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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욕입니다" 반응도…충성 상징 'MAGA' 모자 쓰고 쌍 따봉 날린 日외교

수정 2025.04.21 14:05입력 2025.04.21 08:34

日 경제재생상 격하 발언·사진 논란
"트럼프와 간격 좁히려는 노력" 반론도 나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측 관세 협상 대표에게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씌운 장면을 두고 사실상 '충성'을 강요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외교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과 함께 일본 내에서도 굴욕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19일(현지시간) 백악관은 소식지를 통해 16일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MAGA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으며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사진을 배포했다.

지난 19일 백악관은 소식지를 통해 지난 16일 일본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재생상이 MAGA 모자를 쓰고 환하게 웃으며 양손의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사진을 배포했다. 백악관

당시 예고에 없이 직접 미·일 관세 협상에 참석하겠다고 선언하며 백악관 집무실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을 불러 면담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장에서 MAGA 모자에 친필 사인을 해준 뒤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에게 모자를 건넸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징이자 정치적 아이콘인 MAGA 모자가 미국과 무역 협상 중인 상대국 대표의 머리에 올라간 순간이었다. 백악관은 협상 이후 이 장면을 포함한 사진을 언론에 제공한 뒤 이날 또다시 미·일 협상의 공식 사진이라며 뉴스레터 형식으로 대외에 공개했다.


그간 미 언론들은 MAGA 모자가 미국 내외에서 매우 강한 정치적 상징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정치·외교 무대에서 활용하는 점을 비판해 왔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시각적인 충성 서약을 강요하는 것으로, 이 모자를 쓰는 행위 자체가 그에 대한 동조나 충성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취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MAGA 모자를 던지며 이를 자신에 대한 일종의 '충성 상징'으로 활용해 왔다.

그간 미언론들은 MAGA 모자가 미국 내외에서 매우 강한 정치적 상징으로 여긴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이를 정치·외교 무대에서 활용하는 점을 비판해 왔다. 사실상 트럼프가 시각적인 충성 서약을 강요하는 것으로, 이 모자를 쓰는 행위 자체가 트럼프에 대한 동조나 충성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백악관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도 미군 고위 장성에게 MAGA 모자를 씌웠다는 점을 상기하며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위치에서 MAGA 모자를 쓰는 것은 규정 위반 논란을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 또한 "'트럼프 주의'에 동조하는 이들은 결국 이 모자를 통해 입장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MAGA 모자를 쓴 채 '엄지척'을 하는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을 놓고 "마치 트럼프교 신자 같다" "앞으로 그를 부를 때 아카자와가 아니라 '마가자와(MAGA와 아카자와 이름의 합성어)로 불러야 할 듯" 같은 반응이 나오며 굴욕적인 사진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일본 대중지 닛칸겐다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가 적힌 모자를 쓰고 기뻐하는 모습은 일본 정부가 'MAGA 실현'에 힘쓰겠다고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반면 일각서는 문제 될 게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각료 협의에서도 MAGA 모자를 쓰고 교섭했다면 문제겠지만 결정권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과 간격을 좁히기 위한 아카자와 경제재생상의 액션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열릴 미국과 2차 관세 협상을 앞두고 미국산 쌀 수입 확대, 자동차 검사 간소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다만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이날 NHK 방송에서 "미·일 양 정부의 관세교섭에서 '식량 안보'는 양보할 수 없다"고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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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대표 "희생해도 숭고한 대우 못 받아…인생 걸어 국가 노예 될 지경"
수정 2025.04.21 08:16입력 2025.04.21 08:16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
20일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정부·대학 비판
"제적 협박, 사직 금지…박민수·조규홍 책임"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20일 "희생해도 숭고한 대우조차 받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절망했다"며 정부와 대학 총장들을 비판했다. 이 협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에서 열린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서 "1년 만에 의료인 면허정지 위협과 군의관 강제 투입, 언론을 통한 비난, 사직 금지, 전공의에 대한 계엄군의 처단 협박, 학생들에 대한 제적 협박이 일어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전국의사총궐기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2만 5000여명이 참석했다.


이선우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협회장은 "정부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기존 수준으로 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2027년도부터는 의사인력 추계위원회를 통해 증원하겠다고 말한다"며 "우리는 1년 만에 휴학할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숭고하고 어렵다고 들었던 이 길을 걸어야 할 이유를 모두 빼앗겼다. 인생을 걸어 국가의 노예여야만 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 협회장은 과학적인 추계에 따른 정원 산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PK(대학병원 실습 의대생)는 어떻게 할 거냐'는 물음에 'PK가 뭐냐'고 반문하는 게 총장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러한 총장들이 무작정 짓겠다는 건물에 학생들을 증원하겠다는 것은, 학생들이나 현장의 목소리 고려 없이, 탁상에서만 노는 문과 관료들의 태만과 무능력을 절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주장했다. 또 "포괄수가제로 산부인과를 궤멸시켜놓고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의료 전체를 궤멸시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며 "그릇된 정책으로 오히려 수련을 못 하겠다는 학생들만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족하다고 알려진 외과, 내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를 지망하는 학생들이 왜 뛰쳐나왔는지 돌아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염원하는 것은 의사가 될 때까지 무사히 공부하고 졸업해도 되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서울 중구 숭례문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의료정상화를 위한 전국의사궐기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도 연단에 올라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해 2월 윤석열은 2000명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이름 아래 부조리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이에 반발해 1만명의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2만명의 학생도 학교를 떠났다"며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병원 주변에 기동대와 수사관을 배치했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면 체포할 수 있다고 했다. 업무개시명령,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진료 유지 명령 등 행정명령을 남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 면허를 정지하고 구속하겠다고 했다. 병원을 그만뒀다는 이유만으로 12시간 동안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다. 사직이 범죄인가. 우리가 죄인인가"라며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말처럼 6개월을 버텨서 정부가 이긴 것인가, 승자가 있기는 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어 "정말 국민의 생명을 위한다면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사태를 조속히 수습해야 한다"며 "여당은 2000명 증원으로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고, 180석 거대 야당은 전공의 수련환경을 개선할 수 있었던 책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국종 교수님이 왜 아주대병원을 떠나야 했겠는가. (이 교수의) 말처럼 보건복지부는 숨 쉬는 것 빼고 다 거짓말"이라며 "현재 구조로는 흉부외과, 응급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기피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것은 밥그릇 싸움이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가 지속 가능하냐는 물음"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민 여러분, 지난 1년간 젊은 의사들과 학생들의 외침을, 그들이 응급실·중환자실·분만실·수술실을 떠나지 않도록 그 목소리를 한 번만 더 깊이 들여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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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다이먼, 뉴욕증시 대폭락 사태 전 주식 대거 매도
수정 2025.04.21 13:55입력 2025.04.21 05:39

블룸버그, 1분기 내부자거래 분석
뉴욕증시 대폭락 시 1경원 가까운 시가총액 증발
이보다 앞서 메타·오라클 CEO 등 주식 처분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의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JP모건체이스의 CEO 제이미 다이먼 등 미국 억만장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뉴욕 증시 대폭락 사태가 오기 전에 대규모로 회사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내부자 거래 분석 업체인 워싱턴 서비스 분석을 인용해 이달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뉴욕 증시가 곤두박질치기 전에 미국의 갑부들이 주식을 대량 매도했다고 전했다.


저커버그는 자신과 아내 프리실라 챈이 세운 자선 재단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등을 통해 올해 1분기 중 메타 주식 110만 주를 매각했다.


이는 메타 주가가 사상 최고점에 달했던 올해 1∼2월에 이뤄졌는데 매각 지분의 가치는 1조400억 원에 달했다. 메타 주가는 지난 18일 종가 기준 2월 고점 대비 32% 하락한 상태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JP모건체이스의 다이먼 CEO도 4조3000억원에 달하는 재산 가운데 회사 주식 3300억원어치를 1분기에 팔아치웠다. 블룸버그 자산지수에 따르면 그의 순자산은 약4조3000억원에 이른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의 최고경영자 사프라 카츠 역시 회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맴돌고 있던 1분기 중 1조40억원에 달하는 회사 주식 380만주를 매도했다. 오라클 주가는 4월2일 트럼프의 상호 관세 발표 이후 이달 17일까지 12% 급락했는데, 매각한 주식 가액과 잔여 지분 가치를 포함한 카츠의 재산은 3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방산 기술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의 스티븐 코언 대표도 4800억원어치 회사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1년 전 같은 기간 내부자 4702명이 총 281억달러어치 지분을 매각한 것과 비교하면 내부자의 주식 매도는 줄어든 편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작년 1분기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 1명이 매각한 지분 가치만 85억달러(약 12조원)에 달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기술주가 급등했지만, 이른바 해방의 날인 4월 2일을 앞두고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전 세계 시장에서 수조 달러의 매도세가 발생했다"며 "이미 일부 억만장자 내부자들은 이 기회를 이용해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하고 지분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이 상호관세를 강행하면서 뉴욕 증시의 대표 지수인 S&P500이 하루 만에 6% 가까이 급락하며 지난 4~5일 이틀간 1경원에 가까운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2000년 4월의 닷컴버블, 2001년 9·11테러 당시보다 일일 하락폭이 더 클 정도로 시장이 흔들렸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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