한을 되새겼다. 부차의 이같은 소식을 들은 월나라 왕 구천은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오나라를 먼저 쳐들어갔지만 대패했고 오히려 월나라의 수도가 포위되고 말았다.
포로가 된 구천과 신하 범려(范?)는 3년 동안 부차의 노복으로 일하는 등 갖은 고역과 모욕을 겪었고 구천의 아내는 부차의 첩이 됐다. 그리고 월나라는 영원히 오나라의 속국이 될 것을 맹세하고 목숨만 겨우 건져 귀국했다.
그는 돌아오자 잠자리 옆에 항상 쓸개를 매달아 놓고 앉거나 눕거나 늘 이 쓸개를 핥아 쓴맛을 되씹으며 자신을 채찍질했다. 이후 오나라 부차가 중원을 차지하기 위해 북벌에만 신경을 쏟는 사이 구천은 오나라를 정복하고 부차를 생포해 자살하게 했다. 쓸개를 핥은지 20년만의 일이다. 와신상담(臥薪嘗膽)에 얽힌 이야기다.
코스피지수가 다시 2000선 아래로 밀렸다. 한번 하향 이탈한 60일선은 강력한 저항선 역할을 했다. 외국인의의 매도세는 다시 확대됐고, 무바라크의 퇴진으로 안정을 찾을 것 같던 중동은 다른 나라로 민주화 열기가 확산되며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지수의 변동성도 축소되지 않고 있다. 최근 코스피의 반등흐름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일중 변동성((장중 고가-저가)/시가)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이번주 초, 저점대비 3% 가까운 반등세에도 코스피의 일중 변동성은 1월 이후 평균인 1.12%를 밑돌지 않았다.
특히 지난 15일 60일선 안착에 실패하면서 기술적 반등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앞으로 시장대응에 있어서도 60일선 회복전까지 추가적인 변동성 확장가능성에 꾸준히 경계심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같은 현상은 종목별로도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여온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변동성 확대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날 코스피 시총상위 20종목들의 일중 변동성은 3.05%로 시장 변동성의 배에 달했다. 코스피200 종목으로 확장시키면 일중 변동성이 3.84%로 확대됐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 아시아증시의 반등세는 코스피의 추가하락에 대한 안전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인도증시가 최근 하락추세를 상향돌파하면서 추가반등 가능성까지 보이고 있는 점은 우리 증시에 대한 반등 기대감까지 불러일으키는 부분이다.
하지만 섣부른 낙관론을 펼치기 힘든 부분이 있다. 중국와 인도의 반등세는 10% 이상의 가격조정과 2개월 이상의 기간조정을 거친 후 이뤄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전환한 것도 이같은 조정을 거친 후의 일이다. '와신상담'처럼 20년은 아니더라도 일정기간의 준비기간, 즉 상승에너지를 축적할 기간과 조정이 있어야 상승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당분간은 최근 조정과 반등 과정에서 보여준 저항선과 지지선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할 공산이 크다. 당연히 이를 염두에 둔 투자전략을 짜고 실천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박스권 하단에서는 매수, 상단에서는 일부 차익실현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매매에 임해야 한다. 장기투자자라도 박스권 상단에서 추격매수보다는 기다렸다 하단에서 저점매수를 한다면 매수단가를 낮출 수 있다.
정답은 뻔한 듯 보이지만 상당수 투자자들은 정확히 '고점 추격매수', '저점 손절매 처리'라는 실수를 되풀이 한다. 탐욕과 공포에 휘둘리기 때문이다. 이런 투자자라면 '와신상담'의 마음가짐을 한번 더 새기는 게 좋을 듯 싶다.
한편 이날 새벽 뉴욕증시는 기업 실적 호조와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낙관적 경기 전망치에 힘입어 상승마감햇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50% 상승한 1만2288.17에 거래를 마감했다. S&P500지수는 0.63% 오른 1336.32에, 나스닥지수는 0.76% 상승한 2825.56에 장을 마쳤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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