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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스러운 척, 촌티만 폴폴" 조롱받았는데…'망작 광고'로 대박 터진 페레로 초콜릿[맛있는 이야기]

수정 2025.07.20 10:30입력 2025.07.20 07:00

마케팅 전설로 회자되는 '외교관의 파티' 광고
엉성한 영어 발음으로 웃음거리 됐지만
이름 알리게 된 계기...마케팅 효과 '톡톡'

편집자주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이탈리아 기업 페레로 로쉐가 32년 전 광고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유럽의 고급스러운 초콜릿 맛을 미국에 제대로 알릴 수 있었을까. 1993년 미국·영국 등 영미권 국가에서 신드롬을 일으켰던 페레로 로쉐의 TV 광고는 너무나 낮은 품질로 당시엔 조롱거리였지만, 오히려 제품 이미지를 소비자 기억 속에 선명히 각인 시키는데 성공했다. 페레로 로쉐가 연 매출 184억유로(약 29조5000억원), 미국 초콜릿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데에는 어설픈 TV 광고의 공이 컸다.

'고급 유럽 초콜릿' 알리려던 페레로, 광고 잘못 찍어 망신
페레로 로쉐의 '외교관의 파티' 광고 장면. 유튜브 캡처

1982년 이탈리아의 초콜릿 장인이자 사업가 미켈레 페레로가 창업한 페레로 로쉐. 이 회사는 동그란 아몬드 초콜릿 안에 헤이즐넛 크림을 짜 넣는 아이디어로 유럽 시장을 석권했고, 1990년대 마즈, 허쉬, 캐즈버리 등이 장악했던 미국·영국·호주 등 영미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페레로 로쉐는 차별화 전략으로 '고급스러운 초콜릿 맛'을 선택했다.1992년 영미권 TV 채널에 송출한 '외교관의 파티(The Ambassador's Party)' 광고도 고급화 전략의 일환이었다.


페레로 로쉐. 페레로 로쉐 공식 홈페이지

광고 속 이야기는 대사관에서 열린 파티에서 시작한다. 수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웨이터가 페레로 로쉐를 가득 담은 접시를 들고 나타난다. 파티에 모인 사람들은 페레로 로쉐를 맛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고, 한 여성이 영어로 "이 초콜릿 덕분에 훌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라고 말하면서 광고가 끝난다. 페레로 로쉐는 이 광고를 통해 '유럽산 고급 초콜릿이 영미 시장에 데뷔하는 그림'을 완성하고자 했다.


하지만 여성의 촌스럽고 어설픈 영어 발음 때문에 광고는 전파를 타자마자 시청자들에게 웃음거리가 됐다. 고급 초콜릿 이미지를 섬세하게 구현하려던 전략이 시작부터 꼬인 셈이다.

실수한 광고로 유명세 탄 페레로

외교관의 파티 광고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대히트를 쳤다. 사람들은 광고 속 마지막 여성의 대사를 흉내 내며 다녔고, 어설픈 영어 발음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페레로 로쉐 초콜릿 매출도 급증한다. 삽시간에 페레로 로쉐는 미국,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초콜릿 중 하나가 됐다.

영미권에서 인지도가 올라간 페레로 로쉐는 이후 누텔라, 킨더 초콜릿 등 여러 제품을 출시하며 전 세계 140여개국으로 시장을 넓힌 초대형 브랜드로 몸집을 불렸다. 페레로 로쉐 글로벌화의 발판 역할을 했던 외교관의 파티 광고는 마케팅 업계에도 노이즈 마케팅의 교과서적 성공 사례로 이름을 남겼다. 마케팅 전문 매체 '마케팅 위크'는 광고에 대해 "너무 나쁜 광고가 결과를 좋게 만들 수도 있다는 법칙을 만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페레로 로쉐가 글로벌화의 숨은 공신이 된 이 광고를 자랑스러워하지 않고 있다는 정황은 여러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페레로 로쉐는 틈만 나면 외교관의 파티 광고를 갈아 치우려 했다. 광고를 내릴 때마다 팬들이 항의해 1993년부터 1999년까지 7년 간 광고가 이어지기는 했지만, 2003년 영국TV에 나간 광고 '리메이크' 버전은 가장 유명했던 여성의 엉성한 영어 멘트를 모두 제거한 상태였다.


이와 관련해 영국 매체 가디언은 "페레로 로쉐의 창업주 가문은 언제나 외교관의 파티 광고에 대한 답변을 회피해 왔다"며 "첫 광고가 계산된 농담이었는지, 혹은 의도치 않은 재앙이었는지는 지금도 비밀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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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마트에 북한산 사과·맥주·소시지 등장?…외신 "북·러 경협 속도"
수정 2025.07.20 20:56입력 2025.07.20 20:56

'동반자 관계 조약' 1년 맞아
北 업체들, 러시아 진출 노리고
러시아는 북한에서 다리 건설

북한산 사과가 러시아 슈퍼마켓에서 판매되고 북한 어선이 러시아 극동 해안에서 조업하는 등 북한과 러시아 양국의 경제협력이 다방면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는 2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인용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평양을 방문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에 서명한 지 1년여가 지나면서 점점 그 결과물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13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매체에 따르면 잼, 소시지, 맥주, 아코디언 등을 만드는 북한 업체들은 러시아 지식재산권 당국에 상표(IP) 등록을 하며 러시아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또 러시아는 북한에서 두만강을 가로지르는 1억 달러(1393억원) 규모의 다리를 건설하는 중이다. 모스크바와 평양을 잇는 1만㎞ 철도 노선도 복원 및 재개통을 앞둬 향후 양국 간 교류는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학술·문화 분야의 민간 교류도 빈번히 이뤄지고 있다. 양국 대학 총장 회의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으며, 운동선수 파견에 이어 러시아 극단이 평양에서 공연하기도 했다.


북한은 러시아에 1만3000명 규모의 병력과 포탄 1200만발 등을 제공해 왔으며, 추가로 공병 및 건설 노동자 6000명 파견도 예정돼 있다. 그 대가로 김정은 정권은 현금과 현물, 기술 이전 등으로 수십억 달러(수십조원)를 벌어들이게 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러한 북러 협력에 대해 F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노력보다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층 강화된 양국 동맹 구도를 두고 "경제적·군사적 포괄 협력의 심화"라고 평했다. 이는 북한의 대(對) 서방 저항력 강화와 러시아의 병력·무기 확보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또한 나오고 있다.


반면 북한과의 교역 증가가 러시아에 별다른 경제적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이 수출하는 품목이 러시아에서 큰 관심을 둘 만한 것이 아니고, 중국과는 달리 러시아 기업에는 북한 사업을 운영할 노하우가 없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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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롱베이 유람선 전복사고 34명 사망·8명 실종…한국인 없는 듯
수정 2025.07.20 09:25입력 2025.07.20 09:25
19일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하롱베이에서 유람선이 뒤집혀 구조 대원들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베트남 관광지인 하롱베이에서 50여명이 탑승한 유람선이 전복돼 34명이 사망하고 8명이 실종됐다. 해당 선박 탑승객 중에 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일요일인 오후 12시 55분 베트남 북동부 꽝닌성 하롱베이에서 승객 48명과 승무원 5명 등 53명을 태운 '원더 시 크루즈선'이 항해 중이었다. 오후 1시 30분경, 갑자기 폭풍을 만나 배가 기울어 전복됐다. 꽝닌성 인민위원회에 따르면, 오후 2시 5분경에는 GPS 신호가 끊겼다.


베트남 당국은 구조팀을 보내 승객 11명을 구조했고 34명이 숨진 것을 확인했다. 실종 상태인 8명을 찾기 위한 구조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사고 당시에는 태풍 '위파'가 남중국해에 진입한 직후였고 하롱베이에는 강풍과 폭우, 번개가 치던 상황이었다.


현지 언론은 강풍으로 인해 유람선이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승객이 모두 베트남인이며 대부분이 수도 하노이에서 온 관광객으로, 약 20명은 아동이라고 전했다. 14세 소년은 전복된 선체에 갇혀 있다가 사고 4시간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주베트남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당국에 확인한 결과 지금까지 한국인 탑승객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지만 당국 등과 계속해서 긴밀히 소통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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