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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자전거 생각

시계아이콘01분 25초 소요

녹색성장과 자전거를 향한 이명박 대통령의 구애가 워낙 적극적이라 아무도 다른 견해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되어버렸으나 우리 한국의 기후풍토와 국민들의 정서적인 문제를 감안하면 과연 의도한 대로 정착이 될지 작은 의문이 남습니다.


베트남에 가보면 출퇴근 시간의 대도시에 엄청난 규모로 몰려드는 자전거와 오토바이 행렬을 만나게 됩니다. 그게 상당히 오래된 일인데도 왜 우리나라에선 자전거가 그토록 실용적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자전거문화가 정착되지 못할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선 기후문제입니다. 베트남처럼 사시사철 더운 나라에선 러닝셔츠 하나만 걸치고 달려도 문제될 게 없고 누가 흉을 보는 사람도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겨울철 3~4개월(11월 중순~2월 말)은 추위와 눈 때문에 타기 어렵고, 여름철 2~3개월(6월 중순~8월 말)은 무더위와 장마 때문에 곤란하겠죠.


또 1년에 평균 20여일 이상은 비 때문에 타기가 불편합니다. 결국 1년 중 6개월은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여의치 못합니다. 그래서 자전거는 출퇴근용으로 사용하기보다 레저나 운동 삼아 타는 정도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은 ‘탈것’에 관한 의식문제입니다. 탈것을 신분과시의 수단으로 생각하는 풍조를 개선하지 않는 한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작은 차보다는 더 큰 차를 선호하게 됩니다. 즉 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오토바이로 바꿔 타고, 다시 오토바이를 버리고 승용차로 갈아타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를 바꾸기는 아마 어려울 것입니다.


진짜 문제는 자전거산업 육성이 얼마만큼 성장동력의 역할을 해낼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자전거의 부속품이래야 눈에 보이는 몇 십 개에 불과해 관련산업에 대한 전후방효과도 미미하고, 단순조립상품이어서 고부가가치 첨단 정보기술(IT)제품에 비해 고용효과도 미미합니다.


만약 지금처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자전거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전거 타기를 활성화시키면 단기적으로는 자전거 연관 기계공업이 혜택을 입을 수는 있습니다. 그럴수록 내수시장에서는 오히려 국산 자동차시장을 위축시키는 결과가 될 것이고, 수출을 하더라도 자동차에 비하면 부가가치가 월등히 낮아 제조업 전체적으론 실익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결론은 자전거가 레저나 스포츠 용도로 기능을 발휘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홍보를 해야 될 정도의 비중이 있는 사업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풀리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골프와 낚시와 등산인구만 해도 대충 1천만명이 넘는데 그들이 자전거를 타고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체면은 고사하고 장비와 이동거리 때문에도 그렇지요.


자전거를 타는 계층은 대단위 공장근로자들과 세발자전거를 타는 어린이들, 통학하는 학생들과 시장 가는 서민 주부들, 하이킹과 체력단련차 강변을 달리는 사람들이 주가 되는 기존의 한정된 시장입니다. 억지로 창출한다고 해서 생각처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장은 아니라고 봅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서 미국 자동차산업이 파산위기를 겪는 것처럼 우리 경제에도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고용효과는 이미 위험수준(?)을 넘어선 지 오랩니다. 국내 자동차시장도 어려운데 혹시라도 자전거를 편애하다 자동차를 빗나가게 하는 결과를 자초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월의 태양은 벌써 자전거족들을 시샘하는 듯 빨리 뜨거워지고 있지 않습니까?






시사 평론가 김대우(pdikd@hanmail.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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