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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나타난 '파블로프의 개'

개인을 늪에 빠트리는 조건반사…정책수혜주의 모순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개에게 종소리를 들려준 후 먹이를 주는 반복 실험을 통해 종소리만 듣고도 침을 흘리는 개의 모습을 발견하고 조건 반사라 이름지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일부 종목들의 주가는 마치 파블로프의 개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대표적인 종목이 대운하 테마에 편승한 종목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대운하 사업을 선거 공약으로 들고 나오면서 처음 대운하 테마가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임기내 대운하 건설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할 때까지 대운하 관련주는 대운하 사업과 관련한 대통령의 발언 또는 정부 정책이 발표될 때면 어김없이 급등했다.


생명력이 끝나가던 대운하 테마는 4대강 사업을 만나 다시 한번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대운하 사업에는 비할바가 아니지만 국책 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시작되면 수혜가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가 고개를 들었고 개인 투자자들은 또다시 현혹됐다.

정부의 4대강 관련 로드맵이 발표되거나 관련 위원회가 회의 결과를 발표할 때면 어김없이 4대강 테마는 급등세를 기록했다.
정부가 잠잠해지면 주가는 다시 내리막길을 걷다가 4대강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반복적인 등락 속에 개인들은 정부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가 4대강의 '4'자만 나오면 내용은 관계없이 매수하기 바빴다. 그리고 하루 이틀 뒤에 서로 먼저 팔기 위해 노력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예산이 책정되고 사업이 본궤도로 올라서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시들해졌다. 당초부터 어떤 업체가 선정돼서 실적이 개선되는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기 때문.


관심 속에서 멀어질 때쯤 4대강 테마는 다시 한번 물을 만났다. 서울시의 도심 지하도로 개발 계획으로 4대강 테마는 제2의 변태를 준비하고 있다.
대운하에서 4대강 테마로 한번 변신한 테마는 자연스럽게 지하도로 테마로 투자자들의 뇌리에 각인됐다.


6일 오후 1시15분 현재 코스닥 지수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4대강 테마에 속한 동신건설삼목정공, 특수건설, 울트라건설 등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지하에 건설하는 도로이니 만큼 터널 공사 경험을 바탕으로 대운하 테마에 편승한 울트라건설과 같은 종목들이 건설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반복되는 정부 수혜주의 급등락 속에서 수혜 보다는 수급만을 보며 자연스럽게 매매하는 개인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반증이다.


수혜보다는 어떤 정책이 발표될 때 어떤 종목에 수급이 몰릴 것인가 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


4대강 관련주 외에도 석면관련 정책 발표때에는 어김없이 인선이엔티의 주가가 움직인다. 또 러시아와 천연가스 협상 소식에는 강관 관련주들이 움직이고 북한의 위협 뒤에는 휴니드와 빅텍 등의 주가가 급등했다.
마치 파블로프의 개가 종소리에 침을 흘리는 것처럼 주가는 조건 반사로 움직인다는 생각이 투자자들이 코스닥 투자를 통해 얻은 학습효과인 듯 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무조건적인 반사 속에 개인들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며 지나고 보면 단순한 법칙을 조금만 앞서가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이런 주기적인 움직임으로 손해보는 투자자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식의 실제 가치와 무관한 외부적인 요인에 주가가 급변하는 종목은 정보가 늦고 자금 규모가 작은 개미들이 관심 갖지 말아야 할 주식 중 하나"라며 "오히려 더딘 것 같지만 실적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종목들에 장기 투자하는 것이 나중에 지나고 나면 더 빠른 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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