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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전체가 수치심 느껴"…선 넘은 '동탄 미시룩' 법적 제재 어려워

수정 2025.05.07 13:33입력 2025.05.06 12:21

"성적 대상화·지역 이미지 훼손" 민원
지자체 검토 후 "모욕죄 성립 어려워" 결론

경기 화성시의 신도시 '동탄'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 중인 선정적인 모습의 여성 피규어가 논란이다. 이 피규어는 최근 유행하는 밈인 '동탄 미시룩'을 과장되게 형상화해 여성을 대상화하고 지역 이미지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부터 한국과 일본 온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연합뉴스는 6일 화성시는 관련 민원 100여건을 접수해 법적 검토에 나섰으나 명예훼손·모욕죄가 성립될 수 없어 법적으로 제지하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피규어 '동탄'. 코믹스아트 캡처 연합뉴스

'동탄 미시룩'은 동탄에 거주하는 여성이 입을 법한 원피스 패션을 의미하는 온라인 밈이다. 동탄이 '젊은 부부가 많이 사는 신흥신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한 2020년 이후 등장한 이 복장은 원래 신도시에 거주하는 젊고 세련된 여성 패션을 의미했다. 이후 여성 연예인의 옷차림을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뜻으로 변질됐다.


이 피규어는 신체의 실루엣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몸에 딱 붙는 원피스 차림으로 선정성을 극대화했다. 가격은 최대 10만원대다.

앞서 누리꾼들은 화성시와 지역 경찰서에 동탄 피규어 판매를 중지해달라는 국민신문고 민원을 제기했다. 표현의 자유를 넘어 여성을 성적으로 상품화하고 동탄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현재 일본 온라인 숍에서 '동탄'이라는 이름으로 판매 중인 피규어. 일본 온라인숍 캡처 연합뉴스

X(옛 트위터)에는 "해당 광고는 여성을 성적 상품화해 판매 목적으로 이용하고, 동탄 지역에 대한 부정적인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킨다"거나 "동탄은 거주민에게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역이어야 함에도 이와 같은 표현과 상품으로 인해 지역 거주민 전체가 불편함과 수치심을 느끼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화성시는 관련 민원이 지난 1월 중순부터 한 달간 125건 접수됐다는 사실을 알리기도 했다. 시는 "대법원 판례에 따라 모욕죄는 특정한 사람 또는 인격을 보유하는 단체에 대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할 만한 경멸적 감정을 표현함으로써 성립하므로 그 피해자가 특정돼야 한다"며 "모욕죄 성립이 어렵고, 성희롱에 대해서도 구체적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매니저 사칭 주의"…송가인 긴급 공지 올려
수정 2025.05.06 20:54입력 2025.05.06 20:54

최근 매니저 사칭 대리구매 사기 발생
"외부에 금전이나 물품구매 요청 안 해"

가수 송가인 측이 매니저 사칭 사기 사건이 발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가수 송가인. 연합뉴스

6일 송가인의 소속사 제이지스타는 "최근 자사 직원을 사칭하며 금품을 편취하는 이른바 '대리 구매' 사기 수법이 발생했다"며 "이들은 송가인 매니저라고 사칭하며 회식 등을 이유로 소상공인에게 접근한 뒤 한 업체에서 와인을 구매해 준비해두면 회식 때 같이 결제하겠다고 요구했다"라고 밝혔다.


소속사는 "당사 직원은 어떠한 경우에도 외부에 금전이나 물품 구매를 요청하지 않는다"며 "유사한 요청을 받을 경우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니 절대 송금하거나 대응하지 말길 바란다"며 "당사 직원이 맞는지 확인하고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즉시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송가인도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내용을 공유하며 "긴급 공지사항 알려드린다"며 "사기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 부탁드린다"고 재차 당부했다.

최근 유명인 등을 사칭하는 사기 사건이 많아지고 있다. KBS2 예능 '1박2일' 측도 최근 제작진을 사칭해 일부 지역 식당에 단체 예약을 하고 무단으로 노쇼(no-show)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알렸다. 제작진은 "제작진을 사칭하는 의심스러운 연락을 받았을 경우 KBS 시청자 상담실로 연락해 사실 확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송가인은 2012년 트로트 가수로 데뷔해 2019년 TV조선 '미스트롯' 시즌 1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가인이어라', '엄마 아리랑', '서울의 달' 등의 히트곡을 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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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히트치자 너도나도 카피…사라진 도전 정신[K-푸드 짠물 R&D]①
수정 2025.05.13 07:48입력 2025.05.06 08:40

3조클럽 식품기업 R&D 분석
매출대비 투자비용 평균 0.68%

글로벌 1위 네슬레 연간 2조원 쓸때
11개 식품사 합산 4500억원 그쳐
경쟁사 따라하기…혁신 제품 없어

편집자주K-푸드의 인기가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라면과 만두 등 한국산 먹거리는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 100억달러(15조여원) 가까이 팔려나가 매년 최대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K-드라마와 K-팝 등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끈 덕분이다. 하지만 K-컬처에 편승한 한국 식품의 경쟁력은 지속 가능하지 않아 반짝 흥행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국내 식품기업의 연구개발(R&D) 실태를 점검하고, 미래 먹거리의 원천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연합뉴스

#글로벌 K-푸드 열풍을 주도한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은 비슷한 맛과 포장의 '미투 제품(Me-too products)'이 봇물을 이룬다. 중독적인 매운맛이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국내외 식품사들이 불닭 인기에 편승해 비슷한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일례로 하림산업은 지난해 9월 '용가리 불볶음면'을 출시했다. 베트남 고추와 하바네로 등을 소스에 담아 강한 매운 맛을 냈다는 이 라면은 검정색 바탕에 붉은색 제품명을 담은 포장까지 '불닭'과 꼭 닮았다. 올해 들어선 지난 3월 삼양식품의 까르보 불닭볶음면과 똑같은 분홍색 패키지의 '용가리불볶음면 까르보나라'(컵)를 선보였다. 앞서 팔도도 올해 1월 '볼케이노 까르보나라'를 출시했다.


불닭볶음면은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2011년 딸과 함께 명동에서 매운 음식을 맛있게 먹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고 '강렬한 매운맛'을 라면에 적용했다. 김 부회장은 직접 마케팅 부서 및 연구소 직원들과 전국의 유명 불닭, 불곱창, 닭발 맛집들을 찾아다니며 1년간 매운 소스 2t, 닭 1200마리를 연구개발에 쓴 결과 탄생했다. 하지만 대다수 불닭 미투 제품은 손쉽게 비슷한 매운맛을 구현해 '불닭 트렌트'에 올라 탄 것이다.


지난해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은 연구개발(R&D)을 위해 매출액대비 1%에도 못 미치는 비용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간 R&D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지만, 글로벌 식품사와 비교해 절대적인 규모에서 적었다. 특히 혁신적인 제품이나 기술 개발보다 기존 제품을 모방하거나 리뉴얼한 제품 개발이 대다수였다.


네슬레 2조 VS 국내 11개 식품사 4375억

6일 아시아경제가 지난해 기준 매출 3조원을 넘은 11개 국내 식품기업의 R&D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평균 0.68%를 기록했다. 이는 10년 전 평균 R&D 비중 0.56%에서 늘어난 수준이다. 이들 11개 식품사가 지난해 쓴 R&D 비용은 4375억으로, 10년 전(1908억원)과 비교하면 2배 넘게 늘어났다.


다만, R&D 비중이 1%를 넘은 기업은 CJ제일제당대상등 2곳에 그쳤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180억원을 R&D에 투자했지만, 이 마저도 2023년 233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이어 ▲대상 1.09%(479억원) ▲풀무원 0.9%(300억원) ▲농심 0.9%(296억원) ▲롯데칠성음료 0.74%(296억원) ▲롯데웰푸드 0.7%(285억원) ▲오뚜기 0.7%(204억원) ▲오리온 0.52%(58억원) ▲동원F&B 0.31%(133억원) ▲SPC삼립 0.25%(97억원) 순이었다.



이같은 국내 식품기업들의 R&D 규모는 제조업 평균을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국내 제조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 평균은 4~5% 수준으로, 식품 기업들은 이보다 6분의 1 수준에 그친다.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도 국내 R&D 투자는 규모면에서 적대적으로 작다. 세계 최대 식음료 기업인 네슬레는 지난해 R&D 비용으로 16조6700만달러(약 2조3910억원)를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액 913억5400만달러(131조290억원)의 1.8% 수준이다. 지난 5년간 네슬레는 꾸준히 매년 2조원 규모의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국내 식품 기업들의 연구개발 비용을 모두 합쳐도 네슬레에 미치지 못한다.


R&D 투자 막는 경쟁사 따라하기

더 큰 문제는 식품업계의 고질적인 관행인 '경쟁사 따라하기'가 R&D 투자의 필요성을 막고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식품업계에선 1등 상품과 유사한 '미투 제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국내 식품시장에선 매년 300개 정도의 신제품이 꾸준히 쏟아지는데 시장에서 인정받는 혁신 제품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일례로 종합식품기업 가운데 R&D 투자 비중이 가장 낮은 동원F&B의 경우 지난해 연구개발 실적을 살펴보면, 참치캠 13종과 냉동식품 34종 등 186개에 달하는 일반식품을 개발했다. 또 유제품 44종, 소스 671종을 비롯해 974종의 조미식품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킨 혁신 제품은 전무하다.


그나마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이 그동안 수천억원을 R&D에 투자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해 햇반 서리태흑미밥을 비롯해 소바바 신제품, 스팸 싱글 닭가슴살, 비비고 순살가자미구이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식품업계에선 낮은 영업이익률이 인색한 R&D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이들 3조클럽 식품기업의 지난해 평균 영업이익률을 5.6%다. 해외 비중이 높은 오리온(17.5%)을 제외하면 4.3%에 그친다. 이는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 6.2%에 못 미친다.


식품 산업은 대표적인 저마진 산업으로 꼽힌다. 원재료에 인건비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 내수를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제품 가격 인상에 민감해 이윤을 많이 남기지 못한다. 원자재 대부분을 해외에서 수입하는데, 코코아와 커피 등 주요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원·달러 환율까지 상승하면 비용이 커지는 구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 시장에서 성공한 기업들이 영업이익률을 높이고 있지만, 대부분 기업은 10%의 벽을 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라며 "신사업을 추진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예산을 배분할 때도 이 같은 점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햇반·동원참치·신라면 등 독과점 제품에 매출 의지

다만, 식품기업들이 이미 독과점 시장을 차지한 제품에 의지하면서 연구개발에 소홀하다는 지적은 여전하다. CJ제일제당의 햇반이나 동원F&B의 참치, 농심의 신라면,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 등 장수식품이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꾸준히 매출을 일으키면서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특별한 연구개발 없이도 매출을 충분히 낼 수 있어 신제품 개발엔 뛰어들지 않아도 된다는 발상이 업계에 만연한 게 사실"이라며 "오히려 '도전정신'을 없앤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국내 식품 시장 초기에 일본이나 미국 등 해외 제품을 무조건 모방했는데, 아직도 그 문화가 여전하다"며 "신제품 출시를 위해선 R&D 비용과 시간이 많이 투입되고 성공 확률도 낮지만, 기존 제품을 리뉴얼하고 타사 제품을 베끼면 당장 안정적 매출을 가져다줘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그는 "R&D 집중도가 떨어질수록 제품 다양화는 떨어지고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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