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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 감염보다 빠른 테마 전염

테마내 순환매 양상 지속…차익매물도 쏟아지며 영향력 감소세

신종플루가 예상과 달리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사회적 문제로까지 야기될 조짐이 보이는 가운데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25일 멕시코에서 시작된 신종플루는 발병 4개월만에 감염자가 38명에서 18만명으로 늘어났으며 사망자도 7명에서 18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과거 사스나 조류독감보다도 빠른 전염속도다.

국내 증시에서는 신종플루 전염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테마가 확산되고 있다. 최초 멕시코에서 신종플루가 발병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증시에서는 동물 백신관련주와 타미플루 관련주가 집중조명을 받으며 반짝 급등세를 보였다.



중앙백신은 신종플루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거래일인 지난 4월27일부터 나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닷새째 하한가를 기록하며 신종플루 수혜 기대감은 소멸되는 듯 했다.
당시 중앙백신과 함께 급등세를 보인 중앙바이오텍 역시 사흘 상한가를, 유한양행은 하루 상한가, 녹십자가 이틀 상한가를 이어갔다.

수산주들도 돼지고기의 대체제로 부각되며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중앙백신과 같이 나흘 이상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종목은 많지 않았다.


그만큼 멕시코는 먼 나라 이야기였다. 또 신종플루가 전염병이기는 하지만 치사율이 이전 전염병에 비해 높지 않다는 설명도 국내에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일조했다. 신종플루 테마는 단기 반짝 테마로 생명력을 잃는 듯했다.



신종플루의 무서운 전염속도는 국내에도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최초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하고 이후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환자도 발생하면서 조금씩 경각심을 고조시켰다.


경각심이 고조되면서 신종플루 관련주는 간간히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전통적인 조류독감 수혜주들이 거론됐다.


오히려 신종플루에 의한 수혜주 보다는 신종플루 확산이 달갑지 않은 종목들이 시장의 관심을 더 받았다.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여행주와 항공주들에 대한 옹호론이 더 많았다.
예상보다 신종플루에 의한 실적 감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과 신종플루가 단기 변수에 불과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대한항공과 하나투어 등이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긴 했으나 신종플루의 영향력은 일부 몇몇 종목에 국한됐다.


신종플루 수혜주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을 좌우할 정도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15일 신종플루에 의한 사망자 발생 소식 이후다. 주말사이 두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에 보건 당국은 물론이고 시민들의 경각심은 극에 달했다.


신종플루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했으며 사람들 많은 곳에 나가기를 꺼려하는 시민들이 늘었다.


사회적으로 경각심이 고조되자 국내증시에서는 신종플루 수혜주에 대한 매수세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더욱이 사망자 발생 이후 신종플루 백신에 대한 비축량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며 정부의 강제실시권 발동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이 시작됐다.

강제실시권 발동시 타미플루를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11개 제약사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으며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대형 제약사들도 신종플루 수혜주로 거론되며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제약사들로 시작된 신종플루 2차 랠리는 이후 신종플루 예방에 도움이 되는 마스크와 손세정제 생산업체와 신종플루 진단키트 개발업체로 확대됐다.
여기에 발맞춰 일부 업체는 신종플루 예방 마스크 시판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혀 관심을 고조시켰다.


이처럼 신종플루와 조금만 연관이 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종목들이 늘어나자 투자자들은 눈에 불을 켰다. 아직 시장에 노출되지 않은 숨은 수혜주를 찾기 위해 과거 기사와 사업보고서 등을 뒤져가며 신종플루와의 연계 고리를 찾기 시작했다.


신종플루 감염시 체온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해 귀체온계 생산업체가 급등행렬에 동참했으며 열감지 카메라 생산업체도 오름세를 보였다.


투자자들 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적으로 신종플루 확산 방지와 관련한 연구개발 또는 제품을 출시한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주가 부양을 노렸다. 당장 제품이 출시되고 매출 증진에 기여하지 않더라도 투자자들은 일단 매수하고 보는 양상이 나타났다.


과열양상 속에 '묻지마 투기'가 시작된 셈. 남보다 먼저 발견해서 조금이라는 낮은 가격에 사면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투기적 심리가 팽배해졌다.

덕분에 신종플루 테마는 연일 증권가를 달구었고 중앙백신과 같은 원조 신종플루 테마는 4개월새 주가가 세배 가까이 급등했다. 4월 24일 7310원에 거래를 마친 중앙백신은 지난 26일 2만8000원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무려 283%에 달한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1조원이 넘는 녹십자도 8만5200원에서 20만3500원으로 뛰어 올랐다. 뒤늦게 신종플루 수혜주로 거론된 마스크생산업체 지코앤루티즈는 지난 14일 이후 8거래일 만에 주가가 138.6% 올랐다.


육계업체들은 백신 생산에 있어 청정계란의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소식에 반짝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육계업체들이 급등하자 사료업체들도 덩달아 올랐다. 닭의 생산능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사료를 개발한다는 이유가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홈쇼핑 업체와 인터넷 교육 콘텐츠 업체들도 사람들의 야외 활동 제약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는 증권사 분석 보고서가 나왔으며 신종플루 예방 용품들의 판매가 불티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랐다.


가을께 기온이 떨어지면 신종플루 감염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신종플루의 증시 영향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종플루 테마 내의 순환매가 이어지면서 가격 부담도 만만치 않음에 따라 한동안 차익 매물에 주가 변동성이 커질 공산이 크다.


새로운 수혜주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 수록 파급력은 떨어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
공기청정기가 잘 팔린다는 소식에 일부 종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전과 같이 상한가로 직행하는 경우가 사라졌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손세정제 생산 업체도 시장에 노출됐으나 5%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그치고 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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