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금융위기가 일깨워준 투자 원칙

시계아이콘01분 47초 소요

리먼 브러더스 파산 후 1년은 거의 모든 투자자에게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워런 버핏마저도 '절대 돈을 잃지 말라'는 투자 철칙이 깨지면서 투자의 귀재라는 명성에 흠집을 남겼다.


사실 거품이 붕괴되면서 무너져 내리는 자산시장에서 어떤 투자 원칙도 투자자들의 자산을 지켜주지 못했다. 다만 이번 위기는 깊은 상처와 함께 투자자들이 새겨야 할 또 다른 교훈을 남겼다.

# 자산배분만으로 시장 리스크 이길 수 없다.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자산배분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에 크게 금이 갔다. 주식부터 원자재까지 모든 자산이 동반 급락하자 제 아무리 정교하게 설계한 자산배분 전략도 안전망이 돼 주지는 못했다.

헤지펀드와 같은 대체투자 수단도 금융위기를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마켓타이밍에 집착하는 투자자들이 그렇지 않은 투자자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버핏의 말처럼 주식시장은 인내심이 없는 이들에게서 참을성 있는 투자자에게로 자산을 옮겨 나르는 시스템이다.


기술주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대 초반에도 자산배분이 시장 리스크를 온전하게 제거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실 자산배분의 문제는 투자자들이 늘 작동할 것으로 철썩 같이 믿은 데서 비롯됐다.


그렇지만 자산배분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백신이 신종플루를 막아내지 못한다고 해서 모든 감기 바이러스에 대해 무용지물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 버블을 인식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헤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버블이 정점으로 치닫기 전에 그 존재를 알아차리려면 수십만 명의 투자자들이 한결 같이 잘못된 생각에 빠졌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앨런 그린스펀 미 연준 전 의장이 지난 1999년 했던 말이다. 기술주 거품과 주택시장 버블을 사전에 차단하는 데 실패한 정책자 중 한 명인 그린스펀은 아마 버블의 생성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버블이 붕괴되면서 시장이 온통 공포에 사로잡히기 전까지는 어떤 경고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실제로 예일대학의 로버트 쉴러 교수가 주택시장의 고평가와 붕괴를 수차례 경고했지만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 투자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개의 투자자들은 경고를 받아들이는 것 대신 대체자산을 선택한다. 거품의 생성과 붕괴를 미리 인지하는 일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이를 헤지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한 것이다.


절대수익률 펀드나 롱숏펀드가 대표적인 대안 투자처로 꼽힌다. 하지만 지난 1년 동안 전형적인 롱숏펀드는 15%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일부 펀드는 40%에 가까운 손실을 내기도 했다. 세상에 완벽한 헤지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실 이번 위기는 확실한 헤지 수단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다. 다름 아닌 적정 규모의 현금이다. 거품이 한창일 때 투자자들이 잊고 있었던 바로 그 자산이 최선의 헤지 수단이었던 셈이다.


# 시장에서 '적정 타이밍'을 맞히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개인적인 상황 속에서는 불가능하지 않다.


운 좋게 시장 방향을 읽어내는 투자자가 전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버핏은 대다수의 투자자는 마켓타이밍에 실패한다고 지적한다. 능력 밖의 일에 매달리다 소중한 투자자금을 잃는다는 것.


반면 투자자 자신의 상황을 근거로 매수나 매도 타이밍을 판단하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다. 하루가,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은퇴가 가까워진다. 시간이 지날수록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의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헤아리기보다 시장에 몰입한 투자자들은 재무설계의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다. 미국 퇴직연금에 가입한 56~65세의 고령자 가운데 40%의 투자자가 2007년 당시 주식 투자비중을 80% 내외로 늘렸다.


투자의 세계에서 '타이밍'은 중요하다. 다만 그 대상이 시장이 아니라 투자자 자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황숙혜 기자 snow@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