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근육통이 생겼을 때 어떤 의료기관을 찾을까. 일부는 정형외과 등 양방 의료 기관을 찾을 것이며, 다른 일부는 한의원 등 한방 의료 기관을 두드릴 것이다. 목적은 같다. 통증을 완화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택에 대한 편견이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다. 의료적 접근의 선택 방식에 따른 시스템의 차이가 제도와 맞물리면서 의료라는 하나의 울타리에 마치 두 개의 옵션이 있는 듯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선택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라는 식으로 보다 대승적인 차원에서 바라 봐야 할 사안이다.
의약 분업의 경우처럼 진료와 치료의 영역을 둘러싼 갈등이 한방과 양방 양측에 없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비록 일반화된 것은 아닐지라도 이미 같은 의료기관 안에 한의와 양의가 협력적 관계를 설정해 수행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의와 양의라는 용어의 사용 또한 정체가 불분명하고 그 의미 규정에 여전히 어색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의료를 담당하는 역할에는 '너'와 '내'가 없다는 점이다. 한방과 양방의 대립 가능성은 의료 기술의 퓨전이라는 소통과 협력의 가능성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 한방과 양방이 제 식구 감싸기와 밥그릇 챙기기를 은근히 부추기고 경계한다면 글로벌 경쟁상황에서 현실적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협업에 의한 파이 키우기의 가능성에 착안해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
대국민 의료로서 봉사와 복지를 위한 대의적 의미에서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급변하는 세계 질서 속에서 경쟁력을 잃지 않고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관광산업으로서의 의료 혹은 산업으로서 의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
물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중요한 가치는 대국민 의료가 복지와 봉사로서 국가적 차원에서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 의료의 성장에 저해가 되지 않는다면 산업으로서 의료가 지닌 가능성을 열어가는 입장으로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그 선두에 한방과 양방이 결합된 상품으로서의 가능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한방은 침술과 약제를 통해 몸의 기운을 조절하고 면역력과 저항력을 키워가는 측면에서 상대적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통설이다. 양방은 보다 적극적인 환부의 치료와 수술적 요법에 상대적인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둘은 상당 부분에서 보완적인 요소를 서로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근육통에 대처해 통증을 치료하는 방법을 적용한다고 생각한다면, 일례로서 통증클리닉에서 적용하고 있는 침술요법은 의료 기술의 퓨전을 위한 협력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전통적인 침술사 또한 한방 의료 행위의 주변부에 머물고 있다는 등의 문제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보다 넓은 틀에서 생각을 만들어 놓는다면 크고 작은 문제점들은 의외로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일부 전문 통증클리닉에서는 한의와 양의가 협업의 역할을 이미 분담하며 의료 기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고 있기도 하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 보다 효율적 의료행위로서 복지와 봉사의 측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료보험의 적용 대상 등에 대해 보다 면밀한 배려와 적용과 같은 법제적 장치가 보완돼야 하지만 상당한 진보와 발전이라 평가될 수 있다. 이제는 국외 시장을 향한 산업으로서 의료기술의 퓨전도 상당한 미래지향적 부가가치를 지닌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육성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우성주 KAIST 문화기술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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