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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트에 한 푼도 안 써요"…'연애는 사치' 출산율 하락 경고등[세계는Z금]

수정 2025.08.10 16:10입력 2025.08.10 07:00

(25)데이트 비용 줄이는 Z세대
"학자금 대출에 집값 폭등…경제적 압박↑"
'가성비 데이트' 선호 추세

편집자주Z세대(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문화와 트렌드를 주도하며, 사회 전반에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가는 세대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는Z금]에서는 전 세계 Z세대의 삶과 가치관을 조명하며, 그들이 어떻게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는지를 들여다보고자 한다.
픽사베이

최근 미국 Z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무지출 데이트'가 확산하고 있다. 과거처럼 영화관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찾기보다는, 집에서 함께 요리하거나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시청하는 식으로 데이트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이다. 고물가와 낮은 소득 등 경제적 부담이 청년층에 영향을 미치면서, 데이트 방식 또한 점차 실용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달 평균 데이트 비용 '0달러'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발표한 '더 나은 금융 습관(Better Money Habits)'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Z세대의 절반 이상이 데이트에 한 푼도 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18~28세 성인남녀 915명 중 남성의 53%, 여성의 54%는 한 달 평균 데이트 비용이 '0달러'라고 응답했다. 또 남성의 25%, 여성의 30%는 한 달 데이트 비용이 '100달러(약 13만9000원) 미만'이라고 답해 젊은층에서 데이트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흐름이 뚜렷했다.


HR 컨설턴트 브라이언 드리스콜은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를 '구두쇠'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Z세대는 재정적으로 매우 신중하며 인생 초기부터 경제 위기, 학자금 대출, 집값 폭등 등을 겪어왔다"며 "월세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데이트 비용을 쓰기 어려운 건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고물가와 주거난 등 경제적 어려움이 Z세대의 연애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데이트 방식 또한 과거와는 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영화관이나 놀이공원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장소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특별한 장소를 가기보다는 집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홈 데이트'를 선호하는 추세다. 가벼운 산책처럼 일상적인 만남을 즐기는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Z세대의 절제된 소비 성향이 결국 저출산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빈 톰슨 9i 캐피털그룹 최고경영자(CEO)는 "Z세대는 부모 세대도 겪지 못한 인플레이션 환경 속에 살고 있다"며 "생활비는 치솟고, 임금은 정체돼 연애나 결혼 같은 선택이 재정적으로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흐름은 출산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육아 비용이 지나치게 많이 들고 경제적 불확실성 또한 지속되면서, 많은 청년에게 전통적인 가족 형성은 점점 더 비현실적인 선택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 데이트 평균 비용 7만4700원

국내서도 데이트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지난해 25~39세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데이트 1회당 평균 지출액은 7만4700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20대는 7만 1000원, 30대는 7만 8400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월 4회 기준 약 30만원에 달하는 데이트 비용은 평균 연봉이 3000만원대에 불과한 사회초년생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온다.

이와 관련해 '연애는 사치'라는 인식도 확산하고 있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지난해 세대별 가치관을 조사한 결과, 15~28세 청년 세대는 '삶에서 꼭 갖추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자동차(33.3%)를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연인·애인(24.5%), 멘토(23.3%) 순이었다. 특히 '연인·애인'을 덜 중요한 요소로 본 세대는 청년층이 유일했다.


청년층의 연애 회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사람들 간의 관계 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핀란드, 한국, 터키, 튀니지, 태국 등에서의 출산율 하락은 청년층의 연애 기피 현상에 따른 결과로 점점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연애 상대 자체가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는 출산 장려금은 순서가 잘못된 처방일 수 있다"며 "아이를 낳도록 유도하는 정책보다,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정책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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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하고 검정고시 볼래요…자퇴생 가장 많은 '강남3구'
수정 2025.08.10 09:55입력 2025.08.10 09:50

한국교육개발원의 행정구역별 학업중단율 통계
'내신 성적 부담'에 강남·서초·송파 자퇴 늘어
올해 SKY 대학 검정고시 출신 37% 증가

서울에서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자퇴한 학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강남 3구'로 불리는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로 드러났다.


연합뉴스는 10일 한국교육개발원의 행정구역별 학업중단율 통계를 인용해 지난해 서울에서 일반고 학업중단율이 가장 높은 3곳은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라고 보도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200일 앞둔 27일 서울 강남구 강남하이퍼학원 본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8학군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가 2.7%로 가장 높았고 송파구가 2.1%로 뒤를 이었다. 이는 재학생 100명 가운데 최소 2명은 중도에 학교를 그만둔다는 의미다. 한 학년이 300명인 학교라면 학년별로 평균 6∼8명이 공교육을 포기하는 셈이다.


이들 지역 내 일반고 학생의 학업중단율은 최근 지속 증가 추세다. 2021년 강남구의 학업중단율은 1.4%였는데, 2022년 1.9%, 2023년 2.2%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 2.7%까지 올랐다. 서초구도 2021년 1.3%에서 2022년 2.4%로 상승했다. 2023년 1.8%로 감소했다가 지난해 다시 증가했다.

강남 3구 일반고 재학생들이 학교를 그만두는 주된 이유로는 내신 성적 부담이 꼽힌다.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중간·기말고사에서 한 번이라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면 내신 점수를 회복하기 어려워져 차라리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본 뒤 수능 성적을 바탕으로만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의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259명으로, 지난해보다 37%(70명) 늘었다. 이는 최근 8년 내 가장 많다.


향후 학업중단율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올해는 고1부터 내신 등급 구간이 올해부터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넓어져 상위권 학생 간 변별력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5등급제에서는 상위 10% 안에 들지 못하면 곧바로 11∼34% 구간인 2등급으로 떨어진다"며 "지난 1학기 때 1등급을 받지 못한 학생들은 자퇴 여부를 두고 고민이 상당히 깊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재수 전문학원 사이에서는 수능과 검정고시를 병행하는 '패키지 수업'이 등장했다. 양지비상에듀, 광릉한샘기숙학원 등은 검정고시와 수능을 대비한 재수종합반 커리큘럼을 지난해 9월 선보였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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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만에 '서울행' 검색량 120% 폭증…韓 '무비자 입국' 중국인에 특수 기대감
수정 2025.08.10 23:42입력 2025.08.10 14:12

정부, 중국인 단체 관광객 무비자 한시 허용
관광객 유입·소비 활성화 목적…관광업계 기대

정부가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해 내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관광업계가 기대에 부풀고 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와 법무부는 지난 6일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이같은 방안을 확정한 바 있다. 방한 시장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의 입국 절차를 간소화해 관광객 유입과 소비 활성화를 꾀하려는 목적이다.


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1637만명 중 중국인은 460만명(28%)으로 1위를 차지했다. 정부는 올해 536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2019년(602만명)에 근접한 수치다. 한국은행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 100만명 증가 시 GDP가 0.08%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추산했다.


연합뉴스

특히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7일)을 앞둔 시점에 정책이 시행되는 만큼 단체 관광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립닷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의 한국 단체여행 예약은 전년 대비 357% 증가했다.

면세점 업계도 '큰손'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 귀환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단체 관광객은 개별 관광객보다 객단가가 높고, 여행사가 쇼핑 일정을 확대해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취날'에서는 무비자 소식 발표 30분 만에 서울행 검색량이 120% 증가했고, '퉁청여행'에서는 국경절 기간 한국행 단체상품 검색량이 60% 이상 늘어나는 등 현지 분위기도 긍정적이다. 씨트립 여행연구원은 이번 조치가 중장년·가족 관광객 유치와 지방 도시 관광 수요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기침체와 엔데믹 이후 개별 여행 선호 증가로 예전만큼의 소비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단체 관광이 첫 방문 계기가 돼 이후 개별 여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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