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바이브 코딩'에 몰입해봤다는 이준석 "IT 개발자 구조 무너질 것"

수정 2025.07.01 07:44입력 2025.06.30 12:41

지난 한 달간 코딩 등 AI 기술 직접 체감
"청년 세대, 기우제식 창업으로 흐를까 걱정"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대선이 끝나고 한 달쯤, 소위 '바이브 코딩'이라는 트렌드에 몰입해 살아봤다"며 "국회의원이 무슨 코딩이냐고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국회의원이 인공지능(AI)을 직접 탐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하는 건 오히려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0년간 대한민국 IT 산업을 떠받쳐온 개발자 수급 구조가 무너지는 조짐이 보인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3일 방송 3사 출구조사 발표를 확인한 뒤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에 도착해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5.6.3 김현민 기자

29일 이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재명 정부 초기의 여러 이슈도 있었지만, 정작 제 관심은 'AI라는 거대한 파도가 닥쳐올 텐데, 대한민국은 그 흐름을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머물러 있었다"며 "Cursor(커서), Claude Code(클로드 코드), Gemini(제미나이) CLI 이런 도구들을 즐기면서 다뤄보는 토큰값만 1000달러는 썼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오랫동안 머릿속에만 있던 아이디어를 '입코딩' 수준으로 현실화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한편으로는 30년간 대한민국 IT산업을 떠받쳐온 개발자 수급 구조가 무너지는 조짐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AI 기술 수준을 체감해본 그는 "판교, 테헤란로, 가산디지털단지의 기존 종사자들은 당장은 큰 변화 없이도 버티겠지만, 이제 막 산업에 진입하려는 청년 세대에게는 상황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5 메타버스 엑스포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대선 기간 정말 많은 대학생과 취업준비생을 만났다. 각자 처지에 따라 기대하는 초봉 수준이 있었고, 그 기대를 포기하기 어려운 이유도 충분히 있었다"면서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앞으로 그런 양질의 일자리가 수요만큼 만들어질 수 있을까에 대해선 저 자신도 날이 갈수록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갓 취업을 준비하던 세대는, '취업'이 아니라 '창업'으로 방향을 틀게 되는 시대가 오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 창업이라는 것도 충분히 준비된 도전이라기보다는 한 달 단위로 프로토타입 만들어 올리고, 어딘가에서 '터지기'를 기다리는 '기우제식 창업'의 양상으로 흘러갈까 걱정"이라며 "그게 자율적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내몰리는 흐름이라면 더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이 경험해보고 놀랐다는 '바이브 코딩'은 사람이 말로 설명하면 AI가 코드를 대신 작성해 주는 새로운 프로그래밍 방식이다. 코딩을 몰라도 누구나 컴퓨터 프로그램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할 수 있는 시대를 연다는 점에서 테크 업계의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구체적으로 바이브 코딩은 구체적으로 오픈AI 공동창업자인 안드레이 카파시가 올 2월 소셜미디어에서 만든 신조어다. 느낌을 의미하는 바이브(vibe)와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작업인 코딩(coding)을 합친 용어다. 복잡한 코드를 입력할 필요 없이 '느낌 가는 대로' 지시하고, 실행해 보고, 수정해 주면 된다는 뜻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징어게임3' 해피엔딩 버렸다…다수결은 옳은가"[인터뷰]
수정 2025.06.30 22:21입력 2025.06.30 22:21

시즌3로 마침표, 황동혁 "미국판은 없다"

'오징어게임3'을 연출한 황동혁 감독이 30일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시즌 3을 끝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2021년 시즌 1 공개 이후 6년 만이다. 전 세계를 뒤흔든 시리즈는 찬사와 비판을 동시에 안고 막을 내렸다.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황동혁 감독은 "이 자리가 정말 마지막 인터뷰"라며 "홀가분하면서도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그는 "6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작품을 생각하며 살았다"며 "이만큼 큰 사랑과 관심을 다시 받을 수 있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시즌 3을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 꼽았다. 그는 "제가 하고 싶었던 모든 이야기가 시즌 3에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마지막 게임 '고공 오징어 게임'은 사회 구조의 축소판이다. 황 감독은 "공사장 형태의 무대는 부실하게 쌓인 사회를 상징한다"며 "기둥이 낡아 무너질 듯하고, 참가자들이 서로를 밀어 떨어뜨리는 모습이 지금 세상과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게임장 뒤편 묘지에는 라틴어 문구 '오늘은 나지만 내일은 너다'가 적혀 있다. 그는 "세상은 약자를 먼저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굴러가고, 그 약자는 점점 더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했다.

원래는 해피엔딩이었다. 성기훈(이정재)이 승리하고, 외부 지원군이 구하는 설정이었다. 황 감독은 "그렇게 만들면 시즌 4, 5도 가능했지만, 세상은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며 "지금의 경제 불평등, 기후 위기, 난민 문제, 자영업자 부채 같은 현실을 보면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이 작품은 자성을 촉구하는 이야기"라며 "기훈의 선택은 닥쳐올 재앙을 막기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명기(임시완)는 "가장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했다. 황 감독은 "술래잡기 게임에서 한 명을 죽이면 상금이 늘어난다는 유혹에 넘어가는 명기의 모습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딜레마"라며 "점점 더 어둠에 빠져가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배역들의 선택과 엔딩에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금자(강애심)가 아들 용식(양동근)을 찌르는 장면에 대해선 "아들이 미쳐서 살인자가 되는 걸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는 "결국 금자는 그 선택으로 아들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현주(박성훈)는 "가장 이타적인 순간에 죽음을 맞는 인물"이라고 정의했다. 황 감독은 "그 죽음은 명기와 준희(조유리)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강을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고 설명했다.

'오징어게임3'에서 명기(임시완)가 허공을 응시하는 장면. 넷플릭스

시즌 3 곳곳에는 현대 사회에 대한 풍자가 숨어 있다. 마지막 게임장에 걸린 '안전제일' 현수막은 실제 한국 사회의 부실공사와 안전 불감증을 꼬집는다. 황 감독은 "사회도 안전제일을 외치지만 결국 발전과 이윤을 우선한다"며 "그것이 사회가 무너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민주주의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황 감독은 "다수결이 정말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며 "히틀러도 선거로 집권했다. 지금은 AI(인공지능), 가짜뉴스, 포퓰리즘이 판치는 세상이다. 다수가 과연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는지 회의가 들었다"고 밝혔다.


외신들이 '오징어 게임'을 한국 사회에 대한 풍자로 해석하는 데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이건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라며 "후기 자본주의 사회라면 어디든 벌어지는 일이다. 경쟁은 치열해지고,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진다"고 말했다.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시즌 3 말미에 '딱지맨'으로 등장하면서 미국판 제작설이 돌았지만, 황 감독은 "전혀 계획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케이트는 그냥 팬으로서 카메오 출연한 것"이라며 "미국판을 염두에 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핀오프 제작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최 이사가 박 선장 집 벽에 딱지맨과 프런트맨이 함께 낚시하는 사진을 붙여둔 장면에서는 여러 상상이 가능하다"며 "그런 소소한 외전은 생각해볼 수 있지만, 큰 이야기는 시즌 3으로 끝났다"고 선을 그었다.


황 감독은 차기작으로 극장 영화를 고심 중이다. 그는 "원래 차기작으로 극장 영화를 생각했는데, 한국 극장 시장이 너무 빨리 무너졌다"며 "누군가의 돈을 받아 영화를 찍는 건 돈을 벌겠다는 약속인데, 그 약속을 쉽게 드릴 수 있을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창작자로서의 철학도 명확하다. 그는 "자기 것을 잃지 않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누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면 아무것도 안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황 감독은 "사랑도, 비판도 모두 감사하다"며 "이 모든 것은 작품에 대한 관심과 파급력의 결과다. 내 생에 또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27일 계약 못 해 가계약금 날리겠네"… 하루 차이로 대출 절벽[부동산 AtoZ]
수정 2025.08.13 21:09입력 2025.06.30 13:29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기습발표
서울 아파트 74% 대출 감소 타격

정부가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고강도 규제를 시행하면서 하루 차이로 정식 계약을 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계약을 포기하거나 가계약금을 날릴 위기에 놓였다.


윤지해 부동산R114 프롭테크리서치랩장은 30일 "27일 안에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면 종전 조건으로 잔금 대출이 가능하고, 중간에 대출이 중단되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식 계약이 된 상태라면 계약 파기 사유가 없지만, 단순 가계약 상태였다면 이번 대출 규제를 그대로 적용받는다"며 "집값이 급등하던 시기처럼 매도자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하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이번 규제는 정부가 지난 27일 정오 이전에 공식 발표한 내용이다. 윤 랩장은 "자금 여력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정부 발표 직후 같은 날 오후 안에 서둘러 정계약으로 전환했을 것"이라고 했다. 발표와 시행 사이 시간이 있었던 만큼 애초에 지불 능력이 있었는지와 계약을 성사하려는 의지가 있었는지 여부가 실질적인 갈림길이 됐다는 얘기다.


현장에서는 가계약 단계에서 매수 결정을 내린 수요자들이 자금 조달 계획에 큰 차질을 겪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식 계약 전 규제 적용일을 넘기며 대출 한도에 막히는 경우 매수인이 계약을 철회해야 할 수도 있다. 이 경우 계약금 일부를 날리는 가계약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계약금 일부를 선지급한 수요자 입장에서는 하루 차이로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을 잃을 수 있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새로 도입한 기준이 아니라 그간 유지돼 온 가계부채 대책 및 대출 관련 정책 원칙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가계약은 말 그대로 정식 계약이 아니기에 법적으로 계약으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가계약을 예외로 인정하면 구두계약이나 허위 주장 등으로 이어져 제도 운영에 큰 혼란이 생긴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서울 시내 은행 앞 대출 홍보물을 지나는 시민. 연합뉴스

이번 규제로 줄어드는 대출 가능 금액은 상당하다. 부동산R114의 수도권 아파트 시세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서울 25개 자치구 중 18개 구에서 기존보다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는 규제지역인 강남3구와 용산구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50%, 그 외 지역은 70%가 적용돼 차주의 소득에 따라 6억원 이상 대출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번 대책으로 지역과 무관하게 주담대 한도가 6억원으로 일괄 제한된다.


영향을 받는 가구는 서울 내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전체 아파트 재고(171만7384가구)의 74%에 달하는 127만6257가구에 이른다. 특히 평균 매매가가 25억원 안팎인 강남권에서는 기존에 대출로 잔금을 조달하던 실수요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