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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D-3…전문가 "과학적 근거 없지만 가능성 제로는 아냐"

수정 2025.07.02 11:02입력 2025.07.02 11:02

日지진학자, '7월 대지진' 예언 반박
"날짜 특정해 지진 예언? 점쟁이·사기꾼"
"발생한다 해도…우연일뿐"

대지진으로 몰려온 쓰나미 가상 이미지로 기사 내용과 무관. 픽사베이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예언했다고 알려진 일본 만화가가 오는 5일 일본에 동일본대지진의 3배 규모 쓰나미가 발생할 것이라는 새 예언을 내놓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대지진 가능성은 과학적으로 낮다고 일축했다.


2일 일본 매체 데일리신조에 따르면 이른바 '7월 대지진'을 예언을 한 인물은 만화가 타츠키 료다. 그는 2021년에 출간한 저서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 "2025년 7월5일에 일본과 필리핀 사이의 해저가 갑자기 탁하고 터지며 거대한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내용의 꿈을 꾸었다고 적었다.


'내가 본 미래'는 1999년 초판 출간 당시 절판됐다. 하지만 책 표지에 쓰인 '대재해는 2011년 3월'이라는 문구 재조명됐고 동일본대지진을 맞췄다는 평가가 나오며 2021년 완전판이 재출간됐다.


그는 책에서 "꿈에 해저가 터지자 동일본대지진의 3배 크기의 쓰나미가 일본 태평양 연안으로 몰려왔다"고 묘사했다. 또 책 말미에는 "꿈을 꾼 날짜로부터 2025년 7월5일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적혔다.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가 자신의 책 '내가 본 미래' 표지. 아마존 홈페이지

이같은 예언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고, 일본 여행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졌다. 홍콩의 저가항공사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예언으로 인한 불안감이 확산해 예약이 30% 급감했다며 홍콩발 센다이·도쿠시마 노선을 각각 주 1회씩 감편한다고 밝혔다. 요나고 공항 등 다른 지역에서도 감편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7월 대지진' 예언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진 예측 전문가인 나가오 도시야스 도카이대·시즈오카현립대 객원교수는 "일본과 필리핀 사이 해역에는 지진이 발생할 지질학적 조건도, 화산 활동도 없다"며 "과거에도 큰 지진이 없었다"고 밝혔다.


'쓰나미로 인해 홍콩, 대만, 필리핀이 육지로 이어진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적으로 전혀 근거 없다"고 일축했다. 쓰나미는 해저의 융기·침강으로 인해 발생하기 때문에 쓰나미가 육지를 솟게 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해 트로프 거대지진이 발생하더라도 동일본대지진보다 큰 쓰나미를 일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덧붙였다.


나가오 교수는 "날짜를 특정해 예언할 수 있는 건 점쟁이나 사기꾼뿐"이라며 "1㎞ 미만 소행성은 예측이 어렵지만, 그런 천체가 해저에 떨어질 확률도 매우 낮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과학 기술로는 지진이나 화산 폭발의 정확한 날짜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이건 지진학자들 사이의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7월5일이라는 특정 날짜에 대지진이 일어날 가능성 자체는 0%라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나가오 교수는 "남해 트로프 거대지진은 평균 100년 주기로 발생하는데 직전이 1946년이었다. 앞으로 30년 이내 80% 확률로 발생한다는 정부 발표도 있다"며 "다만 7월5일에 지진이 발생한다면 결과론적으로 '우연히 맞았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츠키는 지난달 15일 출간된 신간 '천사의 유언'에서 "7월5일이라는 날짜는 '이러지 않을까'라는 대화를 나눈 것이 반영된 듯하다", "꿈을 꾼 날이 반드시 사건이 발생하는 날은 아니다"며 번복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카페인 과다복용으로 숨진 줄 알았는데…"7시간 방치, 제때 진료 못 받아"
수정 2025.07.02 08:43입력 2025.07.02 08:43

카페인 과다 복용으로 긴급전화했지만
7시간 넘게 구조 기다리다 결국 사망
"더 빨리 치료받았으면 생존했을수도"

호주에서 카페인 중독으로 숨진 여성이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제때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가 수년 만에 나왔다.


앰뷸런스 빅토리아 응급차. 앰뷸런스 빅토리아 홈페이지

최근 호주 매체 9뉴스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에 거주하던 32세 여성 크리스티나 랙만은 2021년 4월 카페인 과다 복용 증세로 트리플제로(000·호주 긴급전화)에 신고했다. 그러나 그는 7시간 넘게 구조를 기다리다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빅토리아주 검시관 캐서린 피츠제럴드는 "더 빨리 치료를 받았다면 생존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사건 당시 랙만은 어지럽고 몸이 저린 증상을 호소했지만, 카페인 섭취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그의 신고는 긴급하지 않은 '코드 3'으로 분류되어 2차 건강 평가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후 랙만에게 전화를 걸기 위한 시도가 14차례 있었고 문자도 1회 발송됐지만 모두 응답이 없었다. 약 한 시간 후 전화 우선순위가 상향되었지만 랙만에게 배정된 두 대의 구급차는 더 긴급한 다른 신고자에게 재배치됐고, 구조대는 최초 신고 이후 7시간11분이 지나서야 랙만의 자택에 도착했다. 구급차가 도착했을 땐 랙만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랙만의 이날 휴대폰 기록에는 카페인 정제 배송이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현장에서 카페인 정제나 포장지는 발견되지 않았다. 사후 혈액과 위 내용물의 독성 분석 결과, 일반 커피 섭취로는 도달할 수 없는 치명적 수준의 고농도 카페인이 검출됐다.


빅토리아 법의학 연구소의 디미트리 게로스타몰로스와 나렌드라 군자 교수는 카페인 과다복용의 경우 8시간 이내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으며, 초기에 병원에 이송됐다면 복용 사실을 파악해 적절한 치료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피츠제럴드 검시관은 "응급차가 도착하기까지의 대기 시간은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이라며 앰뷸런스 빅토리아의 구조 실패를 강하게 비판했다. 랙만이 숨진 날 밤, 전체 구급차의 80% 이상이 주요 병원 응급실 앞에서 대기(ramping) 중이었고, 이로 인해 긴급 출동이 불가능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앰뷸런스 빅토리아는 내부 조사 후 시스템 개선에 착수했으며, 보건부와 협력해 병원 응급실 앞 램핑 상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진행 중이다. 빅토리아주의 환자 이송 후 40분 이내 응급실 인계율 90%지만, 최근 집계된 전체 평균은 69.6%에 불과했다. 3월 기준 중간 대기 시간은 26분이었다. 호주 정부는 6월 말까지 4%의 오프로드(구급차가 병원에 도착한 뒤 환자를 응급실에 인계하는 과정) 시간 단축을 각 병원에 요구하기도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6000억대 애경산업 매각 흥행 조짐…애경그룹, 현금 확보 '청신호'
수정 2025.07.02 15:10입력 2025.07.02 07:50

태광그룹, 앵커PE 등 숏리스트 이름 올려
애경산업 6000~7000억 눈높이 맞춰지나
가습기 살균제 이슈 관심, 협상 결과 지켜봐야

애경그룹이 지주사 AK홀딩스와 애경관리자산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63.38%에 대한 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적격 예비인수 후보자(쇼트리스트)가 확정됐다. 국내외에서 화장품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아지며 인수전 흥행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인수 후보 추려진 애경산업, 매각 작업 '탄력'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과 매각 주관사 삼정KPMG는 애경산업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예비입찰 참여자 가운데 쇼트리스트 5곳을 추려 본입찰 초청을 통보했다. 주요 후보자로는 태광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있다. 이외에도 복수의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가 컨소시엄 형태로 입찰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이번 인수전이 태광그룹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 간 2파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태광그룹은 "화장품, 에너지, 부동산개발 등 신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라며 "2025년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경산업 인수는 이 전략의 핵심 중 하나다. 태광은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으로 화장품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주총에서 사업 목적에 '화장품 제조·판매'를 추가하는 정관 변경도 추진한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중소 K뷰티 브랜드 더마펌을 2019년부터 보유 중이다. 이번 애경산업 인수를 통해 화장품 투자 비중을 확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애경산업은 현재 시가총액이 약 4300억원(1일 종가 1만6300원 기준)이다. 애경그룹은 매각 대상 지분 63.38%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반영해 6000억~7000억원 수준의 매각가를 기대하고 있다. 지분가치 대비 약 60% 이상의 프리미엄을 책정한 셈이다.



당초 애경산업은 제조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음에도 화장품 비중이 작아 흥행이 어려울 것이란 평가를 받았다. 중국 매출 비중이 높아 실적 상승세가 제한적으로 나타난 것도 영향을 줬다. 실제로 올해 1분기 기준 애경산업의 화장품 매출 비중은 30%로 지난해 1분기(37%)보다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459억원, 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88.4% 감소했다.

실적 둔화에도 인수 후보들이 몰린 이유는 향후 화장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애경산업은 자체 생산 설비와 브랜드 운영 경험을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매각 추진설이 불거진 지난 4월 애경산업 주가는 1만300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인수 기대감에 힘입어 1만6300원까지 상승했다.


애경산업 팔아 자금 마련…가습기 살균제 이슈도 '해소'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으로 그룹의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애경그룹은 그동안 AK홀딩스가 사정이 어려워진 계열사(애경케미칼·제주항공·애경백화점 등)에 자금을 쏟아부으며 기업을 끌어왔다. 이 때문에 AK홀딩스의 지난해 기준 차입금 의존도는 52%로 2020년 대비 크게 확대됐다. 상황이 어려워지자 자금 수혈을 위해 기업의 '모태'가 되는 애경산업을 팔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애경산업은 창업주인 고(故) 채몽인 사장이 1954년 세운 애경유지공업이 전신이다. 채 회장은 화장비누 '미향'을 성공시켜 회사를 알렸고 이후 주방세제 '트리오' 등 생활용품에서 두각을 보이면서 사세를 확장했다. 1970년에는 채몽인 사장이 타계하면서 부인인 장영신 총괄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았다. 장 회장은 생활용품을 팔아 마련한 현금으로 화학, 백화점, 항공 사업에 진출하며 애경그룹의 기틀을 마련했다.


애경그룹이 이번에 '모태 기업'을 매물로 내놓은 것은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또 다른 리스크인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과 함께 '가습기메이트' 제품의 유해성 논란에 휘말려 있다. 해당 제품은 폐 질환 등을 유발한 독성물질 성분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이로 인한 사망 및 피해 사례가 98명에 달한다.


관련 사건으로 옥시레킷벤키저가 실형을 선고받은 데 비해, 애경산업과 SK케미칼 전 대표는 폐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지난해 대법원에서 금고 4년의 원심이 파기돼 환송됐다. 현재는 파기환송심을 앞두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애경그룹이 아니라 애경산업이 (가습기 살균제 관련) 이슈를 가진 것이기 때문에 주체는 새 주인에게 넘어갈 것"이라며 "다만 협상 과정에서 어떻게 합의할지는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공정위는 이들 두 회사가 주요 성분이 독성물질이라는 점을 은폐하고도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는다고 판단, 제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우리사주 손실로 직원 사기 저하
연합뉴스

상장 이후 주가 하락에 따른 우리사주 손실도 내부 사기 저하 요인으로 꼽힌다. 애경산업은 201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으며 당시 공모가는 2만9100원이었다. 상장 직후 주가는 7만90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현재는 공모가 대비 40% 이상 낮은 수준이다.


직원들은 상장 당시 배정된 136만주 규모의 우리사주 물량을 전량 인수했으며 일부 부장급 직원은 3000~4000주(약 1억원 규모)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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