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약 예·부금 가입자 250만명
"통장 종류가 뭐가 중요하냐"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얼마전 판교가 '로또'로 불린 적 있다. 그에 비하면 위례신도시 보금자리주택(무주택 서민을 위한 중소형 아파트)은 '슈퍼 로또'다. 시세 차익이 수억원에 달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래서 정부는 당첨자들에 대한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그런 위례신도시에 지금 잔칫판이 벌어졌다. 보금자리 일반 청약이 다가오면서 시장도 술렁이고 있다. 모두들 위례신도시를 겨냥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 잔칫판에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청약예금 가입자들이다. 물론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다'는 수준이지만 뚱하게 불어터진 목소리가 넘친다.
그중에서도 김모씨(45세)는 요즘 땅을 치고 있다. 그는 5년전 청약저축을 청약예금으로 바꿨다. 판교 입성을 위해서였다. 보금자리주택 같은게 나올지 상상도 못했다는 그는 '청약저축'이 귀하신 몸이 되자 억울하다고 통탄한다. 그도 결혼한 이후 청약에만 기대를 걸고 아직까지 15년째 무주택자다.
"배 아프죠. 나중에 민간아파트가 나오면 청약을 하기는 할텐데...지금 청약저축만 우대받는 시절이 됐으니 판단을 잘못한게 죄죠."
김씨는 요즘 민간아파트 청약 일정이 언제 나올지 알 수 없어 답답하기만 하다.
12년째 청약예금 통장을 보유하고 있는 이모씨(43)는 "나도 무주택자"라며 항변한다. 물론 선택을 잘못한 자신 탓이라는 걸 안다. 그런데도 같은 무주택자인데 통장 하나가 운세를 갈랐다고 생각하니 괜시리 화가 나기도 한단다.
인터넷에는 연일 김씨나 이씨같은 사람들의 불만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만능통장을 받은 사람들보다도 차별받게 생겼다는 의견도 많다. 이씨는 "만능통장이라는 종합저축을 든 사람은 공공이든 민영이든 아무거나 다 청약할 수 있게 해줬지만 우리는 족쇄를 차고 있는 셈"이라고 토로한다.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과거 청약통장은 상품별로 청약 가이드라인이 있어서 발생하는 일들이다. 상대적으로 박탈감이 든다는 것이다. 이들은 "나도 무주택자인데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들어주는 사람도 없다. 이미 알고 결정한 것이니 그렇다. 게중에는 소형 연립주택 같은 곳에 사는 사람들도 "집 하나 가진게 잘못"이냐는 사람도 있다.
워낙 위례신도시에 입성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보니 생겨난 정서들이다. 그렇다고 수용할 수 있는 사항도 못 된다. 불만을 내는 사람들도 그렇다는 걸 알지만 박탈감을 숨기질 못 한다. 그래서 청약예금 가입자들은 '술 푸게 하는 세상'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청약부금 가입자들도 마찬가지다.
한편 청약 통장과 관련, 1월말 현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청약예금과 부금에 가입한 예비 청약자는 각각 180만8278명, 63만5975명으로 총 250만에 달한다. 이 중 보금자리 당첨 사정권인 15년이상 가입자는 예금(18만5966명)과 부금(1만7990명)을 합쳐 20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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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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