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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확대했더니 졸지에 조작범 됐네"…'골프사진 첫 공개' 이기인 탄식

수정 2025.03.28 07:36입력 2025.03.27 08:35

"자세히 보여주려고 화면 확대하면 조작인가"

법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주장한 '골프 사진 조작'을 인정한 가운데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졸지에 제가 사진 조작범이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최고위원은 2021년 12월 이 대표와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의 친분을 주장하며 이들이 함께 찍힌 사진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2015년 뉴질랜드 출장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제공

이 최고위원은 26일 페이스북에 "옆 사람에게 자세하게 보여주려고 화면을 확대하면 사진 조작범이 되나, CCTV 화면 확대해서 제출하면 조작증거이니 무효라는 말인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속도위반 카메라에 찍힌 번호판 확대사진은 모두 조작이라 과태료 안 내도 되나"라며 "차라리 모든 카메라와 핸드폰의 줌 기능을 없애자고 하라"라고 반발했다.


이 최고위원은 "무죄라는 결론을 정해놓고 논리를 꾸며낸 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검찰이 상고심에서 잘 다퉈주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6-2부(최은정 이예슬 정재오 부장판사)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을 깨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 SNS 발언 원본(위)과 일부만 떼어낸 캡처본(아래).

선거법 위반 혐의의 쟁점 중 하나는 1심이 유죄로 본 '김문기 전 차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방송에서 "국민의힘에서 4명 사진을 찍어가지고 마치 제가 골프를 친 것처럼 사진을 공개했던데, 제가 확인을 해보니까 전체 우리 일행, 단체 사진 중 일부를 떼내가지고 이렇게 보여줬더군요. 조작한 거죠"라고 말했다.


1심은 '조작한 것' 발언의 의미는 경위와 맥락, 일반 선거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김 전 처장과 함께 해외 출장 기간에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봤다. 하지만 2심은 "원본 일부를 떼 낸 거라서 조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따라서 이를 해명하며 나온 (이 대표의) 발언은 사진이 조작됐으므로 골프를 같이 친 게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2021년 12월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와 수년 전부터 가까웠던 증거라며 2015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트램전차 벤치마킹을 위해 뉴질랜드로 떠난 해외 출장 사진을 공개했다.


한편 일부 네티즌은 이 최고위원의 페이스북 메시지 일부를 캡처한 이미지로 그의 논리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캡처 이미지는 이 최고위원의 메시지 중 "제가 사진조작범"이라는 문구만 떼어내, 마치 본인이 사진을 직접 조작했다고 고백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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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지키던 주지스님·화마와 싸우던 산불감시원…"너무 안타까워"
수정 2025.03.28 14:03입력 2025.03.27 15:44

영양군 법성사 주지 선정 스님, 숨진 채 발견
진화작업 후 실종 산불감시원, 결국 숨져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부로 번지며, 영양군 석보면의 한 사찰이 전소된 가운데, 불에 탄 사찰 건물 안에서는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27일 연합뉴스는 경북 영양군에 있는 법성사 대웅전이 지난 25일 화마로 무너져 내렸고, 스님은 대웅전 옆 건물에서 전날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북동부로 번지며, 영양군 석보면의 한 사찰이 전소된 가운데, 불에 탄 사찰 건물 안에서는 주지 선정 스님(85)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

대한불교법화종에 따르면, 스님은 2002년 법성사 주지가 되기 전부터 해당 사찰에서 수행해왔다. 불이 난 건 지난 25일. 사찰이 위치한 지역은 산속 깊은 곳이라 진입 자체가 어려웠다. 화마가 지나간 뒤 27일 찾은 사찰 일대는 잿더미가 됐다. 대웅전은 완전히 무너졌고, 남은 건물은 극락전 등 일부뿐이다. 스님은 대웅전 옆 건물에서 발견됐다. 마을 이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불이 너무 빨리 번져 대피시킬 상황이 아니었다"며 "5분 만에 동네 전체가 불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이어 “사찰이 산속에 있어 접근이 힘들었고, 소방대원들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선정 스님이 오랫동안 홀로 사찰을 지켜왔으며, 평소 어려운 이웃에게 잠자리나 음식을 나눠주는 등 마을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마을 주민 한 모 씨는 "연세가 많아 거동도 불편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신 것 같다"며 "늘 남에게 베풀었던 분"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경북 영덕군에선 산불 진화 현장에 투입됐다가 실종됐던 산불감시원이 숨진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산림 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50분께 경북 영덕군 영덕읍의 한 차량에서 산불감시원 A씨(69)가 불에 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차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쓰러져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27일 경북 의성군 옥산면 금봉저수지에서 주민이 번져나가는 산불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A씨는 지난 25일 영덕 산불진화대원 9명과 함께 의성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가 진화 지원을 마치고 이날 오후 8시 30분께 영덕으로 돌아왔다. 그는 당일 저녁 영덕문화체육센터 옆 산불대기실에서 해산한 뒤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가 발견된 곳은 영덕읍과 A씨 자택이 있는 영해면 중간 지점으로 지난 25일 밤 영덕 일대에 산불이 크게 퍼졌을 때 피해가 난 곳이다. 가족들은 A씨가 26일 오전까지 귀가하지 않자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산불 진화 작업 후 귀가하던 중 도로에서 불길에 휩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산불지원화대원 활동을 마친 뒤에 귀가하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5시 기준 불에 탄 산불 영향구역은 3만6009㏊로 역대 최대 피해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산림훼손과 문화유산 소실은 물론 사망자가 26명에 달하는 등 인명 피해 최악을 경신하고 있다. 계속 불씨가 살아나던 김해와 옥천, 언양 산불은 다행히 전국에 내린 가랑비 덕에 고비를 넘겼지만, 경북 안동은 불길이 시내로 향하면서 오전 10시 30분, 주민 대피령이 떨어졌다. 영덕과 영양의 진화율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불로 인한 대피자는 약 3만7000여 명, 주택과 공장, 문화재 등 시설 피해는 325곳으로 집계됐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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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비 '수백억' 쓰던데"…이정재 '더미식' 안 팔리는 이유, 타 업체와 다른 행보
수정 2025.03.27 16:29입력 2025.03.27 09:34

하림산업, 작년 연구개발비 11억원
더 미식 장인라면 출시 후 품목 확대했지만
제품 혁신 없고 고가에 판매 부진
할인 판매로 276억원 손해

하림지주의 식품 자회사 하림산업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으로 글로벌 스타가 된 배우 이정재를 모델로 기용해 연간 수백억 원을 광고에 쏟아붓는 반면, 지난해 제품 개발 비용은 10억여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 미식'을 앞세워 종합식품기업 도약을 선언했지만, 연구개발(R&D)은 뒷전으로 밀리고 브랜드 인지도만 높이는 데 치중하면서 해당 제품들의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산업은 지난해 상품개발비(경상R&D비)로 11억원을 썼다. 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더 미식'을 론칭할 당시 상품개발비가 30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듬해 R&D 비용은 7억원으로 급감했고, 2023년부터 10억원에 머물고 있다.

하림 10억원 vs 농심 295억원…R&D 투자 30배 격차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에 직면한 국내 식품업계는 R&D가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최근 수년간 K푸드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종합식품기업을 중심으로 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K푸드 수출 효자로 자리 잡은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처럼 새로운 소비를 일으킬 수 있는 제품 개발이 절실한 탓이다.


실제 식품업계 1위인 CJ제일제당의 경우 지난해 2180억원을 R&D에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대상과 농심, 풀무원 등 경쟁사도 각각 476억원과 295억원, 300억원 등 수백억 원을 제품 개발에 썼다. 하림산업의 R&D 투자보다 30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R&D 차이는 하림산업 제품의 경쟁력을 악화시켜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첫 제품인 더미식 장인라면을 시작으로 짜장면 등 면류 제품에 이어 국물요리, 요리면, 요리밥, 만두, 즉석밥 등으로 품목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트리트푸드 브랜드 멜팅피스와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도 내놨다.

더미식 즉석밥은 매출 후퇴

하지만 성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더 미식 장인라면 매출은 337억원으로 전년(249억원)보다 35.3% 늘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은 미미하다. 농심의 라면 매출은 지난해 2조8140억원에 달한다.


즉석밥은 오히려 매출이 후퇴했다. 더 미식 즉석밥 매출은 지난해 175억원으로 전년 대비 4% 감소했다. 반면 CJ제일제당의 '햇반'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제품 혁신과 기술적 차별화 없는 미투 제품이 고가의 가격 정책을 펴면서 판매가 부진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실제 하림산업은 매출 부진이 이어지자 지난해 대규모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273억원을 매출조정(에누리)에 반영했다. 지난해 제품의 매출액은 1000억원이 넘었는데, 실제 매출은 할인을 통해 당초 책정된 가격보다 273억원이나 덜 벌어들인 800억원에 그쳤다. 하림산업의 매출조정은 2022년 35억원에서 2023년 125억원 등 매년 급증했다.


광고비는 펑펑…R&D 비용 부풀리기도

반면 지난해 하림산업의 광고판촉비는 267억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액의 33%나 차지한다. 광고 판촉비는 2020년 68억원에서 지난해 267억원으로 5년 만에 3배 넘게 급증했다.


이 같은 광고판촉비는 식품업계에서 독보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CJ제일제당의 전체 매출액 29조3590억원 대비 광고선전비(2077억원) 비중은 0.7%며, 오뚜기(1.4%)와 농심(3.1%), 삼양식품(3.6%) 등도 5%에 못 미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광고만으로는 장기적인 소비자 신뢰를 얻기 어렵다"면서 "프리미엄 브랜드를 표방하려면 제품에 대한 진정성 있는 투자가 먼저"라고 말했다.


한편 하림지주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하림산업의 R&D 비용은 2020년 34억원, 2021년 47억원, 2022년 25억원, 2023년 29억원, 지난해 27억원 등 하림산업이 감사보고서를 통해 공시한 금액보다 부풀려졌다. 이마저도 매년 회계 항목이 오락가락했다. 2023년 사업보고서의 경우 R&D비를 제조원가로 분류했지만 지난해부터 판매관리비로 적었다. 하림산업 R&D 조직은 28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산업 감사보고서 내 경상R&D비는 R&D에서 임상적으로 필요한 재료 등의 비용인 반면, 하림지주에 보고된 하림산업 R&D비는 인건비와 기계 감가상각비까지 포함된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공시 위반 여부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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