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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화 감독 "'국가대표', 위로를 주는 영화가 됐으면"(인터뷰①)


[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2006년 말 '미녀는 괴로워'로 전국 660만 관객이라는 메가히트를 기록했던 김용화 감독이 동계 스포츠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로 돌아왔다.


데뷔작 '오!브라더스'와 '미녀는 괴로워' 두 편으로 10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모은 김용화 감독은 해외에서도 좀처럼 시도하지 못한 스키점프를 스포츠 영화의 형식 속에 담아냈다. 스키점프 경기 장면만은 최고라는 평가를 평단과 관객으로부터 동시에 받았다.

한국 영화계에서 100억원의 제작비를 투자받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흥행감독이지만 김용화 감독은 오히려 "나 자신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영화 개봉 직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식당에서 김용화 감독과 만나 영화 '국가대표'에 관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 '해운대'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인데 기분이 어떤가?
▲ 담담하다. '해운대'는 컴퓨터그래픽(CG)이 잘 나왔다고 하고 스코어도 좋으니 결국 두 영화 모두 영화의 생명력만큼 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만의 생명력도 있을 것이니 서로 잘됐으면 좋겠다. 이제 내 손을 떠났으니 차분히 기다려볼 생각이다.

- 개봉 후 관객 평점이 무척 높아서 연출자로서 만족스러울 것 같다.
▲ 어떤 평론가는 이 영화에서 내가 그물을 낮고 넓게 펼친다고 하더라. 그러나 그렇게 보편적인 것만 하면 식상하니까 엣지를 주고 독특한 면도 동시에 보여주려 한다. 대중적인 시각에서 벗어나면 안 되니까 모니터링도 많이 한다.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영역 안에서 예상은 깨되 기대는 꺾지 않는 연출을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어느 정도 대중의 호흡과 비슷하지 않나 생각한다.


- 올림픽 스키점프 경기 장면이 관객에 주는 감정적인 힘이 대단하다.
▲ 일반시사 후 게릴라 무대인사를 했는데 조금 놀랐다. 나는 그 정도까지 생각하지는 못했는데 관객들의 감정이입이 대단하더라. 점프 하나하나에 박수를 치는 모습을 봤다. 사실 스키점프는 마니아들만 알지 대부분 잘 모르는데 영화를 보면서는 함께 울고 박수치며 보는 모습에 조금 놀랐다. 경기 장면에서는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것 같다.


- 스포츠 영화가 힘든 건 경기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힘들다는 점이다. 스키점프 경기 장면을 찍는 건 어렵지 않았나?
▲ 구기종목은 찍기는 쉬워도 편집이나 감정묘사, 박진감 표현 등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 같다. 스키점프는 반대다. 찍을 때는 어렵게 찍었다. 축구장처럼 안정된 위치에서 찍는 건 아니지 않나. 카메라를 크레인에 매달고 올라가야 하기도 했고 앵글에 따라 쾌감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 중계에서 시도하지 않는 위치에 카메라 세팅을 해야 하기도 했다. 컴퓨터그래픽 시뮬레이션으로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 과정만 6개월이 걸렸다. 준비과정을 철저히 해서 연출의 누수를 줄이지 않았나 생각한다.


- 스키점프 경기 장면 촬영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
▲ 촬영상 어려운 점을 이야기하자면 몇 시간을 해도 부족할 것 같다. 힘들었던 것 중 하나를 이야기하자면 스키점프대를 만드는 것이었다. 국내에는 만들어본 사람이 없어서 오스트리아에서 전문적인 테크니션을 초대했다. 그러나 제작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프로듀서들과 스태프들이 모두 나서야 했다. 결국에는 해외에서 초빙됐던 스키점프 선수들까지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다"며 직접 삽을 들어 도와줬다.


- 스키점프 선수들의 모습과 관객 모습의 편집이 무척 자연스럽다.
▲ 관중의 모습은 독일 오버스트도르프, 가니시, 빌링겐,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등에 가서 촬영했다.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같은 스키점프 강국에서도 그에 관한 영화는 엄두를 못낸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을 놀라워 하며 현지 관계자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줬다. 경기장면의 소스가 되는 부분을 그렇게 촬영했다. 경기 중에 TV 카메라는 모두 경기 장면을 찍는데 우리만 세 팀이 나눠서 관중석을 찍고 있으니 재미있어 하더라. 합성할 장면을 미리 예상하고 준비해서 간 덕에 무리 없이 완성할 수 있었다.


- 경기 장면은 어떻게 합성한 건가?
▲ 배우들이 실제로 연기한 것은 타워에서부터 인런 구간을 타고 내려와 점프하기 전까지와 착지한 이후다. 착지 장면은 와이어를 이용해 찍었다. 점프 장면은 실제 선수가 했고 관중석 장면은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찍어와 합성했다.


- CG가 잘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 '미녀는 괴로워'도 CG가 많은데 잘 눈에 띄지는 않는다. CG가 영화를 도와야지 영화가 CG를 위해 존재하면 안 된는 것 아닌가. '국가대표'에는 CG가 들어간 장면만 1000컷 이상이다. 모두 순수 국산이다. 당연히 CG는 기본적으로 잘 돼 있어야 한다. CG가 그럴싸해야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닌가.


- 배우들이 점프를 직접 하는 것은 불가능했나?
▲ 영화에도 나오듯 스키점프는 무척 위험한 종목이다. 타워에 올라가는 것만도 보통사람들은 엄청난 공포감을 느낀다. 스키점프라는 종목이 알고 보면 정신적인 면이 크게 작용하는 경기다. 해외에서는 선수들이 뛸 때마다 심리치료사가 도와준다. 우리나라는 그런 역할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 이 영화로 혹시나 스키점프 붐이 조성된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그런 점일 것 같다.


- 이제 스키점프에 대해선 박사가 됐겠다.
▲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게 되면 스키점프 중계 연출을 맡고 싶은 생각이 있다. 어디에 카메라를 놓아야 좋을지 잘 알고 있으니까.


- 스포츠 중계를 맡은 김성주 아나운서와 조진중의 연기가 무척 뛰어났다.
▲ 조진웅은 개인적으로 무척 고맙다. 5년 안에 대성할 배우라고 생각한다. 많은 배우들을 봐왔지만 개인적으로 아는 배우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는다. 가장 빠른 시간 내에 알아듣고 자의식 없이 해내는 발군의 배우다.


- 스키점프 경기 장면 편집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을 것 같다.
▲ 투자자들에게 '국가대표'는 내가 찍은 세 편 중 시나리오와 결과물이 가장 다른 작품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가장 비슷한 건 '오!브라더스'였다. 올림픽 장면 편집만 한 달이 걸렸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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