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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끊긴 부산, 철길 위에 다시 잇는다…'제2 美허드슨야드' 상업·주거지 조성[르포]

수정 2025.05.09 20:03입력 2025.03.31 11:00

'경부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 현장 가보니

지난 28일 부산 동구 코레일 부산차량사업소 옥상에서 바라본 부산역 조차장 전경. 철길 너머로 북항 일대와 초고층 주상복합 건물 '협성마리나G7'이 보인다. 최서윤 기자

부산역 앞에서 시작된 도심은 철로를 만나 뚝 끊겼다. 철로를 건너기 위해선 굳이 돌아가야 했다. 개발은 철로 이남에 머물렀고, 북쪽은 뒷전이었다. 단절된 풍경은 위에서 내려다보면 더 분명해진다.


지난 28일 부산역 바로 옆 코레일 부산차량사업소 옥상. 난간 너머로 열차들이 대기하거나 회차하는 조차장 부지가 넓게 펼쳐졌다. 17개의 선로가 겹겹이 깔려 있었다. 하치덕 부산시 철도시설과장은 "경부선 철도가 도심을 가로지르며 나눠놓은 부산 시내를 다시 하나로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도 위에 덮개(인공지반, 데크)를 설치해 북항과 원도심을 직선으로 연결하고 그 위에 복합 개발을 추진합니다. 단절된 도시 구조를 바로잡고, 삶의 질과 지역 균형을 함께 높이겠다는 취지죠."


◆"철도를 옮길 수 없으니, 그냥 덮습니다"= 이번 사업 공식 명칭은 '경부선 철도지하화 통합개발 선도사업'이다. 부산시는 인공지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 공원, 상업·주거시설 등 복합 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선로는 그대로 두되, 그 위를 덮는 방식이다. 구조적으로 덮을 수 없는 구간은 인접 부지를 활용해 별도로 개발한다. 총사업비는 1조8184억원. 이 중 철도 지하화에 6841억원, 부지 개발에 1조1342억원이 들어간다. 사업 기간은 2027년부터 2035년까지다. 현재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 단계다. 정부 승인을 받은 뒤에야 본격적인 공사로 이어진다.


부산 동구 부산진 컨테이너야적장(CY) 전경. 해당 부지는 신항 행정지구로 이전한 뒤 전면 재개발된다. 정부는 고층 주상복합 등 수익형 개발을 위해 용적률을 최대 150%까지 완화했다. 최서윤 기자

이 구상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돼 왔다. 부산시는 2009년 도심철도이전추진위원회를 꾸려 철도 지하화를 추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철도지하화 통합개발법'이 제정되며 사업 추진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를 바탕으로 부산시는 선도사업을 공식 신청했고 올해 2월 대전·안산과 함께 대상지로 선정됐다. 당초 부산시는 경부선 전 구간을 대상으로 신청했지만 이번에 선정된 건 사업성이 가장 높은 부산진역~부산역 2.8㎞ 구간이다.

전체 사업 구간은 총면적 약 37만㎡로, 철도선로를 중심으로 부산역 동·서측 양방향에 걸쳐 복합 배치된다. 이 중 데크 면적은 6만6524㎡, 높이는 10m 이상으로 짓는다. 다만 데크 구조는 고중량 건물을 올리기엔 한계가 있어 청년주택이나 공공임대처럼 저층 위주 공공시설이 적합하다는 게 현장 판단이다. 수익성 확보는 부산진 컨테이너 야적장 부지를 활용해 보완한다. 야적장은 신항 행정지구로 이전한 뒤 전면 재개발에 들어간다. 해당 부지는 면적이 넓고 지반 상태도 양호해 고층 주상복합 등 수익형 개발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용적률을 최대 150%까지 완화했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부산역의 기능도 달라진다. 무궁화호, 새마을호 등 일반열차는 모두 부전역으로 옮기고, 부산역은 고속철도(KTX·SRT) 전용역으로 운영된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인공지반 개발 사례가 있다. 미국 허드슨야드, 프랑스 리브고슈, 일본 신주쿠 복합터미널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진역~부산역 토지이용계획. 부산광역시 제공

◆북항 재개발과 연결되는 복합지구= 이 사업은 바로 옆 북항 재개발 지역과도 맞물려 있다. 현재 공정률 55%에 이른 오페라하우스를 비롯해 운영 중인 크루즈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주상복합 협성마리나G7 등이 이미 모습을 갖췄다.


오페라하우스와 크루즈 부두 사이 중간 부지에는 높이 80~90층 랜드마크 타워 건립도 추진 중이다. 하 과장은 "북항 개발은 기반 시설 공사를 마치고 건축물 단계에 들어섰다"며 "철도 지하화 통합개발과 북항 개발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말했다.


북항은 물류 기능이 신항으로 대부분 이전되며 항만 중심에서 도시 기능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실제로 북항 재개발 2단계 구역에 포함된 자성대 부두는 지난해 말 전면 이전을 마쳤다. 항만 재개발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부두 이전이 완료되며 도시 전환 속도도 빨라졌다.


철도부지개발 대상지 조감도. 부산광역시 제공

◆사업성은 충분…민자 유치가 관건= 이를 위해 국가철도공단이 자회사를 설립하고 부산시 등 지자체와 협업해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이를 위해 국가철도공단 자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다. 하 과장은 "코레일·국가철도공단·국토부 소유 부지를 활용해 별도 보상 절차가 없고 정부가 보상비를 출자한 만큼 사업 리스크가 낮다"며 "용적률·건폐율 인센티브도 있어 일반 도심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이라고 했다.


문제는 전 구간을 민간 자본만으로 추진하긴 어렵다는 점이다. 철도지하화 특별법에 따라 국가 재정은 직접 투입되지 않고 철도용지 개발 수익으로 사업비를 충당해야 한다. 부족분은 지자체가 부담한다.


부산시는 이에 대비해 사업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하고 있다. 하 과장은 "전체 2.8㎞ 구간을 전부 덮는 방식이 부담스러우면 수익성이 높은 구간에만 인공지반을 설치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며 "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사업 범위와 방식을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최서윤 기자 s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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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강진 사망자 2000명 넘어…"최소 1만명 사망"
수정 2025.03.31 13:09입력 2025.03.31 13:09

인프라 파괴·통신장애로 국제사회 지원도 어려워
강진 발생 이후에도 반군 상대 공습 지속

지난 28일(현지시간)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얀마 군사정부가 최소 2028명이 사망하고 3408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만달레이 지진 피해 현장. AFP연합뉴스

WSJ는 사망자 숫자가 잔해에 갇힌 사람들의 생존 가능성이 높은 '골든타임' 72시간이 가까워짐에 따라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가능성을 71%로 추산했다. 10만명 이상일 확률이 36%, 1만명에서 10만명 사이일 확률이 35%였다.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미얀마의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카라 브래그 가톨릭 구호 서비스(Catholic Relief Services) 미얀마 관리자는 만달레이에 있는 동료들로부터 전달받았다며 "적어도 1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달레이의 구호 활동가들은 WSJ에 수천 명의 주민이 야외에서 잠을 자고 있으며 물과 식량, 필수품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했다. 지진 발생 이후 만달레이는 전기가 끊긴 상태다.


태국과 중국, 인도, 러시아, 유엔 등이 미얀마에 구호물자와 인력을 제공했다. 그러나 인프라가 심각하게 파괴되고 통신 장애로 인해 국제사회의 지원이 도달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수색 및 구조 활동을 진행하는 지역 자원봉사자들이 중장비나 보호 장비 없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2021년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내전에 시달리는 가운데 지진까지 겹치며 미얀마 국민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내전으로 약 350만명이 난민이 됐다. 미얀마군은 강진 발생 이후에도 반군을 상대로 공습을 지속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로이터 통신은 미얀마 군부와 맞서는 주요 반군 중 하나인 카렌민족연합(KNU)이 성명을 통해 "지진으로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음에도 군사정권이 민간인 지역을 겨냥한 공습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국제기구들은 미얀마에 대한 긴급 지원을 촉구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미얀마 지진을 최고 등급의 비상사태인 '3급 비상사태'로 선포하고 800만달러(약 118억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국제적십자연맹(IFRC)도 미얀마 강진 피해를 돕기 위해 1억스위스프랑(약 1700억원) 규모의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마이클 던포드 세계식량계획(WFP) 미얀마 책임자는 초기 평가 결과 6월 말까지 매달 1500만~2000만달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영국 등 주요 기부국이 유엔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줄이며 이 같은 지원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구조 시간이 지체될수록 피해가 더욱 커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WHO는 "즉각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되고, 이미 취약한 보건 시스템이 붕괴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IFRC는 "기온이 오르고 있는 데다 몬순 시즌이 몇 주 안으로 다가와 2차 위기가 발생하기 전에 긴급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8일 낮 12시 50분께 미얀마 중부 제2 도시 만달레이에서 서남서쪽으로 33㎞ 떨어진 지점에서 규모 7.7의 강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으로 태국 방콕에서도 공사 중인 30층 빌딩이 무너지며 사망자가 발생했다. 방콕시 당국에 따르면 17명이 사망하고 32명이 다쳤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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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 안나지만"…文, 제주 4·3 관련 책 추천
수정 2025.03.31 08:21입력 2025.03.31 08:21

SNS서 허호준 도서 추천
"계엄 내란의 광기와 야만
제주4·3서 찾을 수 있어"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앞치마를 착용한 채 웃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계엄 내란의 광기와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다”며 제주 4·3사건 관련 책을 추천했다.


30일 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주 4·3을 앞두고 4·3사건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이라면서 4·3 생존자와 유족의 구술 기록 등을 담은 허호준 작가의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를 소개했다.


문 전 대통령은 “‘19470301-19540921’은 제주 4·3이 시작된 날과 끝난 날”이라며 “무려 7년 동안 지속된 비극의 역사였음을 보여주는 제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알아야 할 진실들을 기획 기사를 쓰듯이 정리했다”며 “제주 4·3을 제대로 알려면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나라가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4·3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가 폭력이 자행한 가장 큰 비극이며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이기 때문”이라면서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대물림되기 마련”이라고 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전 대통령은 “이번 계엄 내란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군사력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절멸시키려는 광기와 야만의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다”고 일갈했다. 끝으로 그는 “이 책을 읽고 제주에 오갈 때 여전히 남아있는 그 흔적들을 잠시라도 떠올려준다면 4·3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검찰로부터 최근 소환 조사 통보를 받은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은 문 전 대통령에게 소환 조사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과거 게임 회사에서 일했던 서씨가 항공업계 실무 경험이 없는데도 타이이스타젯에 임원으로 입사한 배경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채용 과정의 대가성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조사와 관련한 공식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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