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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20대는 뜨겁다

[20대 그래도 희망을 쏜다]<6> 오타쿠가 변태라고? 열정을 즐길 뿐이야
취미에도 열정 폭발..오타쿠는 열정의 다른 이름일뿐
직업까지 취미 따라 택해


최근 포털사이트에는 인기 아이돌 그룹에 대한 포스팅이 대다수다. 블로거 K씨(27ㆍ남)도 인기 그룹 소녀시대에 대한 포스팅을 즐겨하는 사람 중 하나. 그는 소녀시대의 앨범이나 포스터라면 모두 구입한다. 밤을 새는 것이 일상인 프로그래머 일을 하고 있으면서도 소녀시대가 출연하는 방송은 모두 본방사수(재방송이 아닌 본방송을 꼭 보자는 인터넷 용어)해야 직성이 풀린다. K씨는 "소녀시대의 앨범ㆍ광고 상품ㆍ공연 관람 등에 200만원 가까이 사용한 것같다"며 "다른 사람들이 취미 활동으로 시간과 돈을 쏟는 만큼 내 자신의 취미도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씨와 같이 만화ㆍ애니메이션ㆍ게임ㆍ아이돌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이른바 '오타쿠'라고 칭한다. 일본에서 시작된 현상으로 매니아 이상으로 한 가지 취미에 열광하는 사람을 뜻했는데 그 대상인 취미가 사회적인 활동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들이다 보니 부정적인 인상이 강했다. 안여돼(안경ㆍ여드름ㆍ돼지)가 오타쿠의 특징으로 거론되고 '변태'라는 것이 일반인의 느낌이었다.

하지만 20대들은 '오타쿠'보다는 취미 생황을 열정적이고 적극적으로 하는 사람으로 봐달라고 주장한다. K씨의 경우도 커뮤니티에서 성숙한 팬 문화에 대한 토론을 나누며 자신이 좋아하는 그룹의 전략적 문제점까지 분석해낸다.

◇오타쿠, 변태보다는 열정이 넘치는 사람들=만화와 애니를 좋아하는 L씨(28ㆍ남)는 오타쿠들이 다 변태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됐다며 지금의 오타쿠는 열정적인 취미 생활을 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L씨는 "만화라고 하면 다 성적인 코드가 담겨있다고 보는 것이 오히려 문제"라며 "야구나 축구 만화를 모으는 오타쿠들도 변태로 볼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는 "자기가 관심있는 취미에 돈을 아끼지 않고 열중하는 것은 어느 취미나 마찬가지"라고 역설했다. L씨는 만화책 1000여권 정도를 소유하고 있으며 피규어도 몇십 종을 가지고 있다.

L씨의 경우는 취미가 직업으로까지 발전했다. L씨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그리기 시작하다 게임회사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하게 됐다.

그는 "크게 성공한 국내 온라인 게임의 1세대 제작자등 중 상당수가 오타쿠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나도 여유가 있으면 만화 등을 인터넷에 연재하기 위해 지금도 준비중이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L씨는 현재 취미를 즐기기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낮은 연봉이라도 근무시간이 적은 일자리를 찾고 있는 중이다.

◇취미를 직업으로='오타쿠'는 아니지만 취미활동에 열정적이라 직업마저 관련 분야에서 찾는 20대는 주류 문화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J씨(29ㆍ남)는 모 포털사이트에서 2008년 파워블로그로 선정된 책 리뷰 블로그를 운영중이다. 2006년부터 블로그를 시작한 그는 다른 블로거들이 블로그에 올린 글을 읽고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거나 자신이 읽지 못한 책을 추천해주는 것에서 자극을 받아서 계속 운영중이다. J씨는 "한달에 20권 정도, 일년에는 250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며 "블로그를 하는데 쓰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블로그는 내게 단순히 인터넷이 아니라 또 하나의 생활이기 때문에 규칙적으로 글을 쓰는 일요일 저녁에는 약속도 안잡는다"며 즐거워한다.

그는 여자친구를 못 만나고 잠을 줄여서라도 포스팅에 열정적이다. 책 리뷰는 이틀에 하나 정도, 그 주의 책은 주말마다 쓰는 등 블로그가 생활화돼있다. 파워블로그다 보니 자기네 책 포스팅 해주면 원고료를 주겠다거나 서평을 써주면 책을 주겠다는 등의 경제적 유혹도 있지만 그런 요청에는 아예 응답도 하지 않는 순수함을 지녔다.

그런 그라서 취직하기 위해 택한 회사 역시 출판사였다. J씨는 "책 읽기를 좋아해서 일도 책에 관련된 것을 선택하려고 했다"며 "지금 다니는 곳 역시 좋아하는 출판사라서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대는 '취미'가 취미로 그치지 않는다. 바깥에서 보기에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돈을 쓰고 '변태'라고 불리지만 그들은 다만 열정적인 것 뿐이다. 주류 문화에서도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은 빛난다. 좋아하는 일을 위해서라면 열정을 분출하는 그들, 바로 20대이다.

김준형 기자 raintree@

특별취재팀-박충훈, 김효진 안혜신 오현길 임혜선 박형수 박소연 나주석 김경진 김철현 조해수 김보경 이솔 김준형 김현준 최대열 오진희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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