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고객 눈을 잡아라' 컬러 마케팅 인기

톡톡 튀는 색깔로 승부하는 '컬러 마케팅'이 식품업계에서 각광받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감을 돋우는 강렬한 빨간색을, 오뚜기와 하이트맥주의 맥스(Max)는 황금빛 노란색으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풀무원은 로고와 제품 포장 등에 자연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채택하고 있다. '음식은 눈으로 먼저 먹는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식욕을 돋우는 산뜻한 원색으로 제품 매출을 올리고 기업의 고유한 브랜드이미지도 살리려는 적극적인 마케팅 기법인 셈이다.

컬러 마케팅은 1920년대 파커사가 여성용으로 빨간색 만년필을 내놓으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LG전자의 '초콜릿폰'이 대표적인 컬러 마케팅 성공사례로 손꼽힌다. 초콜릿폰은 세련된 블랙 컬러에 빨간색 터치패드로 휴대폰 디자인의 새 역사를 썼다는 평가를 받았다. '빨간 색만 보면 SK주유소가 생각납니다'라는 카피로 화제를 모은 SK도 있었다.

마케팅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상품을 살 때 시각(87%)을 통해 얻는 정보의 비율이 청각(7%), 촉각(3%), 후각(2%), 미각(1%)을 크게 압도한다고 분석한다. 선명한 컬러는 소비자들의 시각적 영역을 효과적으로 자극하면서 가장 빠르게 브랜드를 각인시켜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음식은 색깔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잘 익은 사과의 강렬한 빨간색만 봐도 입안에 시큼하게 침이 고이는 것처럼 색과 푸드(food)의 연관성은 매우 깊다. 그래서인지 컬러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식품기업들이다.

CJ제일제당오뚜기가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강렬한 빨간색으로, 오뚜기는 밝고 긍적적인 이미지를 전달해주는 노란색으로 컬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새로운 개념의 신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거나 기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타사와의 경쟁구도를 세우는 데 빨간색을 이용한 컬러 마케팅이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햇반과 인델리 커리가 대표적인 경우다. 1996년 처음 나온 햇반은 국내에서 최초로 출시된 즉석밥 제품으로, 제품 출시 당시만해도 CJ 사내에서조차 '맨 밥을 누가 사먹겠느냐'는 반대가 있었을 정도로 당시로서는 생소한 개념이었던 제품.

박상면 CJ제일제당 편의식사업부 부장은 "햇반의 강렬한 빨간색 포장으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이 시각적인 호기심이 즉석밥이라는 새로운 제품을 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데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며 "당시만해도 포장이 너무 강렬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빨간색 포장이 아닌 햇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햇반의 '레드 성공신화'는 인델리 커리가 이어받았다. 인델리는 노란색의 오뚜기 카레가 시장을 90% 이상 선점하고 있던 카레 시장에 '인도풍 정통커리'로 도전장을 내민 제품. '카레=오뚜기'로 인식하고 있는 소비자가 절대 다수인 상황에서 CJ제일제당이 차별화 전략으로 들고 나온 것은 노란색의 오뚜기 카레와 대비되는 강렬한 빨간색 패키지였다.

박 부장은 "기존의 노란 카레와 차별화되는 붉은 이미지와 함께 정통 인도음식 레스토랑에서나 가능하던 메뉴를 선보이며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 결과 최근 인델리 브랜드(액상형+분말조리형)로 월 매출 10억 원(소비자가기준)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CJ측은 최근 출시한 정통 파스타 브랜드 이탈리따에도 빨간색 패키지를 채택해 기존 CJ제품과의 통일성을 주고 '식품업계 1위 기업 CJ제일제당이 만드는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파스타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을 짜고 있다.

그런가하면 노란색 카레로 상징되는 식품기업 오뚜기는 CF에서도 노란색을 적극 활용했을 정도로 '노란색 사랑'이 유별나다. 오뚜기는 최근 방송을 타고 있는 진라면 CF에서 노란색 스쿠터->노란색 스커트->노란색 풍선을 따라가다가 노란색 진라면 광고판 앞에서 입맛을 다시는 남자주인공을 통해 '노란색=오뚜기"의 시너지효과를 노렸다. 오뚜기는 배우 차승원이 나왔던 예전의 진라면 CF에서도 차승원에게 노란색 트레이닝복을 입혀 노란색 제품이 많은 오뚜기와의 통일성을 강조했던 적이 있다. 오뚜기는 카레 제품은 물론, 진라면 백세카레면 등 라면과 옛날당면, 옛날소면 등의 면제품, 즉석국 제품, 즉석밥인 '오뚜기밥' 등 대다수 제품에서 노란색 패키지를 택하고 있다.

하이트맥주의 맥스(Max)도 노란색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라벨도 맥주로는 드물게 황금색과 흰색을 사용했고, 김선아와 이승기가 출연한 CF에서도 '색깔만 봐도 구분이 가능한 맥주'라는 점을 소구 포인트로 삼고 있다. 맥스가 이렇게 노란색을 강조하는 이유는 국내에서 생산, 유통되는 대부분의 맥주가 옥수수 전분이 첨가돼 연한 갈색을 띠지만 맥스는 보리,호프, 물로만 만든 올 몰트비어로 맥주 고유의 황금빛 노란색을 띈다는 제품의 특장점을 홍보하기 위해서이다.

빨간색과 노란색 등이 특정 기업에게 선호되는 반면, 초록색은 전 기업에 걸쳐 가장 각광받는 컬러 중 하나이다. 식품안전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친환경, 웰빙 등이 대세가 되면서 자연을 상징하는 색깔인 초록색이 대두되고 있는 것.

풀무원의 경우 회사 로고와 배송차량, 두부와 콩나물을 비롯한 다수 제품에서 그린 패키지를 내세운다. 풀무원이 '친환경' 적인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미지를 굳힐 수 있던 데에는 초록색을 적극 활용한 컬러 마케팅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된다.

풀무원 뿐 아니라 많은 식품기업에서 자연주의를 표방하는 제품 패키지에는 초록색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CJ제일제당의 경우 해찬들 고추장 제품 전면에 녹색 띠를 두른 포장으로 제품을 리뉴얼한 후 점유율이 대폭 상승해 점유율 1위로 올라섰을 정도로 그린 패키지의 효과가 뛰어나다.

박 부장은 "빨간색은 식욕을 느끼게 할 뿐 아니라 모든 음식의 맛을 돋우는 작용을 하는가 하면 파란색은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는 있지만 음식에 쓰일 경우 맛이 없어 보이게 하는 작용을 하는 등 각 컬러별로 특성이 제각각"이라며 "식품의 경우 컬러와 밀접한 관계에 있을 뿐 아니라 브랜드이미지를 각인시키는데도 매우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식품기업의 컬러 마케팅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 내다봤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