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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퇴직CEO가 사는 법

시계아이콘01분 45초 소요

퇴직의 계절입니다. 아마도 경제레터 독자 중에서도 몸담았던 직장을 떠나신 분이 계실 것입니다. 예상 못했던 일은 아니지만 아침에 일어나 갈 곳이 없으니 얼마나 허망하시겠습니까. 불황이다 보니 다른 때보다는 재기하기가 더 힘들 것입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패커드 CEO 같은 스타 경영자조차 번듯한 기업에 자리를 잡지 못한 채 ‘백조’ 생활을 하고 있다는 군요. 미국 언론들은 최근 퇴임한 CEO들은 실적 악화 등의 이유로 불명예스럽게 자리를 내놓은 경우가 많아 재취업하는 게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힘들다고 자포자기 하면 세상은 당신을 잊을 것입니다. 퇴직한 당신에게 1년은 중요한 시기입니다. 인생 이모작 성공여부는 1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습니다.

전문가들은 퇴직을 통보받는 순간 퇴직을 인정하라고 권고합니다.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분노하면 자신만 손해이기 때문에 자신이 더 이상 사장이나 임원이 아니고 백수라는 점을 인정하고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지요.


몸담았던 회사나 조직에 대한 비난은 금물입니다. 평생 몸 바쳐 일한 회사가 당신을 버렸다는 생각에 이런 저런 험담을 하면 재기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평판관리에 힘쓰며 기회를 엿보는 게 가장 현명한 처신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유앤파트너스 유순신 대표는 “CEO나 임원을 영입할 때 후보 인물에 대해 360도 평판조회를 한다. 이 과정에서 전 직장에서 함께 일했던 상사나 동료, 후배들의 평가가 중요한 잣대가 된다”고 조언합니다.


아무리 처신을 잘해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퇴직 압력을 받는 순간 상당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이 스트레스는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불러옵니다. 전문가들이 꼽는 대표적인 퇴직 스트레스는 수면장애에 따는 뇌 피로증입니다.
이 경우 잠을 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깨는 일이 잦아집니다. 갑작스런 신분변화로 지인들과 연락을 끊거나 회피하는 대인기피증도 나타납니다. 이럴 땐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권면입니다. 충분히 쉬어주고 평소 하고 싶었던 일을 해보면서 자신감을 되찾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유순신 대표는 “모처럼 찾아온 공백기는 적극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본인이 더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다는 것을 어필함으로써 구직 기회를 타진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며 “3개월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재기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단 이 때 명심해야 할 것은 자존심을 버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실은 무시한 채 “내가 한 때 이런 사람이었는데…”라며 목에 힘을 준다면 그 어떤 회사도 그런 사람은 반기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 잘 나가던 과거를 잊지 못해 재기에 실패한 인사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다음은 유순신 대표가 이코노믹 리뷰에 공개한 구직 상담 내용입니다. 재기를 꿈꾸는 전직 CEO들에게 도움이 될까 소개합니다.


“K사장은 부하직원이 저지른 ‘납품비리’ 유탄을 맞고 옷을 벗었습니다. 자신의 명성에 일대 오점을 남기게 됐지요. 그는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고 믿고 순순히 물러났습니다. 그리곤 2년여 간 야인생활을 했습니다. 백수생활을 할 때 ‘납품 비리 기업인’이라는 꼬리표가 늘 따라다녔습니다. 이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분노를 속으로 삭이면서 두문불출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K사장은 수군거리는 소리를 애써 무시한 채 적극적으로 사회생활을 했습니다. 아내와 유럽여행을 하며 치친 몸도 추스렸습니다. 강남에 조그만 사무실을 내고 후배들을 상대로 컨설팅을 해주며 업계와의 인연을 놓지 않았습니다. 결국 업계는 그를 잊지 않았습니다. 마음을 잘 추스리며 2년여를 보낸 K사장은 대기업 계열사 사장으로 화려하게 컴백했습니다.”


또 오게될 기회를 기다리며 마음을 다스리는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이코노믹리뷰 강혁 편집국장 kh@ermedia.ne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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