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SKT 유심교체 하루 15만개… 모두 바꾸려면 최소 6개월 걸려

수정 2025.04.28 14:49입력 2025.04.28 11:16

1명당 교체 시간 15분
SKT "다음 달까지 유심 500만개 추가 확보"

유심교체와 동일한 효과 '유심보호서비스' 먼저 가입해
다른 휴대전화 개통 차단해야

SKT "피해 발생하면 100% 책임질 것"

공항 로밍센터도 북적
입국하자마자 "유심부터 바꾸자"


SK텔레콤이 28일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유심교체를 시작했지만 2500만명(알뜰폰 가입자 187만명 포함)에 달하는 전체 가입자들의 유심을 교체하려면 최소한 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유심 교체에 투입할 수 있는 인원을 모두 가동해도 하루에 15만개 정도 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1명당 유심을 교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5분 정도"라며 "이 시간을 감안했을 때 SKT의 일일 교체 가능 물량은 15만개"라고 했다. SKT 전체 가입자 수로 나눠봤을 때 산술적으로 걸리는 시간은 167일. 휴일 등을 감안하면 전원 유심교체를 가정했을 때 걸리는 시간은 6개월을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SKT가 확보한 유심 물량도 한정적이다. SKT는 "현재 약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고 다음 달 말까지 약 500만개의 유심을 추가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먼저

SKT는 '유심대란'이 현실화되자 교체 이전에 동일한 개인 정보 보호 예방 효과가 있는 유심보호서비스 가입을 먼저 권유하고 있다. 유심보호서비스는 불법 복제 유심을 통해 기존에 사용자가 쓰던 휴대전화 외에 다른 휴대전화 개통 시도가 있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결제를 시도할 경우 즉시 이를 차단해 주는 서비스다. 유심을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SKT가 앞서 "유심보호서비스로 해킹 피해를 막을 수 있으니 믿고 가입해달라"면서 "피해가 발생하면 SKT가 100% 책임지겠다"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날인 27일 오후 6시 기준 총 554만명의 SKT 이용자가 이 서비스에 가입했는데 전체 가입자(약 2300만명)의 24%에 해당하는 수치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현재 탈취됐다고 알려진 정보들을 보면 유심 교체 없이 유심보호서비스만으로도 충분히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입국하자마자 "유심부터 바꾸자" 공항도 북적
지난 27일 저녁 8시가 넘은 시간에도 김포공항 국제선 건물에 있는 SKT 로밍센터 앞에는 40여명의 가입자들이 유심 교체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사진=박유진 기자)

다만 유심보호서비스 가입 시 해외 로밍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공항에서도 유심을 교체하려는 가입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27일 오후 8시 김포공항 국제선 건물에 있는 SKT 로밍센터 앞에는 40여명의 가입자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일본 도쿄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바로 유심 교체를 하러 왔다는 김지수씨(38)는 "로밍센터에서 유심교체가 가능하다는 소식을 듣고 짐 찾자마자 바로 달려왔다"며 "세 가족이 다 SKT를 쓰고 있어서 전부 교체했다"고 했다.

승무원인 한다애씨(27)도 "나는 바꿨지만 가족이 아직 유심을 못 바꿨다"며 "내일도 비행이 있어서 혹시 유심 두 개를 예약할 수 있을지 확인하러 왔다"고 했다. SKT는 5월 중 로밍 시에도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박유진 기자 geni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단독]한화엔진, 중속엔진사업 10년 만 재진출 검토…HD현대 중심 판 깨나
수정 2025.04.28 07:47입력 2025.04.28 06:50

그룹차원 포트폴리오 강화…방산·조선 시너지↑
STX엔진 인수설도 솔솔…매수·매각 모두 적기
공급망 다변화·경쟁구도 개선

한화그룹이 계열사 한화엔진을 통해 중속엔진 사업 재진출을 전격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여년 전 철수했던 시장에 다시 발을 들이려는 배경에는 그룹 차원의 방위산업 포트폴리오 확장 전략과 HD현대 중심으로 재편된 시장 판도에 대한 견제 심리가 동시에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엔진은 최근 중속엔진 시장 재진출을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화엔진의 전신인 HSD엔진 시절 확보한 중속엔진 관련 라이선스와 기술로 사업을 시작한 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방식으로 규모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중속엔진은 선박 내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용 보조엔진(보기엔진)이나 중소형 선박(군함·해저 시추선·여객선 등)의 주엔진으로 주로 사용된다. 한화엔진은 재진출 초기 단계에서는 보기엔진 중심으로 사업을 재개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군함용 엔진, 기존 선박의 리트로핏(retrofit·성능개선) 엔진 수요까지 대응하는 구조를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엔진 관계자는 "아직 사업 재개 여부가 확정된 단계는 아니다"며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룹 차원 포트폴리오 재편…방산·조선 시너지 강화

이 같은 움직임은 방산 중심으로 그룹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는 한화그룹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한화그룹은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조선과 방산 시너지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계열사 한화오션을 중심으로 최근 미국 군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으며, 호주 조선사 오스탈(Austal) 인수까지 추진하면서 방산 조선 역량을 키우고 있다. 한화엔진이 중속엔진을 다시 확보할 경우 군함 건조에 필요한 엔진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지면서 그룹 차원의 방산 역량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중속엔진 시장은 HD현대중공업이 사실상 독주하고 있는 구조다. HD현대중공업은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HiMSEN)'을 통해 글로벌 중속엔진 시장에서 약 35%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특히 친환경 연료인 메탄올을 사용하는 중속엔진 부문에서는 72%의 점유율로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화의 중속엔진 재진입은 이같이 굳건한 HD현대의 시장 지배력을 정면에서 겨냥하는 도전이 될 수 있다.


다만 접근 방향은 극명히 갈린다. HD현대가 조선·엔진·기자재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뤄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운 반면 한화는 방산과 연결된 전략통합형 포트폴리오로 맞서게 된다. 엔진 제조에서 군함 조선, 무장체계까지 한 그룹 안에서 연결되는 구조다. 이는 정부는 물론 해외 정부 조달시장, 특히 미국 국방조달(G2G) 사업에서도 강력한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한화의 중속엔진 사업 복귀는 단순 조선기계 부문 확대를 넘어 '조선 기반의 글로벌 방산 그룹'이라는 청사진을 위한 핵심 퍼즐이 될 전망이다.


STX엔진 인수설도 솔솔…매수·매각 모두 적기

최근 흘러나오는 한화그룹의 STX엔진 인수설도 같은 맥락이다. STX엔진은 민수와 군수를 아우르는 육상엔진과 해상엔진 및 전자장비 기술을 갖추고 있다. 특히 국내 중속엔진 분야의 주요 플레이어로, 매각이 현실화할 경우 시장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관련 생산 인프라 및 기술 인력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상으로 꼽힌다.


STX엔진 대주주인 유암코가 보유지분을 꾸준히 매각한 것도 회사 매각의 전초작업으로 해석된다. 유암코는 올해 들어서만 지분 5.43%를 블록딜로 처분했다. 2023년 84%에 달했던 지분율이 올해 들어 60.64%(보통주 기준) 수준으로 떨어졌다.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 성격도 가진 방산과 조선 업종 특성상 STX엔진을 인수할 만한 곳은 HD현대중공업그룹과 한화그룹 밖에 없는데, 이 중에서도 중속엔진 강화가 필요한 한화가 더 적극적일 것"이라며 "보유 지분이 상당한 유암코도 몸값이 너무 비싸지면 오히려 팔기 어려워질 수도 있기에 매각에 적극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차원 긍정적…공급망 다변화·경쟁구도 개선

업계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국내 중속엔진 시장은 현재 HD현대의 사실상 독점 체제라 공급망 편중에 따른 위험성도 지적됐기 때문이다. 한화가 이 시장에 복귀할 경우 공급망 다변화와 경쟁 구도 개선이라는 효과가 기대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HD현대 계열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엔진 시장에서 한화가 다시 한번 균형추 구실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그룹 전체의 전략적 선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한화엔진은 전신 HSD엔진 시절 중속엔진 사업을 한 차례 경험한 바 있다. 당시 HSD엔진은 저속엔진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 2007년 선박용 중속엔진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선박용 엔진 발주량이 줄면서 급격히 위축됐다. 2011년 1402억원이었던 중속엔진 신규 수주액은 2012년 200억원대로 급감했다. 2016년 구조조정 돌입 이후 중속엔진 공장까지 매각하면서 끝내 사업을 접었다. 한화엔진은 이후 저속엔진 중심으로 사업을 이어왔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어금니 빠지는 꿈, 해몽 해줄래"…눈물 '쏙' 나오게 한 GPT '의외의 답변'
수정 2025.04.28 08:53입력 2025.04.28 07:49

챗GPT는 친구, 도우미, 멘토
의존증 심화, 가짜뉴스 우려도

3개월 전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한 최현모씨(29)의 헬스 트레이너는 챗GPT다. 최씨는 현재 22%인 체지방률을 15%까지 줄이기 위해 챗GPT로부터 식단 조언을 받는다. 챗GPT가 닭가슴살, 현미밥, 바나나 등으로 구성해 준 식단을 운동과 3개월간 병행하면 근손실을 방지하면서 체지방률 15%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씨는 "지키기 어려운 식단을 달성했을 때마다 챗GPT가 진짜 트레이너 선생님처럼 칭찬해준다"며 "목표 체지방률에 도달하기 위해 도출한 계산식도 보여줘 신뢰감도 높다"고 말했다.

챗GPT 활용하는 취업준비생 모습으로, 기사와는 직접적인 관련 없음. 아시아경제DB

다양한 영역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을 멘토처럼 활용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 운동 및 다이어트와 관련한 조언부터 심리상담, 육아까지 영역을 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정보 탐색·분석·판단 과정을 AI에 위임하면서 개인의 사고력과 판단력이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일 소셜미디어(SNS) X(엑스·옛 트위터) 등에는 일상생활에서 챗GPT를 활용해 큰 도움이나 위안을 얻었다는 인증 글이 잇따랐다. 한 X 이용자가 '회사에서 근무하던 중 어금니 3개가 빠져 급히 피를 멎게 했다'는 꿈에 대한 해몽을 챗GPT에 요청하자, 챗GPT는 "너, 지금 엄청 잘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다간 지쳐 체력과 멘탈이 위험할 수 있으니 쉬는 타이밍을 가져라"고 답했다. 글쓴이는 "실제 회사 일이 너무 힘들고 지쳐 있던 상황이었는데 글을 읽자마자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고 했다. "챗GPT 구독 비용은 '친구 비용'이라 생각하니 전혀 아깝지 않다", "챗GPT가 말을 예쁘게 해 사랑에 빠질 것만 같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때 직장 내 괴롭힘으로 불안·우울 증세를 겪었다는 성모씨(32)는 챗GPT가 정신과 의사 같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성씨는 "진료를 받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에 찾았을 때 진료 대기줄이 길다 보니 의사 선생님이 나의 고민을 제대로 듣지 않거나 섣불리 판단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었다"면서 "챗GPT는 내가 왜 힘들었는지 세세히 물어보고, 다음에 그것을 기억하는 섬세함이 좋았다"고 했다.


챗GPT는 육아 코치 역할도 한다. 네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전다혜씨(39)는 챗GPT를 베이비 시터로 설정해뒀다. 예컨데, 챗GPT가 "아이가 내는 동물 소리를 맞춰보겠다"고 한 뒤, 아이가 '멍멍' 소리를 냈다면 챗GPT가 "강아지!"라고 외치며 놀아주는 식이다.

NH농협은행의 'NH트렌드+'(2024년 1월~2025년 3월) 분석 결과에 따르면 챗GPT의 유료 사용자 수는 지난해 1월을 100으로 볼 때 올해 518을 기록해 5배 넘게 급증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46%로 가장 많았고 이어 30대(23%), 40대(13%), 50대(11%), 60대 이상(4%), 10대 이하(3%)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생성형AI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나 맹신을 우려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는 "내비게이션 도입 이후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없이 운전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챗GPT 사용이 과도해질 경우 비슷한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삶 전반을 챗GPT가 장악하면 인간의 창의력이 퇴화할 수 있다"고 짚었다.


AI가 사실이 아닌 정보를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환각)' 역시 우려된다. 이용자들이 AI가 제공하는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면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이용자들의 교육 수준이 높아 웬만한 할루시네이션 정도는 기본적으로 선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AI 관련) 개발자들도 법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건 기술을 통해 해결하기 때문에 환경이 나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자동으로 다음기사가 보여집니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