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개국 중 35위"…韓 경제성적표 OECD '꼴찌'(종합)

1분기 GDP성장률 36개국 중 35위

2분기에도 불명예 벗어날지 장담 못해

"日 부품 수출 중단 조치에 내년도 성장률 낮춰야" 지적도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한국 경제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6개국 중 꼴찌 성적표를 받았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물론 투자ㆍ수출ㆍ수입ㆍ소비 분야까지 전부 바닥이었다. 수출 감소세는 7개월째 이어지고, 투자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2분기엔 OECD 국가 최하위권이라는 불명예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장담 할 수 없는 형편이다. 끝모를 반도체 가격 하락에 더해 일본의 부품 수출 중단 조치까지 더해져 내년도 성장률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OECD가 집계한 회원국 국민계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1분기(전기대비) GDP 증감률은 -0.4%로 35위였다. 아직 관련 수치를 OECD에 제출 안 한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사실상 최하위인 셈이다. 미ㆍ중 무역분쟁과 반도체 타격으로 수출은 -3.2% 감소해 34위였다. 우리나라보다 수출 성적이 더 나빴던 나라는 터키(-4.7%)밖에 없었다. 수출이 감소하면서 원자재ㆍ자본재를 중심으로 수입도 -3.4% 떨어져 31위를 차지했다. 소비(0.2%)는 유일하게 뒷걸음질을 면했지만 전체 순위는 27위에 그쳤다.

정부는 경기 지표 악화의 원인으로 '세계 경제 둔화'를 꼽았다. 그러나 따져보면 유독 우리나라 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다. 더 큰 문제는 1분기 부진이 일시적이 아니라는 점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2분기 성장률도 심상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해 4~5월 평균 전(全)산업생산지수 증감률(전년동기대비)을 분석한 결과, 올해 0.8%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그해 4~5월 증감률이 0.7%로 떨어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해 4~5월 전산업생산지수를 분야별로 살펴봤을 때 광공업이 0.0%에 그쳐 2015년(-2.7%)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올해 2분기(4~6월) 중 반도체 수출액(242억8600만달러)은 전년대비 23.6% 감소했다. 상반기(474억7100만달러)로 22.5% 줄었다. 올해 4~6월 평균 전체 수출액 감소율은 -8.3%로, 1~3월(-8.6%)과 맞먹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였던 탓에 기저효과로 2분기 성장률이 플러스 전환 하겠지만, 상승 수준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반도체 부품 수출 제한으로 내년도 성장률까지 하향 조정 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우리나라 반도체 재고가 3개월치 정도 남았고, 일본이 부품 수출을 전면 금지 하는 것이 아니라면 올해 성장률은 버티겠지만 내년부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견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이 행동에 언제 나서느냐, 반도체 재고를 얼마나 갖고 있냐, D램 가격이 올라가냐 변수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가 전체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강대강으로 치달아 일본 정부가 못 팔겠다고 하면 문제가 굉장히 심각해 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는 한 성장률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김경수 성균관대 교수는 "수출 산업의 생산성 정체는 한국 경제가 저성장으로 진입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정부가 구조적 문제에 눈을 감고추경이나 기준금리 인하로 근시안적으로 대응하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