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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요금 폭탄 택시' 논란의 실상…바가지요금의 '오해와 진실'[디깅 트래블]

수정 2025.08.02 22:31입력 2025.08.02 21:36

취재로 본 '요금 폭탄' 논란의 실상
구조·설명·오해가 만든 파문

울릉도 택시 요금 논란이 또다시 지역 관광 이미지를 흔들고 있다. 이번에는 구독자 73만 명을 보유한 먹방 유튜버 웅이가 공개한 영상이 계기가 됐다.

울릉도 택시승강장.

지난달 30일 그는 "어느 정도 각오하고 혼자 울릉도 처음 왔는데 이게 맞나요?" 라는 영상에서 북면의 한 카페에서 서면 식당까지 택시를 이용했고, 총 5만 원 이상의 요금을 청구받았다고 주장했다. 주행 거리는 약 23km. 일반적인 최단 경로(17.6km)보다 약 5km 더 돌아간 경로였다.


이에 대해 온라인에서는 "울릉도 바가지요금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지만, 현장 취재 결과 상황은 보다 복합적인 양상을 보였다.

울릉도를 방문한 유튜버 ‘웅이‘가 휴대전화 지도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도착지와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 = 웅이 유튜브 채널
울릉도 택시요금, 육지 기준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워

울릉도의 택시 요금은 육지와 다른 기준을 따른다. 현재 기본요금은 2km당 4,000원이며, 이후 131m마다 269원이 추가된다. 이는 2023년 4월, 경상북도와 울릉군이 택시업계 경영난과 타 지자체 인상률을 고려해 조정한 결과다. 자정부터 적용되던 심야할증 시간도 밤 11시로 앞당겨졌으며, 요금 할증률은 기존 75%에서 65%로 낮췄다.


이 요금 체계에 따라 실제 거리별 요금을 계산하면 다음과 같다.

23km 운행 시

= 기본요금 4,000원 + [(22,000m ÷ 131m) × 269원] + 콜비 2,000원

≒ 52,200원


17.6km 운행 시 (최단 경로)

= 기본요금 4,000원 + [(15,600m ÷ 131m) × 269원] + 콜비 2,000원

≒ 38,000원

요금 차이는 약 14,000원에 달한다. 핵심은 요금 자체가 아니라, 왜 우회 경로를 택했는가다.



"경로 선택은 기사 측 판단 착오"

울릉도 택시조합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요금은 군이 용역을 거쳐 승인한 미터기 체계로, 조작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번에 문제가 된 기사(운전사)가 최단 경로가 아닌 저동·도동을 경유한 것은 분명한 판단 착오였다"고 밝혔다.


북면에서 서면으로 갈 경우 일반적으로는 남양 방향을 이용해 약 17.6km 정도를 이동하지만, 해당 택시는 약 23km 경로를 택했다. 이로 인해 요금은 약 38,000원에서 52,000원으로 상승했다.

울릉도 전경. 사진 = 아시아경제DB
비교는 육지 기준, 설명은 부족… 오해는 커진다

해당 유튜버가 영상에서 제시한 예상 요금은 대부분 육지 기준(100m당 약 100원)으로 계산된 것이다. 그러나 울릉도는 131m당 269원이 적용되고, 호출 시 콜비 2,000원이 자동으로 추가된다.


문제는 이처럼 복잡한 요금 체계에 대한 안내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점이다. 앱 기반 호출 시스템도 없고, 요금 안내 역시 기사 구술이나 일부 숙박업소에 국한된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현장에서 요금 고지 방식이나 거리 경로에 대한 설명이 부재할 경우 오해를 갖기 쉬운 구조다.


울릉도는 전체적으로 도로 폭이 좁고 급경사가 많은 가파른 지형으로, 이로 인해 택시는 모두 4륜구동 디젤 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대부분 SUV 또는 대형 승합차(쏘렌토, 스타렉스, 카니발 등)를 사용한다. 또한, 회차 시 공차 운행이 많고 기름값과 차량 유지비도 육지보다 높은 편이다. 일반적인 중형택시가 아닌 구조는 전국적으로 드문 편이며, 울릉도의 특수 지형과 단체 관광 수요 대응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처럼 차량 구조와 지형 여건이 타 지역과 다른 울릉도이지만, 요금 체계는 육지와 동일한 '미터기 기준 단일 요율제'를 준수한다. 울릉군은 2022년 고시를 통해 미터기를 사용하지 않는 정찰제, 시간제, 목적지 요금 등을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어길 경우 '부당요금 청구'로 간주한다.


조합 관계자는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별도 요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울릉도 택시 업계에서는 고유가·공차율·대형차량 운영 등으로 인해 요금 산정에 현실적 어려움이 많지만, 이를 제도화하지 못한 채 관행에 의존하다 보니 관광객과의 마찰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달 19일 유튜브에 올라온 울릉도의 한 고깃집 식사 장면. 사진 = 꾸준 유튜브 채널 캡처
반복되는 논란, 울릉도 관광 신뢰도는 어디로

울릉도는 올해 들어서만도 '비계 삼겹살집', '에어컨 고장 숙소' 등 여러 차례 관광 불만 이슈가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여기에 썬플라워호의 운항 중단(9월 예정)까지 겹치며 교통 접근성 불안까지 더해진 상태다.


울릉도 관광업계 관계자는 "개별 사례가 누적되면서 지역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택시의 경우 울릉도만의 특수 요금 구조를 사전 고지하는 한편, 업계 전반에 걸쳐 관광객과의 접점을 개선하고 요금과 서비스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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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회복 소비쿠폰' 11일 만에 90% 신청…과거 재난지원금보다 신속
수정 2025.08.02 10:57입력 2025.08.02 10:57

준비기간 16일로 대폭 단축
2단계 지급·지방 인센티브 추가로 현장 부담 커져

연합뉴스

지난달 21일부터 시작된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이 과거 재난지원금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사업 개시 11일째인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90%인 약 4555만명이 신청을 마쳤고, 지급액은 총 8조2371억원에 달했다. 2020년 긴급재난지원금과 2021년 코로나 상생 국민지원금이 90% 신청률을 달성하는 데 12일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하루 더 신속히 이뤄진 셈이다.


이번 소비쿠폰은 지급 준비 기간도 크게 단축됐다. 긴급재난지원금은 계획 발표에서 지급까지 43일, 국민지원금은 67일이 걸렸지만, 소비쿠폰은 불과 16일 만에 신청과 지급이 시작됐다. 지난 6월 19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이 의결된 후 7월 4일 국회 통과, 5일 세부 계획 발표를 거쳐 21일부터 바로 지급이 시작됐다.


소비쿠폰은 1차와 2차로 나눠 지급된다. 1차로 전 국민에게 15만원을 제공하며, 차상위계층·한부모가족에는 30만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는 40만원이 지급된다. 여기에 비수도권 주민에게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 5만원이 추가 지급된다. 2차 지급은 상위 소득 10%를 제외한 90%의 국민에게 10만원씩 지원된다.

이번 지급은 방식이 복잡해 현장 업무 부담이 컸다. 과거 재난지원금은 1회 지급이었지만, 소비쿠폰은 2단계로 나눠 지급되고, 지방 인센티브까지 포함돼 계산 과정이 까다로워졌다. 신청 첫날에는 행안부 홈페이지 접속 지연과 콜센터 연결 불가 현상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큰 혼란은 없었다는 것이 행안부의 평가다.


짧은 준비기간 속에서 행안부 직원들의 과로도 심각했다. 행안부는 6월 중순부터 약 10명의 실무 태스크포스를 꾸려 새벽부터 야간까지 업무를 이어왔으며, 최근 직원 2명이 과로로 병원을 찾았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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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으로 팔면서 이 가격 받더니…충격적인 마진에 '깜짝'[빵값의 비밀]
수정 2025.08.02 18:48입력 2025.08.02 07:00

⑩케이크, 2년 새 판매단가 10배 ↑
고급 케이크류 마진 비교적 높은 편
프랜차이즈 업계도 디저트 인상 중

편집자주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가공식품 물가가 4.1%(전년 동기대비) 오를 동안 빵 물가는 6.4%나 상승했다. 빵 소비자물가지수는 138.48로 기준연도인 2020년(100)과 비교할 때 5년간 38.48% 올랐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간식인 떡볶이, 치킨보다도 더 가파르게 올랐다. 빵은 한때 누구나 즐기던 간식이었지만, 지금은 선뜻 고르기 어려운 가격이 됐다. 어쩌다 한국의 빵값은 계속 가파르게 오르게 됐을까.

최근 몇 년 새 판매단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제빵 품목은 케이크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고급 케이크류는 생산단가보다 비싸게 판매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내는 품목으로 분류됐다. 다만 가격이 높아지면서 조각케이크 1개 가격이 1만원을 웃돌아 '한 끼 식사비에 버금간다'는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hatGPT를 이용해 만든 이미지.

무스케이크 마진 8230원…고급 케이크 수익성 두드러져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국립공주대학교 산학협력단으로부터 받은 '제빵산업 시장분석 및 주요 규제 경쟁영향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빵류 세부 품목 중 케이크의 판매단가 변화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케이크 판매단가는 2020년 기준 1㎏당 1414원이었으나, 2022년에는 1만3381원으로 불과 2년 만에 10배 상승했다.


보고서는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외출과 모임이 줄면서, 고급 케이크보다는 시트 케이크나 소형 포장 케이크 등 저가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 케이크 평균 판매단가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후 팬데믹이 진정되며 기념일이나 선물용 고급 케이크의 수요가 회복됐고, 이에 따라 판매단가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는 설명이다.


무스케이크와 티라미수 등 고급 케이크류의 판매단가 상승 폭도 두드러졌다. 무스케이크는 2020년 6080원에서 2022년 2만4337원으로 약 4배 상승했고, 티라미수는 같은 기간 1만9553원에서 2만5401원으로 약 1.3배 올랐다. 판매단가가 오른 만큼 수익성도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2022년 기준 판매단가와 생산단가 간 차이는 무스케이크가 8230원, 티라미수가 7152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도넛(2546원), 카스텔라(1334원), 파이(1867원) 등 다른 품목들과 비교해도 수익성이 높은 수준이다.

잇단 디저트 가격 인상…직장인 점심값과 맞먹는 수준

프랜차이즈 업계도 고급 케이크 수요 증가와 함께 원재료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격을 조정하는 추세다. 투썸플레이스는 지난 3월 케이크와 음료 등 58종의 가격을 평균 4.9%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스초생) 가격은 3만7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스초생 2단 제품은 4만8000원으로 올랐다. 조각 케이크 가격도 높아졌다. '생딸기 우유 생크림'은 9500원으로 거의 1만원에 달하며, '파베 초콜릿 케이크'와 '생블루베리 요거트 생크림'은 각각 88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점심값과 맞먹는 케이크 가격에 소비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실제로 NHN페이코가 올해 상반기 모바일 식권 서비스 결제 900만건을 분석한 결과, 전국 직장인 점심값 평균은 9500원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평균 점심값은 2017년 6000원에서 해마다 상승해 8년간 약 58% 증가했다.

서울 시내 한 투썸플레이스 매장에 케이크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식사비보다 비싼 디저트도 등장하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여름 시즌 한정으로 '샤인머스캣 생크림 케이크'(1만2500원)를 출시했으며, '멜론쿠헨'(8900원) 등의 디저트도 함께 선보였다. 할리스 역시 '애플망고 듬뿍 라운드'(7900원), '동글동글 멜론 돔케이크'(6800원) 등의 디저트를 선보이며 소비자 입맛을 겨냥하고 있다.


다만 고가 디저트가 반드시 높은 수익성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보고서를 집필한 박미성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무스케이크나 티라미수는 크림이 포함된 제품이라 유통·소비기한이 짧고, 유통 및 판매 단계에서도 냉장 과정이 필요해 판매단가가 높게 형성될 수 있다"며 "하지만 유통비용과 판매상 리스크 등을 고려하면 마진이 높다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 가격은 수요와 공급은 물론 원재료비, 인건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며 "가격 인상이 판매자 입장에서 수익 확대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동시에 판매 부진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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