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염색체 응축 조절 단백질 구조 규명

단백질 복합체에 의한 염색체 응축과정의 원리가 밝혀졌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오병하 교수와 고등과학원 이주영 교수, 부산대 하남출 교수팀은 9일 세포가 분열하기 이전 염색체의 응축과정을 담당하는 콘덴신 단백질(MukBEF condensin)의 고리 모양 분자구조와 원리를 국제저널 셀(Cell)지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콘덴신 단백질은 염색체에 포함된 단백질 복합체로 DNA에 결합해 염색체를 응축시키는 데 관여하는 걸로 알려져 있다. 생명체에 필요한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는 세포가 분열하기 이전에는 염색사 형태로 퍼져 있다가 분열할 때는 강하게 응축해 염색체가 된다.

이 복합체는 염색체를 비틀어 초나선 형태로 만드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으나 분자구조나 그 원리에 대해서는 이전까지 자세하게 밝혀진 게 없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염색체의 응축을 방해하면 세포가 정상적으로 증식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연구는 항생제나 새로운 항암물질의 개발 등 응용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교수팀은 포항가속기연구소 빔라인을 활용해 이번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 교수팀은 또 단백질 복합체가 에너지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아데노신3인산(ATP)을 사용해 고리를 여닫으며 그 안의 DNA를 가역적으로 가둬둘 수 있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오병하 교수는 "이번 성과는 염색체 응축 분야 연구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염색체가 여러 개인 진핵세포에서 일어나는 응축 메커니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원핵세포와는 달리 진핵세포에서는 염색체별로 각자 응축이 일어나기 때문에 훨씬 정교한 메커니즘에 의해 응축이 조절될 것"으로 예상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