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 임금협상 최종 타결…95.4% 찬성 '역대 최고'
수정 2025.09.04 13:49입력 2025.09.04 10:13
4일 노조 대의원 투표 통과…5일 조인식
임금인상률 6%·새 PS 기준 담겨
지급 기준은 앞으로 10년간 유지 합의
"회사와 구성원 간 신뢰 확보…사업 매진"
SK하이닉스는 임금인상률 6%와 새로운 PS(성과급) 기준을 담은 임금 교섭 잠정합의안이 4일 노동조합 대의원들의 투표를 거쳐 최종 타결됐다고 전했다. 5일에는 노조와 사측 관계자들이 만나 임금협상 조인식을 한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이날 진행된 노조 대의원 투표에서 합의안은 역대 최고인 95.4%의 찬성표를 받고 통과됐다. 앞서 노사는 지난 1일 임금 교섭에서 극적으로 합의를 이루고 잠정안을 내놨다. 여기에는 성과급 상한선이었던 '기본급의 1000%'를 폐지하고 매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되,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연도에 지급,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매년 10%씩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임금 지급 기준은 앞으로 10년간 유지하기로도 노사는 의견을 모았다.
노사 합의안에 대해 SK하이닉스 측은 "회사의 경영 성과와 개인의 보상 간 직접적 연계를 명확하고 투명한 기준으로 정립함으로써 시스템 경영을 통한 보상의 내적 동기부여를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과급의 일부는 2년에 걸쳐 이연 지급해 회사의 재무건전성과 보상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윈윈(win-win) 효과를 얻게 됐고 이는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장기적 성장 관점에서 접근한 사례"라고 자평했다. 또 "10년간 기준을 유지한다는 원칙으로 제도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과 회사와 구성원 간 신뢰를 확보했다"며 "이를 통해 매년 반복되는 논란을 원천적으로 제거하고 구성원이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업계에선 이번 노사 합의가 SK하이닉스 내부 구성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며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최근 이공계보단 의대를 선호하는 현상이 만연해진 우리 사회에서도 변곡점이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성과를 바탕으로 한 보상 체계를 확립하고 내부 합의를 통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해낸 과정 등이 국내외 이공계 우수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유인 요소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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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20대 열풍 난리였는데…5년새 3000개 사라진 '이 방'
수정 2025.09.04 11:24입력 2025.09.04 11:24
모바일·콘솔·가정용 고사양 PC 확산에
몰락하는 PC방…5년 새 3000곳 폐업
모바일·콘솔·고사양 PC 확산에 이용률 ↓
AI 접목 등 돌파구 모색…맞춤형 지원책 절실
PC방 모습으로 기사 내용과 무관. 아시아경제DB한때 청소년과 젊은 층의 대표적 놀이 공간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PC방이 급격히 쇠락하고 있다. 전성기에는 전국 1만여 개 업소가 성업했지만, 최근 5년 사이 3000곳 이상이 문을 닫으면서 7000개 선마저 무너졌다. 모바일 게임과 콘솔 게임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10대와 20대의 PC방 이용률이 급격히 떨어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콘솔 게임 확산…'PC방 갈 이유' 사라졌다
한 아이가 모바일 게임을 즐기고 있는 사진으로 본문과 직접적 연관 없음. 게티이미지뱅크2일 국세통계포털(TASIS)에 따르면 2018년 8월 9459개였던 PC방은 5년만인 올해 7월 6990개까지 감소했다. 간신히 유지하던 PC방 7000개 선마저 무너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정 내 고성능 PC 보급이 확대되고, 모바일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굳이 PC방을 갈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한 결과다. 업계에서는 폐업 신고를 하지 않은 PC방 등까지 고려하면 실제 영업 중인 PC방은 6500개 이하일 것이란 비관적인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 '게임 이용자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 1회 이상 PC방을 찾는 비율은 2023년 12.1%에서 지난해 7.4%로 급감했다. 반대로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같은 기간 43.2%에서 52.8%로 늘었다. 이는 PC방이 '게임 필수 공간'에서 '굳이 찾지 않아도 되는 공간'으로 전락했음을 보여준다.
업계, AI·푸드 접목 등 활로 모색
빅픽처인터렉티브의 월드클래스 내 AI 추천메뉴 기능. 빅픽처인터렉티브이용자 급감 속에 임대료와 전기·관리비 등 운영 비용은 오히려 상승하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일부 업소들은 생존을 위해 '게임 공간'에서 '복합 서비스 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음식·음료 판매를 강화하거나,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이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예컨대 빅픽처인터렉티브의 관리 프로그램 '월드클래스'는 미션·대회 기능으로 재방문율을 높이고, AI 추천 메뉴 기능을 통해 장시간 이용자에게 에너지 음료, 여름철에는 수박 주스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부가 매출을 창출한다. 업계는 이 같은 시도가 "단순한 게임 공간을 넘어 복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생존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전문가 "맞춤형 지원책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코로나 이후 친구들과 함께 PC방을 찾던 문화가 줄고 모바일·콘솔 중심의 개인 게임으로 흐르면서 PC방 업계 위축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한다. 전문가들은 "PC방 감소는 단순히 업종 하나의 쇠퇴가 아니라 청소년·청년층의 여가 소비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청년층이 모일 수 있는 새로운 환경을 개발하고 자영업자들이 변화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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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양대 노총과 '비빔밥 오찬'…"노란봉투법으로 경영계 불리?…그럴 일 없다"(종합)
수정 2025.09.05 07:18입력 2025.09.04 17:10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양대노총 위원장 만나
李 "법원 인정한 것만 입법화하는데 안 믿어"
대화와 소통 강조…"대통령 직속 경사노위 함께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양대노총 위원장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왼쪽),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며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이재명 대통령은 4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때문에 경영계가 불리해졌다는 우려에 대해 "그럴 일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만나 오찬을 했다. 이날 오찬에는 화합의 의미를 갖는 비빔밥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노조법 개정으로 사용자 측이 너무 부당하게, 불리하게 된 것 아니냐는 걱정들을 한다"면서 "제가 보기에 그럴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법원에서 인정하는 것을 입법화한 것뿐인데 (불리할 게) 있느냐고 설명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잘 안 믿는다"며 "양쪽(경영계와 노동계)을 다 보면서 드는 느낌은 우리 사회가 불신도 많고, 소통도 안 하고, 대화가 부족하구나라는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양대 노총 위원장들에게 줄곧 노사정 대화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와 사용자 측이 정말 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오해를 풀고, 있을지 모르는 적대감도 해소하고, 진지하게 팩트에 기반해서 입장 조정을 위한 토론을 많이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아직 위원장을 선출하지 못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만나서 싸우든지 말든지, 결론을 내든지 말든지 해야지 왜 아예 안 보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들도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목소리를 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직접 각 경제 주체들을 모아서 일정 기간에 숙의 과정을 진행해 주시고 그 틀 안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선언하자는 제안을 드린다"고 얘기했다. 양 위원장 역시 "기후 위기와 불평등 노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면적인 노정 교섭을 제안한다"고 거들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사후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은) 노동 선진사회와 기업하기 좋은 나라 양립할 수 있다며 노사가 만나 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중요한 결단을 했다며 국회가 주도하는 사회적 기구 참여에 환영했다"면서 "특히 이 대통령은 갈등 해소와 신뢰 구축 첫 출발은 함께 마주 앉아 대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직속 경사노위도 함께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양대 노총 위원장에게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노동계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 교환하며 진실한 소통과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면서 "(산재 사망 사고를 줄이는 방안과 관련 양대 노총 위원장은) 현장 노동자들이 예방 주체가 될 수 있게 실질 권한 가질 필요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 맞이하는 상황에서 기술 적응력과 적용력을 높여 대응할 필요성과 공공교육의 역할을 강조했다"면서 "양대 노총 위원장의 의견 세심 경청한 이 대통령은 신뢰 구축을 위한 대화 소통이 중요하다며 정례 사회적대화 활성화를 다짐했다"고 말했다.
주 4.5일제와 정년 연장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강 대변인은 "한국노총 위원장이 4.5일제 관련 의사를 전달했고, 이를 시범 운영하고 있는 연세의료원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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