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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 연평 도발에 돈 밀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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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 지난 23일 오후 3시10분. 장 마감과 동시에 걸려오는 전화에 모 증권사 강남 센터의 PB는 한숨을 쉬었다. '올게 왔구나.' 연평도 포격으로 시간외 거래가 급락세를 타는 모습을 보며 고객들의 동요는 예상했던 바였다. 마음을 가다듬고 받아든 전화기 너머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내용은 짐작과 전혀 달랐다. "10억 정도 삽시다. 언제쯤 들어가면 됩니까?"


같은 시간 강북지역에서 열린 삼성증권 VVIP 초청 랩 설명회. 30명의 최우수고객을 초청해 진행하는 행사라 몇 번이고 점검하며 꼼꼼하게 준비했지만 장 막판 벌어진 상황에 강사들의 등에는 식은 땀이 흘렀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이미 30분전과 180도 달라진 상황. 그러나 행사를 준비했던 류인호 강북지역 사업부 과장은 오히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류 과장은 "대북 리스크로 증시 하락이 예상된 덕분에 지수 부담감이 많이 해소된 것 같다"며 "덕분에 랩에 대한 호응이 어느 때 보다 좋았다"고 밝혔다.


부자들의 투자는 확실히 달랐다. 그들은 개인이었지만 기관만큼 과감했고 외국인만큼 판세 분석에 능했다. 지난 24일 기관이 4477억원을 외인이 189억원을 순매수 했지만 개인만은 4749억원을 순매도 했다. 이날 증시를 분석한 사람들은 또 개인만 헛짚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의 PB는 개인도 개인 나름이라고 평가했다. 소위 자산가라고 불리는 개인들은 상황을 정확히 짚었고 하루 동안 차익을 톡톡히 챙겼다.


권이재 하나대투증권 강남 WM센터 부장은 "어제 연평 사태가 발생하고 난 뒤 매수타이밍에 대한 전화를 많이 걸고 받았다"며 "매수일에서 차이가 있는 펀드보다는 대북 리스크에 따른 하락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주식에 대한 문의가 압도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IT주에 억대의 투자를 한 사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IT주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형성 됐던 상태라 동시호가 급락 시부터 매수에 집중했고 하이닉스 등을 통해 하루 동안 4% 이상의 차익을 챙겼다는 것이다.


"1850까지 빠지면 좀 많이 넣겠는데..."


전날 주식 외에 자산가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유일한 상품은 랩(Wrap Account)이었다. 최근 랩의 인기가 주춤했던 가장 큰 이유가 지수 부담이었던 만큼 증시 하락은 오히려 투자 기회라는 인식이 퍼져있었기 때문이다.


김홍배 삼성증권 SNI코엑스인터컨티넬탈 지점장은 "랩 투자를 보류하던 자산가들이 오늘 많이 들어왔다"며 "평균적으로 1900선을 기준으로 잡고 그 이하에 진입하면 매수해달라고 주문하는 분들이 많아서 장 초반 거래가 많이 성립됐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투자 행태는 반복되는 위기와 증시 변동을 겪으면서 단련된 결과라는 평이다. 그들은 상승 흐름에 대한 확신을 바탕으로 지수대에 대한 전망 역시 일반 투자자와 차별화를 보였다.


류 과장은 "매수 대기세는 일반 투자자나 거액 투자자나 마찬가지"라면서도 "차이점이 있다면 일반 투자자가 1700~1800 정도를 투자 선으로 잡고 기다리고 있는 반면 거액 투자자들은 1900 이하나 2000이상을 매수 타이밍으로 잡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1900 이하는 단기 상승 여력이 있는 구간으로 2000 이상은 대세 상승 구간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산가들은 여전히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런 투자 행태는 증시 하락 시 마다 반복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 PB는 "오늘 하루 동안 10억 이상을 움직인 고객만 세 명" 이라며 "전쟁나면 사라지는 돈이라고 웃으며 말했지만 실상은 생각보다 많이 빠지지 않아서 추가 매수를 못한 것을 아쉬워하는 분위기라 기회만 있으면 돈을 넣으려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지성 기자 jiseo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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