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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호, "한국 복귀 없다”…한화, 깊어지는 3루 고민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지난달 30일 잠실구장. 두산과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타격연습이 한창이던 선수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이내 터지는 긴 한숨. 그는 기자들을 바라보며 넋두리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팀 재건도 선수가 있어야 가능한 법이거늘.”

가장 큰 고민은 지난해까지 이범호(소프트뱅크)가 맡았던 3루 자리다. 간판선수의 일본 진출로 생긴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우지 못하고 있다.



구멍난 3루, 전전긍긍 한화

최근 한화 3루수들은 사면초가에 빠졌다. 올해 주전으로 뛰던 송광민은 시즌 도중 군에 입대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오선진은 전반기 막판 왼 손등에 타구를 맞아 한 달가량 출장이 불가피해졌다. 2군에서 급하게 올라온 전현태는 공수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대화 감독은 지난달 27일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다 신고 선수로 입단한 손지환을 1군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다행스럽게도 손지환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대전 삼성전에 처음 나선 뒤로 5경기에서 안타 5개를 때려냈다. 2일 현재 타율은 3할3푼3리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에서는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한대화 감독의 표정은 여전히 어둡다. 더 이상의 3루수 자원이 없는 까닭이다. 손지환이 부진하거나 부상을 당할 경우 마땅한 대안은 전무하다. 이는 비단 올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화가 노리는 팀 재건에 제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


한 감독은 “트레이드로 선수를 영입하고 싶어도 마땅한 카드가 없다”며 “그렇다고 류현진을 내줄 수는 없지 않는가”라며 허탈해했다. 이어 “올 시즌 뒤에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자원도 많지 않다”고 토로했다.


리빌딩 꿈꾸는 한대화 감독, “핵심 열쇠는 이범호”


전전긍긍하던 한대화 감독은 끝내 칼을 빼들었다. 지난 26일 구단 측에 소프트뱅크에서 뛰는 이범호의 복귀 추진을 요청했다. 한화 윤종화 단장과의 저녁식사에서 팀 사정을 호소하며 건넨 부탁이었다. 한 감독은 “이범호도 돌아올 생각이 어느 정도 있다고 들었다”며 “소프트뱅크와 이야기만 잘 된다면 다음 시즌 복귀할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속내를 밝혔다.


이범호는 일본 진출 뒤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지난 5월 28일 2군으로 내려간 뒤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2군 성적은 나쁘지 않다. 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8리, 23타점, 23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9개로 웨스턴리그 홈런 2위다. 한 개차로 1위를 달리는 에가와 사토시 아키라는 이범호보다 24경기를 더 뛰었다.

빼어난 성적에도 1군 승격이 미뤄지는 건 LG에서 뛰었던 로베르토 페타지니 탓이 크다. 이범호 대신 1군에 올라와 3경기서 4안타를 치며 주전 1루수 자리를 꿰찼다. 3루수 자리는 모리모토 사토루와 호세 오티스가 교대로 맡는다.


특히 오티스는 23홈런, 71타점으로 각 부문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명타자는 마쓰다 노부히로와 오티스가 번갈아 출장하고 있다.


경쟁에서 밀려난 이범호는 두 달 넘게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이를 기회로 받아들였다. 이어진 한화 복귀 요청은 팀과 이범호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해 내린 제안이었다.


한 감독은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한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연봉이다. 이범호의 내년 연봉은 1억 5000만 엔. 적지 않은 액수는 소프트뱅크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소프트뱅크는 무작정 이범호를 방출할 수 없다. 최소 2년간 계약을 맺은 까닭이다. 이범호는 본인이 스스로 떠나지 않는 한 내년까지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고수할 수 있다.


한화는 계약금 일부를 이적료 형식으로 보상해 영입을 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이범호 본인의 수락이 전제돼야 한다. 모든 열쇠는 이범호의 손에 달린 셈이다.


이범호, “한화 복귀,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범호는 아직 한국에 복귀할 뜻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지서 통역을 맡고 있는 조청희 전 한화 트레이닝 코치는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구단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매우 좋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이범호는 마음을 고쳐먹었다. 일본야구 적응보다 자기 실력을 키우는데 집중키로 했다. 조청희 통역은 “최근 범호가 ‘외국인 용병이라면 당장 실력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며 “본인 스스로 초반 부진의 이유로 일본야구에 적응하려는 소극적인 자세를 꼽고 있다”고 전했다.

이범호는 초반 일본야구 특유의 몸 쪽 승부에 고전했다. 몸 쪽 공에 대한 의식에 왼 어깨가 빨리 열렸고 이내 타격 밸런스가 무너졌다. 열린 어깨는 특유의 바깥쪽 공략마저 빛을 잃게 했다.


무너진 타격감은 2군 경험을 통해 많이 회복한 상태다. 조청희 통역은 “매 경기마다 4번 타자로 출장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며 “2군 올스타전에서 고향 선배 이승엽(요미우리)으로부터 조언을 받은 뒤로 한화에서 보였던 타격을 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력은 곧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소프트뱅크가 이범호의 1군 복귀를 타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터닝 포인트의 핵심으로는 31경기에서 친 9개의 홈런이 손꼽힌다.


소프트뱅크는 그간 외국인타자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홈구장인 후쿠오카돔에서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던 탓이다. 불붙은 이범호의 방망이는 메마른 사막의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해낼 수 있다.


최근 페타지니의 부진도 이범호의 1군 복귀에 힘을 싣는다. 초반 맹타는 사라진 지 오래다. 올 시즌 4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1리를 기록하고 있다. 구단이 기대하는 홈런은 5개에 불과하다.


특히 득점권에서 중심타선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조청희 통역은 “페타지니의 부진이 아니더라도 구단에서 이범호의 성실함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곧 1군 엔트리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사진 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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