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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레전드①]김연아, 차가운 '얼음공주'에서 화려한 '피겨여왕'으로


[아시아경제 조범자 기자]박미희씨는 아이들 고모가 내다버린 허름한 스케이트를 얼른 주워왔다. 언니가 스케이트 타는 모습에 반해 스케이트를 사달라고 조르던 둘째딸 연아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여섯살 연아는 온통 흠집이 난 스케이트를 품에 안고도 폴짝폴짝 뛰며 좋아했다. 그리고 과천아이스링크에 살다시피하며 조금씩 스케이트의 재미에 빠져갔다.


마침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피겨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20ㆍ고려대)의 '금빛 역사'는 빨간색 낡은 스케이트에서 시작됐다.

98년 나가노동계올림픽에서 화려하게 날아오르던 '피겨퀸' 미셸 콴(미국)을 보며 처음으로 올림픽 꿈을 꾸던 연아는 빠른 속도로 야무지게 기술을 익혀나갔다. 남들이 몇 년에 걸쳐서도 하기 힘든 5가지 점프기술(토룹, 플립, 러츠, 루프, 살코)을 1년만에 모두 습득했다.


2004~2005 세계주니어피겨선수권에서 한국 피겨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획득하며 기대를 모았던 김연아는 하지만 당시에도 '미완성'이었다.

또래에 비해 점프와 기술은 나무랄 데 없이 똑 부러졌지만 연기 내내 아무 변화 없는 무표정한 얼굴이 외국 심판들을 의아하게 만들었다. 한 코치는 "국제심판들이 연아의 표정을 보고 깜짝깜짝 놀란다. 얼음장처럼 차갑다며 고개를 갸웃하기도 한다"며 안타까워 했다. 선수들의 다양하고 풍부한 표정에 익숙했던 외국 심판들의 눈에 연아의 얼굴은 무색무취의 백짓장같았다.


하지만 시니어 무대 데뷔를 눈앞에 둔 2006년 여름 국내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에서 예브게니 플루셴코, 알렉세이 야구딘(이상 러시아) 등 기라성 같은 피겨스타들과 한 무대에서 공연을 하며 '쇼'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김연아는 당시 공연을 마친 뒤 "이제 피겨 연기가 뭔지 조금 알 것같다. 빙판 위에서 내 느낌을 연기로 표현하는 법, 음악을 느끼는 법, 관중과 호흡하는 법을 어렴풋이 알게 됐다"며 기뻐했다. 당시 김연아의 표정은 그 어떤 말로도 형용하기 힘들 만큼 상기되어 있었다.


그리고 브라이언 오서 코치, 데이비드 윌슨 안무가와 손을 잡으면서 김연아의 연기는 엄청난 속도로 성장했다. 눈빛 하나, 손끝 동작 하나까지도 세심하게 계산했다. 그의 표정과 몸짓과 음악은 빙판 위에서 하나가 됐다. 김연아의 롤모델인 미셸 콴마저 "나를 뛰어넘는 훌륭한 연기"라고 극찬했고, 마침내 콴도 이루지 못한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차가운 '얼음공주'에서 우아한 '피겨여왕'으로 탈바꿈한 김연아. 전세계 피겨팬들은 새로운 은반여왕 등극에 즐거운 주말을 맞게 됐다.

조범자 기자 anju1015@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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