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연아레전드②]엄마 아빠가 본 김연아의 '강심장'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믿기 힘든 역전 드라마를 쓴 환희의 순간에도 그저 씩 웃을 뿐이다. 얼음 위를 날다 그만 엉덩방아를 찧어도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도도하게 날아오른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따낸 '피겨퀸' 김연아(20ㆍ고려대)의 '강심장'은 늘 화제가 됐다. 특히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바로 앞에서 경기한 아사다 마오(20ㆍ일본)가 트리플악셀(3바퀴 반 점프)을 성공시키며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음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보란 듯이 세계신기록(78.50점)을 수립하며 전세계인을 놀라게 했다.

많은 이들은 김연아의 '강심장'이 없었다면 엄청난 부담감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따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연아의 열혈팬들은 '대인배 김슨생'이라는 재미있는 별명도 붙여줬다. 조그만 것에 휘둘리지 않는 대범함을 지녔다는 의미다.


김연아의 '강심장'은 만들어진 것일까, 타고난 것일까. 사실 '골프 여왕' 박세리는 아버지 박준철씨의 냉혹한 훈련으로 단련된 것이라고 했다. 한밤 중에 공동묘지로 딸을 데리고 가서 샷 훈련을 하며 담력을 키워준 건 유명한 일화다. 김연아도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까.

어머니 박미희씨에게 물었다. 박세리에게 '골프 대디'가 있다면 김연아에겐 '피겨 맘' 박씨가 있다. 박씨는 "담력 훈련이란 걸 따로 해본 적이 없다. 그냥 연아는 그런 강심장을 타고난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씨는 색다른 해석을 했다. "연아의 강심장은 현실을 직시하는 데서 온다"는 것이다.


김씨는 "연아라고 왜 안 떨리겠나. 하지만 자기 실력을 과신해서 목표를 높게 잡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레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자기 실력이 100이면 딱 100만 믿고 가는 아이다. 그래서 긴장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아에겐 자기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 내 딸이긴 하지만 그게 뭔지는 나도 잘 모른다"며 껄껄 웃었다. 그는 "허리부상 때문에 한참 고생했을 때도 연아의 기술도 기대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딱 하나 믿는 구석이 있었다. 바로 연아의 '정신력'이었다"고 했다.


방상아 SBS 피겨스케이팅 해설위원은 "연아는 큰 무대에 강한 담대한 성격을 가졌다. 어느 무대에서나 대범하고, 어쩌다 실수를 했다고 해서 기죽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력 차가 거의 없고 실수 하나에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하는 피겨 무대에서 연아의 침착함은 어떤 기술보다도 훌륭한 경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연아가 시니어무대에 데뷔했을 때부터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구동회 IB스포츠 부사장은 "옆에서 보면 김연아의 성격에 깜짝깜짝 놀랄 때가 많다. 내가 보기엔 큰일인데도 툴툴 털어버리고, 속상한 일도 자고나면 금세 잊어버린다. 스스로도 자신의 성격에 만족한다고 하더라. 이런 대범한 성격이 그의 연기에 한 몫 하는 것같다"고 했다.


'강심장' 김연아. 그가 있기에 대한민국 국민은 2010년 2월26일, 최고로 가슴벅찬 하루를 맞았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