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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도 기피하는 러브버그 "약으론 안 돼…제거법 따로 있다"

수정 2025.06.30 21:57입력 2025.06.30 18:06

성충 러브버그, 체액에 산성 함유
신맛 탓에 새·개구리 등도 기피해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맛'이 없어 천적도 없는 곤충으로 드러났다. 특유의 신맛 때문에 벌레를 잡아먹는 개구리 등 양서류도 기피한다는 것이다.


앞서 2020년 미국 플로리다대학교 국제환경대학원 새러소타 카운티 캠퍼스 소속 캐럴 와이엇 이븐스 연구원은 러브버그의 생태, 번식, 퇴치법 등 정보를 상세히 담은 글을 공식 블로그에 게재한 바 있다.


서울 시내에서 발견된 러브버그. 연합뉴스

당시 이븐스 연구원은 "러브버그 유충은 새나 거미, 곤충에게 맛있게 느껴지지만, 성충이 된 러브버그는 포식자가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러브버그 성충 특유의 신맛 때문이다.


이 신맛의 원인은 다름 아닌 산성이다. 러브버그는 몸속에 산성 성분을 띈 체액을 생성하며, 개구리나 새 등 포식자가 러브버그를 섭취하면 고약한 신맛을 낸다. 이 때문에 포식자가 러브버그를 기피하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러브버그 성충은 천적 없이 안전하게 번식 활동에만 집중할 수 있다.

러브버그의 산성은 본의 아니게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물론 러브버그의 체액이 피부에 닿는다고 해도 상처를 입는 일은 없지만, 대신 자동차의 페인트칠을 살짝 벗겨낼 정도는 되기 때문이다. 해외 환경단체 환경 리터러시 협의회'도 "러브버그는 신맛이 강하고 껍질이 단단해 양서류가 좋아하지 않는다"며 '생물학적 방제'가 극히 제한적인 곤충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러브버그는 어떻게 퇴치해야 할까. 러브버그에는 기존 곤충 살충제가 잘 듣지 않는다. 대신 분무기로 물을 뿌리거나, 휴지 등으로 쓸어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러브버그의 날개는 연약하고, 물에도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달라붙은 러브버그도 물을 뿌려 비교적 쉽게 없앨 수 있다. 다만 이븐스 연구원은 "산성 액체가 페인트에 흠집을 내지 못하도록 20분 이내에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으며, 인간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아 해충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오히려 러브버그 성충의 경우 꽃의 수분을 도와 익충에 속한다. 그러나 몸집이 큰 편이고 사람에게 달라붙는 특성이 있어 돌발 곤충·생활 불쾌 곤충으로 분류된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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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현역 의원 8명 발탁한 이재명 내각…굉장히 성공할 듯"
수정 2025.07.01 07:51입력 2025.06.30 10:00

이재명 정부 내각 현역 의원만 8명
"국민 의견 많이 들은 현역 정치인 유리"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현역 의원들을 장관으로 발탁한 것과 관련해 "굉장히 성공할 것 같다"고 평했다.


박 의원은 30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재명 내각에 민주당 의원이 8명 있고, 대통령실과 비서실장, 대변인까지 3명이 더 들어가서 11명의 현역 의원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을,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로는 윤호중 민주당 의원을 각각 지명한 데 대해 "두 분 다 아주 개혁적인 분들"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대통령은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해야 하며, 향후 1년이 가장 중요하다"며 "검찰개혁, 국방개혁, 경제개혁 등을 하기 위해선 국민들로부터 의견을 많이 들은 현역 정치인이 아무래도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박 의원은 특검 수사를 앞두고 우울증 등을 호소하며 병원에 입원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휠체어를 타고 퇴원하는 사진이 찍힌 데 대해 "국민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술책"이라며 "지지층을 자극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씨는 우울증 등 지병을 이유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했다가 지난 27일 11일 만에 휠체어를 타고 퇴원했다.


또 윤 전 대통령 측이 소환 조사를 앞두고 지하 주차장 통로 이용을 요구한 것에 대해선 말이 되지 않는 요구라고 했다. 이어 "수사를 지연시켜 시간을 벌자는 것"이라며 "훈장 받으러 가는 게 아니지 않냐. 내일은 (조사에)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7월 1일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박지영 내란 특별검사보는 전날 브리핑을 통해 "소환 일정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의견을 접수했고, 오늘 오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7월 1일 오전 9시 출석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7월 1일 소환 통보에도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사유가 될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의에 박 특검보는 "불응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면 형사소송법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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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교통난민 보고서]①"늘 타던 버스가 사라졌어요"…새벽 4시28분 헐레벌떡 무단횡단해 환승
수정 2025.07.14 09:39입력 2025.06.30 08:00

서울의 미래 - 교통의 미래
서울 안팎 여전히 '이동약자'
경기~서울 버스 줄이어 폐선·단축
금천구 등 '교통 소외지' 여전
"효율성 넘어 형평성도 고려해야"

편집자주[교통의 미래 - 新교통난민 보고서] 교통 접근성 세계 16위 도시 서울의 다른 얼굴은 교통이라는 편의에 닿는 격차 역시 큰 도시라는 점이다. 교통망의 비약적 확충은 지역 균형이라는 목표를 추구했지만 한쪽에선 과밀화, 다른 한쪽에선 사각지대를 낳았다. 75년 대중교통의 역사를 가로질러 이제는 인공지능(AI) 교통 시스템이 구축되는 시대가 도래했지만 교통 빈곤층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교통 격차는 삶의 질 불균형을 낳는다. 아시아경제가 그 실상을 짚어보고 해법도 모색했다.

지난 26일 오전 3시50분 의정부시 가능동. 문을 연 가게 없이 고요한 길목에 버스 한 대가 나타났다. 사람들이 분주하게 버스정류장으로 모여들었다. '106-1번' 버스에 오른 이들은 서울로 출근하는 청소·경비 노동자들이다. 이 버스는 지난해 8월 폐선된 106번 버스의 대체 노선이다. 50여년 의정부 가능동과 종로 5가 사이를 달렸던 106번 버스는 서울 강동구 인근의 새 교통수요에 대응하는 노선 신설을 위해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 서울 중심부인 종로5가로 가던 106번과 달리 106-1번은 도봉산역까지만 운행한다. 이로 인해 106번이 지나던 지역 승객들은 도봉산역에서 버스를 갈아타야 한다.


창경궁 인근으로 출근하며 10년 넘게 106번 버스를 애용했던 이모씨(58)는 "시간이 촉박할 때는 환승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도봉산에서 종로 쪽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탈 때 항상 서두르게 되고, 행여 늦을까 마음이 급해진다는 것이다. 이씨는 106-1번 버스의 하차 장소와 서울로 향하는 갈아탈 버스 정류장 사이에 난 길도 건너야 한다.


오전 4시28분. 106-1번 버스는 '도봉산역 광역환승센터'에 닿았다. 승객들은 이씨 말대로 일제히 길을 건너기 위해 뛰었다. 얼떨결에 기자도 함께 뛰었다. 우리는 건너편 '도봉산역' 정거장에서 서울 시내버스로 환승해야 한다. 100m쯤 걸어 돌아가면 횡단보도가 있지만 물리적 거리보다 바쁜 마음에 '심리적 거리'가 더 멀었다. 뜀박질을 한 기자와 다른 이들이 정거장에 도착하자마자 시내버스가 도착했다. 숨 가쁘게 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가쁜 숨을 몰아쉬던 이씨는 기자에게 "왜 도로 바깥쪽에 내려주는지 모르겠다. 사람들이 다 (환승하기 위해) 무단횡단하고 뛰어가는데 사고가 날까 두렵다"고 했다.


18일 106-1번 버스에서 하차한 승객들이 도봉산역 버스정류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무단횡단을 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하루 940만 '대중교통 메카'의 그림자

지하철, 버스, 그리고 경전철까지 서울은 하루 940만명이 이용한다는 대중교통을 거느린 메가폴리스다. 그렇다면 서울 대중교통의 핏줄은 도시 속 곳곳을 제대로 잇고 있을까.

답은 '아니요'이다. 서울 경계를 넘어 경기도를 오가던 버스 노선은 줄줄이 끊기고 있다. 지난해에만 106번을 비롯해 704번(양주 장흥~서울역), 542번(군포~서울 신사), 9714번(파주 교하~남대문) 등 경기~서울 구간 버스 노선이 단축되거나 폐선됐다. 올해만 해도 1155번(남양주 청학리~석계), 774번(은평~파주)의 노선이 단축됐다.


지난해 6월부터 최근 1년간 서울시 버스 노선조정 명령을 분석한 결과 서울 내에서는 수요 증가에 따라 정류장 증가·증차가 이뤄졌지만 경기 지역에는 감차와 폐선이 중심이었다. 조정이 이뤄진 19개 노선 중 폐선 및 단축된 노선 7개 모두 경기 구간을 포함했다. 이렇게 단축·폐선된 차들은 모두 서울 내 이용 편의 개선, 아파트 신축 수요에 따른 노선 신설이나 증차에 활용됐다. 길게는 수십 년, 역사가 긴 노선이 연이어 폐선되자 경기에서 서울로 오가던 승객들은 반대 의견을 냈다. 특히 기자가 탄 106번 대체노선 106-1번 버스는 오전 4시에도 정류장마다 사람들이 대기 중이었고, 중간에는 서서 가야 할 정도로 만원이었다. 때문에 민원이 집중돼 의정부 시장까지 참석한 106번 버스 폐선 반대 집회가 열리기도 했다.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문제는 서울 안에서도 발생한다. 서울 열린데이터 광장에서 찾아본 2024년 서울시 통근·통학 평균 소요시간을 보면 지역별 대중교통 접근성 편차가 드러난다. 권역별로는 서울 서남권에서 통근·통학에 평균 35.16분이 걸리는 것으로 나와 가장 길었다. 자치구별로는 금천구 41.77분, 영등포구 40.91분, 노원구 40.27분 순으로 길었다. 통근 시간이 가장 짧은 서대문구(27.85분)와는 최대 13분 차이가 난다.


지하철역 분포는 '빈익빈 부익부'였다. 코레일·서울교통공사 관리 노선은 송파구에 무려 28개 지하철역이 몰려 있고, 중구에 23개, 강남구 21개 지하철역이 있었다. 반면 강북구는 3개, 관악구 4개, 금천구 4개에 그쳤다. 이 같은 편중의 결과로 서울시내 대학 가운데 지하철역 한 곳도 접근이 힘든 대학도 나타난다. 성북구에 자리한 국민대는 학교와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우이신설선 북한산보국문역까지 도보로 25~30분이나 걸린다. 학생 대부분은 4호선 길음역에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학교까지 온다. 그런데 길음역 인근은 상습 차량 정체구역이다.


국민대 학생 허모씨는 "길음역에서 버스를 타도 비가 오거나 퇴근길 등 차가 막히면 15분 거리를 1시간30분 동안 간 적도 있고, 차가 너무 안 움직여 버스에서 내려 1시간 걸어서 간 적도 있다"며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했다. 같은 학교 3학년 윤도영씨(23)는 "미아사거리에서 등교시간에 버스를 타면 사람이 너무 많아 버스를 한 번 보내야 할 정도"라며 "특히 학교에서 길음역으로 가는 버스는 상명대를 거쳐서 오기 때문에 학생들이 꽉 차 있어서 더 힘들다"고 했다.


이 때문에 국민대를 비롯한 성북구 소재 6개 대학은 '강북횡단선' 경전철 건설을 요구해왔다. 강북횡단선은 청량리역, 성북구 정릉·길음, 서대문구 홍제, 마포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 양천구 목동역을 잇는 경전철이다. 윤씨는 "서울에 있는 웬만한 학교들은 바로 앞에 지하철역이 있어서 부러움의 대상"이라며 "졸업 때까지 누리기는 힘들겠지만 재학생 입장에서 강북횡단선이 있다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제성 논리 vs 이동 약자 위한 배려

경기 구간 버스 노선 폐선과 서울내 교통 소외지의 존재는 경제 논리와 연관이 있다. 성북구 대학들이 요구해 온 강북횡단선은 지난해 6월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심의에서 탈락했다. 시민 접근성 향상보다 수익성을 우선한 셈이다.


2004년 준공영제와 함께 도입된 버스총량제도 결국 재정 문제와 뗄 수 없다. 총량제에 따르면 신규 노선에 버스를 배치하려면 기존 노선을 없애 해당 차량을 활용해야 한다. 이는 신규 노선 신설을 어렵게 하고, 신설되더라도 다른 지역 시민이 이용하는 노선을 잃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경기 지역 노선이 폐선되고 서울 강동·장위에 노선이 신설된 것도 이 같은 흐름에서다. 서울시는 교통 혼잡과 공해를 줄이기 위해 총량제를 실시한다는 입장을 내세우지만 버스회사의 적자를 보조금으로 채워주는 준공영제하에서 재정 과다 투입을 막기 위해 증차를 억제하는 측면도 존재한다. 김훈배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은 "차량을 늘리게 되면 그만큼 예산이 들어가고, 그 때문에 총량제로 묶는 것"이라며 "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영제 체제였다면 (소외 지역에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구간 노선 폐지에 대해 서울시는 교통 흐름을 감안한 것이라고 말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경기·인천 곳곳에서 서울 중심지까지 쭉 들어오는 것만 원하니 부하가 걸린다"며 "서울 전체 교통을 생각하면 구파발, 도봉산 등 외곽 허브에서 노선을 끊어서 오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는 "서울시 버스가 7000여대인데 경기에서 6000대 이상이 (서울로) 진입하기 때문에 도로망에 비해 현재 (경기) 버스 공급이 적은 것도 아니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중교통은 가급적 접근 기회균등이라는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버스 총량제하에서는 결국 수요가 적고 운송이 힘든 노선들이 먼저 폐선되는데, 이렇듯 효율성만 따라가다 보면 소외 지역이 늘게 된다"며 "지금껏 지켜온 서울시의 세계적 대중교통 서비스 수준을 지키기 위해서는 약자와 소외지를 고려하는 형평성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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