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란' 때보다 더 길고 더딜 것.. 추경, 위기 벗어나는 모멘텀 마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최근 대내외 경제상황과 관련, “(경기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위해선) 좀 더 긴 호흡을 갖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한경밀레니엄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과거 ‘IMF외환위기’는 아시아권에서 국지적으로 발생했으나, 지금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등 세계 모든 지역에서 동반 침체를 겪고 있다. ‘외환위기’ 때보다 경기회복 과정이 더 길고 더딜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작년 10월부터 경제성장률 전망을 4차례나 줄줄이 내린데 이어 내달 하순에 (각국에 대한 전망치를) 더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해 더 불안하다”며 “불확실성이 전 세계를 엄습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근거 없는 낙관은 물론, 지나친 비관 또한 모두 경계해야 한다. 고용의 경우 ‘실업자 100만명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이지만, 1월 광공업·서비스업 생산이 전월대비 ‘플러스(+)’로 전환됐고, 3월 무역수지는 약 40억달러의 흑자가 전망되는 등 비관적인 신호만 있는 게 아니다”면서 “‘보석은 연마를 통해 가치가 커지고, 사람은 시련을 통해 성장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우리나라가 이 위기를 먼저 극복하고 세계의 보석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윤 장관은 전날 정부가 발표한 28조9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과 관련해선 “일시적인 재정 적자는 불가피하나 장기적으론 재정건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추경예산 집행은 (우리 경제가) 위기를 벗어나는 ‘모멘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앞으로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과제로 ‘서비스업 선진화’를 꼽으면서 “이 분야는 경상수지 개선에 핵심적이며 생산성 향상과 발전의 여지가 많다.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산업적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 문제에 대해선 "아직은 금융·실물의 부실 정도가 가시화되지 않았지만, 1분기가 지나면 부실이 현저화되면서 구조조정도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면고 말했다.
다만 윤 장관은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때 재무적 판단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영진과 성장 전망 등 비(非)재무적 판단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특히 "구조조정과 '잡 셰어링' 등 일자리 창출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윤 장관은 환율 문제에 대해선 “환율은 그 나라의 경제 기초(펀더멘털)와 시장내 수요·공급에 의해 결정되지만, ‘쏠림’ 현상이 심하거나 투기가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언제나 (정부가) 움직일 수 있다는 게 원칙이다”며 “여기서 한 발 더 나갈 수도, 또 물러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장용석 기자 ys41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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