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가야지" 생각했는데 응급 환자 가득…폭염에 몸살 앓는 북유럽
수정 2025.08.03 16:10입력 2025.08.03 12:03
1961년 이후 최장 폭염 기록 50% 초과
냉방시설 일반화 안 돼…응급실 환자로 붐벼
더위에 익숙하지 않은 북유럽 국가들이 올해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지역은 관측 이래 최장 폭염을 기록했다.
이에 기후 변화로 인한 극단적 이상기온 현상이 북유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을 인용, 노르웨이 북극권 기상 관측소에서 7월 한 달 동안 13일간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었다고 보도했다.
여름휴가 즐기는 여성. 게티이미지스웨덴 북부 요크모크와 하파란다에서도 각각 15일, 14일간 폭염이 지속됐다. 핀란드에서는 3주 연속 30도 이상의 무더위가 이어졌다. 이는 1961년 관련 자료를 수집한 이후 북유럽에서 관측된 최장 폭염 기록을 50%나 초과한 수치다.
스웨덴의 기상·수문연구소 과학자 스베르케르 헬스트룀은 "이런 수준의 폭염 기록을 찾으려면 1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핀란드의 대표적인 휴양지 라플란드 픽사베이북유럽의 이번 폭염은 고기압과 북해의 이례적으로 높은 해수온 영향으로 발생했으며, 기온은 평년 대비 8~10도가량 높았다. 이에 따라 산불, 폭풍, 낙뢰 등 기상이변도 함께 나타났다.
북유럽에서는 냉방시설이 일반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런 갑작스러운 고온 현상에 적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핀란드에서는 병원 응급실이 폭염 환자로 붐볐고, 한 아이스링크장은 더위를 피하려는 시민에게 개방됐다. 순록 사육업자들은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동물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BBC는 지난달 25일 핀란드 북부에 있는 라플란드 주 산타 마을에서는 "순록에게 충분한 물을 제공하고, 매시간 한 잔씩 마시게 하는 것을 잊지 말라"고 관련 팀에 지침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북유럽은 '시원한 휴가(coolcation)'를 기대하고 찾아온 관광객들에게 각광받는 곳이었다. 그러나 관광객들마저 이번 폭염으로 인해 여행 일정을 조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핀란드 기상청의 헤이키 투오멘비르타는 "앞으로 폭염은 더 자주, 더 길게, 더 강하게 나타날 것이며, 북유럽에는 이를 감당할 만한 기존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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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치매 증상' 말 나왔다…공화당 캠프 출신 변호사 "없는 이야기 지어내"
수정 2025.08.03 14:08입력 2025.08.03 13:55
과거 공화당 경선 활동 변호사 기고문서 주장
"단순 거짓말 아닌 작화증인듯…신경학적 증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치매 징조를 보인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최근 들어 사실의 과장이나 왜곡을 넘어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1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에는 과거 공화당 경선 캠프에서 활동했던 크리스 트루악스 변호사가 기고한 '트럼프의 정신적 쇠퇴는 부인할 수 없다'라는 글이 실렸다.
트루악스는 해당 글을 통해 "트럼프는 그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장해왔지만, 최근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 이야기를 실제처럼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트루악스는 이를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신경학적 증상의 하나인 작화증으로 분석했다. 작화증은 기억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허구의 이야기를 지어내는 증상으로, 환자 본인도 사실과 허구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노년층에서 치매의 초기 신호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달 15일 트럼프가 한 연설을 언급했다. 당시 트럼프는 자신의 삼촌이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핵·화학·수학 등 세 분야의 학위를 받았고, '유나바머' 테러범 테드 카진스키를 가르쳤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삼촌 존 트럼프는 MIT에서 전기공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교수였으며, 카진스키는 MIT가 아닌 하버드 출신이다. 게다가 존 트럼프는 카진스키가 체포되기 훨씬 이전인 1985년에 사망했다.
아울러 트루악스는 트럼프가 "약값을 1000% 낮추겠다"고 말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가격이 100% 낮아지면 그것은 무료를 의미한다"며 "경영학을 공부하고 기업을 운영해온 트럼프가 기본적인 수치를 혼동했다는 것은 인지능력 저하의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이 체포된 2019년 당시 오바마는 이미 퇴임한 상태였다. 트루악스는 "과거 사건의 시점을 착각하는 것도 작화증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설명했다.
트루악스는 "대통령이 치매를 앓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은 불편한 진실일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미국과 세계의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이 허구의 기억을 사실처럼 이야기하고 기본적인 개념을 혼동하고 있다면, 이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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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가짜 뉴스 유튜버, 수익 몇 배 물게 해야…'징벌적 배상' 대응이 최선"
수정 2025.08.04 07:45입력 2025.08.03 16:29
국무회의 발언…"형사처벌은 경찰권 남용 우려"
"판매액 몇 배를 물어서 망하게 해야 통제돼"
이재명 대통령이 가짜 뉴스를 유포하며 수익을 올리는 유튜버나 유사 언론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도입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밝혀졌다.
행정안전부가 3일 공개한 제26회 국무회의(6월19일 개최) 회의록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가짜뉴스로 돈을 버는 경우가 너무 많다"면서 "이를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지 법무부가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영리를 목적으로 불법을 자행하는 행위를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하는데, 형사처벌은 검찰권 남용의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징벌적 배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 중인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이어 "미국에서는 법을 어겨 돈을 벌겠다는 생각 자체가 어렵게 돼 있다"면서 "민사 차원에서 금전적으로 타격을 주는 방식이 억지력으로서 더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가짜 식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 그 판매액의 몇 배를 물게 해 결국 망하게 해야 실질적인 통제가 가능하다"면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유튜버에 대해서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가 직접 이익을 환수하는 방식은 형평성 시비로 실제 적용이 어렵고, 자칫 정부 권력이 커지면서 검찰권이 남용될 수 있다"면서 "결국 이런 문제를 넘어서는 방식은 징벌 배상밖에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김석우 당시 법무부 차관은 "범죄수익 환수는 형사처벌 이전에 부당이득을 국가로 귀속시키거나 피해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으로 접근 중"이라며 "피고인이 외국에 있거나 특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에도 유튜브 발 허위 정보 대응 차원에서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이 논의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친여 성향 유튜버의 반발을 의식해 방향을 기성 언론 규제로 틀면서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당시 입법은 국제 언론단체들의 반발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정적 입장으로 무산됐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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