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시대]한국 영화 인쇄 관광산업의 역사, 충무로

[아시아경제 고재완 기자]'아시아 문화 산업의 허브'로 성장하고 있는 충무로는 한국 영화, 인쇄, 관광 산업의 역사가 고스란히 깃든 곳이다. 한국 근현대사 속에 문화서비스 산업이 태동한 곳이라는 의미다.


그런 충무로가 잠시 쇠락의 길을 걷다 이제 다시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영화사와 경제 언론사들이 충무로에 모이고, 남산권 재정비 계획과 세운재정비 촉진 사업이 연계되며 충무로가 다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충무로가 갖는 한국 영화 인쇄 관광사업의 역사적 의미를 짚어봤다.

◆한국영화의 상징=충무로가 한국 영화의 발상지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906년 경성부 진고개 부근의 '송도좌'에서 처음 영화를 상영했을 당시다.


중구문화원에서 발간한 서적 '영화의 메카 충무로'에 따르면 이것을 효시로 1910년 경성부 황금정(현 외환은행 본점)에 '경성고등연예관'이 등장하면서 본격적인 영화관으로 인기를 모았다. 일본인들이 한국인들의 적개심을 유화책으로 다루기 위해 충무로 일대에 영화관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다.

향토사학자인 서울중구문화원의 김동주 총무과장은 "그 뒤를 이어 1914년에 '제2대정', 1916년에 '경성극장', 1917년에 '낭화관', 지금의 충무로 5가에 '조일좌', 1922년에 초동에 '수좌'(후에 경성촬영소), 현재 중앙시네마로 분한 '중앙관'이 등장했다. 이어 1935년 현재 아시아미디어타워 부지에 설립된 '와카쿠사(若草)극장'이 등장하며 충무로는 본격적으로 한국 영화의 메카가 됐다"고 말했다. '와카쿠사 극장'은 광복 후 수도극장, 스카라극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지난 2006년 아시아미디어타워에게 그 자리를 내줬다.

필름의 원거리 이동이 쉽지 않은 때에 극장들이 많이 모여있다는 것은 곧 영화사와 필름 현상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복 후에도 영화인들은 충무로에 모였고 당시 충무로에 있던 대원호텔은 영화감독, 시나리오작가, 지방 흥행사들의 숙소로 언제나 만원이었다. 1961년 국도극장과 명보극장은 배우 김지미가 주연한 영화 '춘향전'과 최은희가 주인공을 맡은 '성춘향'이 동시 개봉하며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1973년에는 국립영화제작소와 영화진흥공사가 남산동 3가에 오고 돈화문로에는 영화단체와 제작소가 늘어서고 대한극장, 명보극장, 스카라극장, 국도극장, 중앙극장, 서울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극장 등이 대거 충무로, 종로 등지에서 명맥을 유지하며 '충무로'는 영화 산업을 의미하는 용어로까지 사용되게 됐다.

◆인쇄 관광의 메카=김 총무과장은 충무로가 인쇄출판의 중심지가 된 시초를 조선시대 주자소에서 찾았다. 그는 "실제로 충무로 옆 주자동은 조선시대 주자소(鑄字所)가 있던 지역에서 명칭을 따온 것이다. 1914년 잠시 명칭이 수정(壽町)으로 바뀌긴 했지만 광복 후 다시 이름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주자소는 조선시대 활자의 주조를 담당하던 관청으로 현재 충무로 3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근대에 들어서 충무로가 인쇄업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영화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930년대까지 서울 시내에 영화 선전지를 인쇄할 수 있는 곳은 불과 2~3곳 뿐이었고 이들이 모두 충무로 인근에 위치하고 있었다. 대표적으로 초동에 있는 대곡인쇄소와 을지로4가의 대익당, 예지동의 수영사였다. 이들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인쇄소가 생겨나면서 충무로는 영화 뿐만 아니라 인쇄 산업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처럼 충무로에 영화관, 영화사, 인쇄소 등이 많이 들어섰고 극장들이 번창하자 자연히 식당과 다방, 양품점도 즐비하게 됐다. 호텔, 여관 등 숙박시설이 늘어난 것도 이 때문이다. 감독, 배우, 스태프 할 것 없이 호텔이나 여관을 집, 사무실, 안식처 등으로 이용했고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에는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가수 현인의 '서울야곡'이나 최희준의 '진고개 신사' 등은 당시의 충무로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충무로가 화려한 거리로 변모하게 된 것. 이것은 또 관광객들을 충무로에 모이게 만드는 효과를 만들었고 관광산업의 토대를 만들었다.


이같은 인프라를 바탕으로 중구는 현재의 충무로를 관광 산업의 메카로 만든다는 복안이다. 중구는 남산 한옥마을과 꿈동산 녹지, 영화관, 맛집, 청계천, 세운 재정비 촉진사업 녹지축 등을 토대로 관광 코스를 개발중이다.


고재완 기자 star@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