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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조개네" 무심코 만졌다가 죽을 뻔…'치명적 생물' 뒤늦게 알아차려

수정 2025.07.06 16:21입력 2025.07.06 13:57

치명적인 독성 지닌 원뿔달팽이로 밝혀져
해변에서 줍거나 밟았다가 독침에 쏘여

예쁜 조개껍데기를 수집하는 미국의 한 인플루언서가 일본 오키나와의 해변에서 우연히 발견한 생물 때문에 하마터면 큰일 날 뻔한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지난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인플루언서 베킬리 롤스는 최근 틱톡에 오키나와 해변을 걷다가 조개껍데기로 추정되는 물체를 주워 카메라에 비춘 다음 바다로 돌려보내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롤스는 이 물체를 집어 들더니 "엄청 예쁘다"라고 말한 뒤 바다로 돌려보냈다. 조개껍데기인 줄 알았던 해당 생명체가 살아있었기 때문이다.


베킬리 롤스가 일본 오키나와 해변에서 주워든 원뿔 달팽이. 베킬리 롤스 틱톡 캡처

롤스는 영상을 게시한 뒤 해당 생물이 평범한 조개가 아니라 강한 독성을 가진 위험한 생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그가 주운 것은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생물' 중 하나로 알려진 '원뿔달팽이(청자고둥·cone snail)'였다. 롤스는 인터넷 검색을 한 뒤에야 이 생명체의 정체를 알게 됐다.


데일리메일은 남중국해, 태평양, 호주 주변 바다 등지에서 발견되는 원뿔달팽이는 약 700종에 이른다고 전했다. 원뿔달팽이는 모두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는데, 이 독은 사람을 마비시키거나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이 바다 달팽이는 작살 모양의 이빨을 뻗어 독침을 발사하는데, 이론적으로는 한 마리가 가진 독이 700명을 죽일 수 있을 만큼 강력하다고 알려졌다. 사람들은 대부분 원뿔달팽이를 해변에서 줍거나 발로 밟아서 쏘인다. 원뿔달팽이는 '담배 달팽이'(시가렛 스네일·Cigarette Snail)'라고도 불린다. 이는 이 달팽이에 쏘여 독이 퍼지면 담배 한 개비 피울 시간 정도만 생존할 수 있다는 말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이후 올린 다른 영상에서 롤스는 "내가 집었던 건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생물 중 하나인 대리석 원뿔달팽이였다"며 "나는 바다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생물과 장난치고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내 이야기가 '예쁜 (조개) 껍데기'가 항상 무해한 건 아니라는 경각심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영상의 조회 수는 3000만 회를 넘어섰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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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월드]버틀러의 손길로 완성된 럭셔리 리조트…수억원대 회원권도 '완판'
수정 2025.07.07 13:25입력 2025.07.06 09:20

그랜드켄싱턴 체험기
1대 1 버틀러 서비스, 밀착 케어
100% 회원제…1.3억~3.4억원

리조트 회원권 1억~4억원대
공유제·회원제 따라 가격 달라

"안녕하세요. 그랜드 켄싱턴 버틀러팀입니다. 오늘 도착 예정 시간 미리 확인 가능할까요?"


켄싱턴 설악비치 '노블리안 스위트' 객실에서 바라본 일출. 두개의 방 모두 켄싱턴비치(해안)를 바라보고 있어 침대에서도 일출을 감상할 수 있다. 이민지 기자.
켄싱턴 표 럭셔리 '그랜드켄싱턴'…차별화된 서비스가 핵심

지난달 22일 찾은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 설악비치 안. 예정된 시간에 도착해 담당 버틀러를 처음 만난 곳은 리조트 바로 앞에 위치한 전용 주차장이었다. 배정된 장소에 주차를 끝마치자 버틀러는 객실에 풀어놓을 짐을 들고는 프런트 데스크 앞에 세워진 대기 줄을 지나 '그랜드켄싱턴 전용 라운지'로 향했다. 리조트가 품고 있는 해변이 한눈에 보이는 아늑한 장소였다. 그랜드켄싱턴 회원권을 구매한 고객들을 위한 장소로 외부 소음 없이 간단한 다과도 즐길 수 있었다.


켄싱턴 설악비치는 4성급 리조트임에도 특급호텔에서만 누릴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 첫선을 보이는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 체험 객실인 '노블리안 스위트'를 리조트 안에 만들어 놓으면서 그랜드켄싱턴 회원 대상으로 버틀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틀러 서비스는 고객을 1대 1로 응대하는 일명 '집사 서비스'다. 글로벌 럭셔리 리조트들은 차별화를 위해 일찍이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던 서비스다.

그랜드켄싱턴 회원들을 위해 만들어진 라운지 공간. 음료와 다과가 준비되어 있다. 해변을 바라보며 휴식을 즐기기 좋은 공간이다.

그랜드켄싱턴은 켄싱턴호텔앤리조트를 운영하는 이랜드파크에서 처음 선보이는 럭셔리 브랜드다. 내년 상반기 개장을 앞둔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를 시작으로 지난 30년간 전국에 확보해놓은 510만㎥(154만평)의 부지에 ▲그랜드 켄싱턴 제주 애월 ▲그랜드 켄싱턴 평창 ▲그랜드 켄싱턴 설악밸리 ▲그랜드 켄싱턴 설악비치Ⅱ를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체험형 객실은 이랜드파크가 추구하는 럭셔리를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기존의 객실을 바꿔 새롭게 선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100% 똑같이 재현되지는 않았지만, 방의 구조, 객실 안에 채워진 비품, 버틀러 서비스 등으로 '그랜드켄싱턴에 내가 묵게 된다면 누릴 수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체험형 객실은 설악비치점 외에 켄싱턴 평창점에서도 운영 중이다.

켄싱턴 설악비치점에 마련된 노블리안 스위트 객실은 방 2개, 리빙&다이닝, 개별 테라스, 욕실 2개 등으로 만들어졌다.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점 '오션스위트' 객실(56평)을 축소해 만든 것으로 실제 객실에는 자쿠지도 포함된다. 규모가 가장 큰 더 펜트 하우스 객실(120~140평)은 테라스 풀과 건식 사우나도 들어간다.

간단한 메모와 '웰컴(Welcome)과일이' 준비된 모습.

그랜드켄싱턴의 핵심은 고객을 위한 '초밀착 서비스'다. 객실에 처음 입실하면 고객의 이름이 적인 작은 이름 카드와 숙박을 환영하는 과일이 놓여 있어 특급호텔에 온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또 객실 안에는 작은 태블릿이 마련됐는데, 고객이 숙박 기간 필요할 수 있는 것들을 '클릭' 하나로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예컨대 외부에서 음식을 구매해 음료와 함께 식사를 즐길 경우에는 얼음, 집게 세트와 와인 바스켓을 요청할 수 있다. 베개의 디자인과 높낮이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도 다른 모형의 베개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다. 켄싱턴리조트 관계자는 "체험형 객실을 운영하며 고객 응대 과정에서 발생한 다양한 의견을 실제 현장에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랜드파크는 버틀러 서비스 강화를 위해 지난 4월 서비스 혁신 조직인 '서비스 인재 개발 센터'를 신설하기도 했다. 서비스 상향 표준화를 위한 것으로 고객과 피드백을 바탕으로 자체 매뉴얼도 만들었다. 궁극적으로는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VIP 서비스 전문가를 양성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노블리안 스취트 객실은 방 2개, 리빙&다이닝, 개별 테라스, 욕실 2개로 구성됐다. 가장 큰 방 모습.

투숙 기간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전망이었다.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는 방 안에서 '켄싱턴비치'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되는데, 방안에서 볼 수 있는 경치는 일품이다. 다음날도 아침에는 날씨가 좋았던 덕에 하늘을 붉게 물들인 노을이 방 안까지 비치는 듯했다. 켄싱턴 설악비치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이 운영하는 리조트 중에서도 바다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또렷한)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할 것"이라며 "고객들도 체험형 객실 묵고 간 뒤에 전망을 최고로 꼽으며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그랜드켄싱턴 체험 객실은 평일에도 예약 전쟁이 벌어진다. 객실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덕분이다. 아울러 체험형 객실을 다녀간 고객 중 70% 이상은 그랜드 켄싱턴 회원권을 구매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세심한 버틀러 서비스, 탁 트인 전망, 피카소 도예작품 컬렉션 등 예술품 전시회를 리조트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혔다.

수억원대 프리미엄 회원권, 비싸도 다 팔리네

그랜드켄싱턴 리조트 이용을 위해서는 회원권을 구매해야 한다.

켄싱턴 비치에서 바라본 그랜드켄싱턴 설악비치 공사 현장. 켄싱턴 설악비치 바로 옆에 위치해있다.

리조트 회원권은 매매 개념으로 재산권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공유제(등기제)'와 금액을 걸어놓고 이용권을 얻는 '회원제'로 나뉜다. 통상적으로 회원제는 전세계약과 같이 원하는 등급에 맞는 입회금을 납입하면 해당 등급에 맞는 이용권을 얻을 수 있다. 입회금은 무기명(누구나 사용 가능, 값이 더 비쌈)과 기명에 따라 값에 차이가 있으며 기간이 지나면 돌려받을 수 있다.


그랜드켄싱턴은 100% 회원제로 연 30박(12분의 1 구좌)이 제공된다. 입회금은 10년 이용 후 반환된다. 회원 등급으로는 ▲에메랄드 ▲사파이어 ▲루비 ▲다이아몬드가 있다. 등급별로 이용할 수 있는 객실이 다르다.


가격은 1억3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 사이다. 수억원대를 호가하지만 편안한 쉼을 선호하는 고액 자산가들 중심으로 회원권은 빠르게 판매되고 있다. 특히 가장 높은 등급인 다이아몬드는 준비된 수량(48구좌)이 모두 팔렸다. 다이아몬드 등급은 그랜드켄싱턴에서 가장 럭셔리한 객실인 '더펜트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소노벨, 소노캄, 쏠비치, 소노펠리체 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소노호텔앤리조트 회원권에 대한 관심도 높다. 올해 초 회원권 리뉴얼과 남해 쏠비치를 새롭게 선보이면서 회원권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 늘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소노호텔앤리조트 회원권은 공유제인 '소너리움'과 회원제 '소노러스, 노블리안 블랙'으로 나뉜다. 노블리안블랙 기준 무기명과 '입회금 사용'을 조건으로 가입을 한다면 4억3500만원을 내야 한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프리미엄 회원권으로 회원제 형태 '르씨엘멤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기본 회원권 혜택에 여수 벨메르와 설악쏘라노 등에 마련된 프리미어 스위트 룸을 이용할 수 있다. 인피니티풀과 조식 무료권이 제공되며 골프장도 할인된다. 연 30박(12분의 1구좌)이 제공되며 무기명 기준 1억5000만원이다.


럭셔리 리조트의 대명사로 자리 잡은 아난티의 회원권은 1억7000만~2억원 정도다. 아난티의 회원권은 공유제로 개인이 구매할 경우 기명과 무기명에 따라 차이가 있다. 연 30박이 제공된다. 아난티 호텔과 리조트들을 보면 회원권이 있어야 이용 가능한 곳과 회원권이 없어도 이용 가능한 곳으로 나뉘어 있다. 회원권이 있어야만 이용 가능한 곳으로는 펜트하우스를 비롯해 아난티 코브(부산), 초대형 리조트인 빌라쥬 드 아난티 등이 있다. 럭셔리한 숙소들이 많아 자산가들 사이에서 아난티 회원권은 인기가 좋다. 아난티 회원권은 코로나 기간(2020~2022년)에는 분양가 대비 평균 27%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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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은 모든 것을 해결할까…3년 만에 사형 집행한 日의 뒷이야기 [日요일日문화]
수정 2025.07.07 13:56입력 2025.07.06 07:30

지난달 27일 연쇄살인범 사형 집행
스즈키 법무상 "피해자·유가족 억울…사회에 큰 충격과 불안감"
사형수 105명…49명 재심 청구

우리나라와 일본의 사법제도를 비교했을 때, 먼저 꼽을 수 있는 차이라면 사형제도일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는 있지만 1997년 이후 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제 폐지 국가로 분류되죠. 그러나 옆나라 일본은 여전히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달 27일 사형을 집행하면서 이와 관련된 찬반 논란이 다시 떠오르고 있죠.


우리나라에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흉악범죄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을 요구하며 사형제를 부활하자는 여론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어떨까요. 사형 집행을 실질적으로 하는 나라에서는 이런 고민이 아예 없어지게 될까요? 이번 집행과 관련해서 일본 언론은 여러 이야기를 보도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일본의 사형제도와 관련해 3년 만에 사형을 집행한 이유, 그리고 이후 계속되고 있는 보도들을 정리해 알려드립니다.

9명 연쇄살인범…약자만 노렸다

이번 형이 집행된 사람은 34세 남성, 연쇄살인범 시라이시 다카히로입니다. 시라이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우울한 게시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고 접근합니다. 그렇게 10·20대 9명을 한명씩 자신의 아파트로 불러 현금을 갈취하고 살해합니다. 이 과정에서 8명의 여성 피해자들은 성폭행까지 저지른 정황이 드러나는데요. 피해자 시신은 모두 자택에 보관했다고 합니다. 체포된 뒤 혐의를 인정하고, 2021년 1월 사형을 선고받게 됩니다. 그리고 4년 만에 사형이 집행된 것인데요.


이 시라이시의 범행 동기 등을 묻기 위해 여러 차례 면회를 가진 기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에 따르면 시라이시는 초반에는 "후회는 없다. 체포된 건 후회하지만 내가 한 일은 후회가 없다"라고 말하거나, "SNS로는 사람들이 잘 걸려들어서 편리했다. 외롭다거나 살고 싶지 않다는 글을 올리는 사람들에게 닥치는 대로 메시지를 보냈다. 피해자들은 체포될 때까지 이름도 몰랐다"고 말하기까지 해 공분을 샀습니다.


그러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유족들이 큰 상실감과 나에 대한 분노를 갖고 있다. 내가 끔찍한 일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하거나, 판결을 앞둔 아침에는 "내가 사형을 당할만한 일을 했기 때문에 사형당할 각오가 돼 있다"라고 입장을 바꿨는데요. 도쿄지방법원에서 사형 판결이 떨어지고 변호인 측이 항소했지만, 본인이 소를 취하해 1심에서 바로 사형이 확정됐습니다. 재판부는 "자기 욕망을 목적으로 한 중대 범죄로 정신적으로 약한 피해자만 노려 계획적으로 범행했다. 교활하고 비열하다"며 형을 선고했습니다. 여기까지가 사형수에 대한 정보입니다.

선거 앞둬서인가 논란 때문인가…타이밍·이유 묻는 언론

일본 언론에서는 사형을 집행한 타이밍에 관해 묻는 보도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왜냐면 2022년 7월 아키하바라 무차별 살상사건을 일으킨 가토 도모히로에 대한 사형을 집행한 이후, 1000일 넘게 사형을 집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일본 언론도 사실상 사형 집행을 중지하는 모라토리엄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추측도 했었는데요.

일본에서는 사형을 집행한 뒤 법무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발표합니다. 이날도 스즈키 케이스케 법무상이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스즈키 법무상은 집행 4일 전인 지난달 23일 집행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해당 건은 자기의 성적, 금전적 요구를 충족시킨다는 등의 이유로 2개월 사이에 9명의 피해자를 낳고, 사회에 큰 충격과 불안감을 준 사건"이라며 "목숨을 빼앗긴 피해자는 물론 유족에게도 억울하기 그지없는 사건"이라고 말했습니다.


회견을 마치고 '왜 지금 집행을 결정했는가', '시라이시가 이번 대상자가 된 이유가 있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스즈키 법무상은 "집행의 판단에 관련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대답할 수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에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국회가 폐회된 타이밍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스즈키 케이스케 법무상이 지난달 27일 사형을 집행한 사실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일본 언론도 속보로 집행 사실을 알렸다. 닛테레.

일본 형사소송법은 사형 집행은 판결 확정으로부터 6개월 이내에 법무상이 명령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형이 궁극의 형벌인 만큼 법무성에서는 재심 가능성, 사형수 본인의 정신 상태를 고려해 여러 차례 검토를 거듭한 뒤 법무상이 명령하게 되는데요. 검토 과정과 사형수의 재심 청구 여부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 집행이 1000일 넘게 이뤄지지 않았던 것에는 전 법무상이 발언이 논란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2022년 하나시 야스히로 당시 법무상은 정치인 모임에서 "법무상은 아침에 사형 도장 찍고 낮에 톱뉴스로 나올 때나 주목받는 수수한 자리"라고 말해 논란이 됐는데요. 이 '사형 도장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경질됐습니다. 이후 기용된 법무상 2명은 이를 의식해서일지는 몰라도 사형 집행을 단행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작년 10월에 시즈오카현 일가족 살해 사건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48년 동안 복역하던 최장기 사형수 하카마다 이와오씨가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게 됩니다.

88세에 누명 벗은 '최장기 복역 사형수'…91세 누나가 입증위해 싸웠다 [일본人사이드]


그러나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이미 오랜 수감 생활로 망상장애 등을 겪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때도 사형제에 관한 논란이 촉발됐죠.

사형제 유지 여론 커…논란은 계속

일본 법무성이 이야기하는 사형 존속의 근거는 국민적 여론입니다. 여전히 사형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죠. 스즈키 법무상도 회견에서 "법치국가로 확정된 재판의 집행은 엄정하게 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국민 여론 다수가 흉악범 사형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사형을 폐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는데요. 실제로 하카마다씨의 재심 사건 이후 지난해 10~12월 실시된 내각부 여론조사에서는 '사형을 폐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직전 조사보다 7.5%포인트 올랐지만 16.5%에 그쳤습니다. 사형이 필요하다고 보는 시각이 높죠.


이번 형 집행으로 일본 구치소에 수용된 사형수는 105명이 됐습니다. 이 중 재심과 재판 청구한 사람은 49명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형 집행 당시 피해자 가족과 지인의 인터뷰도 보도가 됐는데, 일부는 "형이 집행된다고 해서 죽은 사람들은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이것으로 끝난다고 볼 수 없다. 살아서 죗값을 받아야 한다"고 말해 파장이 일기도 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사형을 집행할 때마다, 그리고 10월 10일 '세계 사형 폐지의 날'이 돌아올 때마다 일본에서는 사형제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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