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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49개사 회생신청…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

수정 2025.03.27 08:36입력 2025.03.27 07:00

"회생 초기부터 채권자와 유기적 소통 중요"

시공능력평가 50~200위 사이의 중견 건설사들이 잇달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있다. 2024년 조짐을 보였던 '건설사 줄도산' 위기가 2025년에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4년 10월1일부터 2025년 3월24일까지의 회생·파산 사건 공고를 보면 회생을 신청한 건설 업체(국토교통부 건설업체 정보 조회 기준)는 ▲2024년 10월 6곳 ▲2024년 11월 11곳 ▲2024년 12월 7곳 ▲2025년 1월 20곳 ▲2025년 2월 15곳 ▲2025년 3월 14곳(24일까지)이었다. 2025년 들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인다.


위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금융 비용 증가와 경기 침체 영향


특히 중견 건설사의 회생 신청이 두드러진다. 신동아건설(시공능력 58위), 삼부토건(71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 대저건설(103위), 삼정기업(114위), 안강건설(116위), 벽산엔지니어링(180위) 등 모두 7곳이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한 서울회생법원 소속 판사는 "줄도산이 현실화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다소 이르지만, 올해 들어 다른 업종에 비해 건설사의 회생 신청 건수가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건설사들의 회생 신청이 늘어나는 데는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공사비 급등, 고금리, 미분양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회생법원 소속 한 부장판사는 "최근 들어오는 건설사 회생 사건을 보면 거의 공통적으로 두 가지 사유를 든다"며 "첫째는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비용 증가이고 둘째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미분양 사태 등 수익성 악화"라고 말했다.


실제로 회생 절차에 돌입한 건설사들의 부채비율은 대부분 위험 수준을 넘겼다. 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위험, 400% 이상이면 잠재적 부실로 간주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부채비율은 838.8%, 삼부토건은 838.5%, 신동아건설은 428.8%에 달했다.



위험 수위 도달 건설사 수두룩


아직 회생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위험 수위에 도달한 업체들도 적지 않다. 한양산업개발(91위)은 820%, 이수건설(85위)은 817%, 대방산업개발(77위)은 513%, 동원건설산업(65위)은 344%의 부채비율을 기록하며 모두 '위험' 수준 이상이다.


건설업은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면 건설사가 치명타를 입는다. 전문가들은 건설업은 시공 책임으로 발생하는 '우발 부채'가 많은 만큼 회생 절차를 통해 이를 정리하는 게 의미 있는 선택일 수 있다고 본다. 회생 절차 초기부터 채권자들과 유기적으로 소통하고 장기적으로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재무 상태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도 강조한다.


다수의 회생 사건을 경험한 다른 부장판사는 "경기가 침체되면 수익이 10~20% 줄어드는 정도에 그치는 다른 업종과 달리 건설업은 미분양이 발생하면 바로 적자로 전환된다"며 "결국 중요한 건 회사를 버틸 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회생 절차 초기부터 채권자와의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협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허승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46·사법연수원 37기)도 "건설업은 수주 산업이라 회생 절차가 길어지면 기존 거래처와의 관계가 단절돼 존속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건설 수요가 있는 회사와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최대한 절차가 신속히 종결될 수 있는 방식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명 법률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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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서울우유가 없다"…진열대 '듬성듬성' 빈 곳간 커진 홈플러스
수정 2025.03.28 10:33입력 2025.03.27 16:13

홈플러스, 신용강등 한 달
일부 매장 유제품·라면 매대 수급 차질 나타나
2월분 정산금 차질 시 납품 중단 재발 가능성
매입채무유동화 변제 약속에도 불신·반발 커져

27일 오전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이날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진행하는 할인행사 '창립 홈플런 성원 보답 고객 감사제'의 첫날이지만 쇼핑객은 많지 않았다. 경쟁사인 롯데마트가 이날부터 창립 27주년 기념 그로서리(식료품) 쇼핑 대축제 '땡큐절'을 개최하면서 주요 인기 식품을 하루 특가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열자 일부 매장에서 '오픈런' 현상이 발생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27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우유 매대. 서울우유협동조합이 1주일 넘게 납품을 중단하면서 이 회사 제품은 자취를 감췄고,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우유가 다수 진열돼 있다. 김흥순 기자

매대에서는 납품에 대한 이견으로 일부 협력사 제품이 공급되지 않은 여파가 고스란히 드러났다. 대표적으로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 19일부터 1주일 넘게 납품을 중단하면서 이 회사 로고를 단 우유가 아예 보이지 않았다. 기존 확보해 놓은 멸균우유나 치즈, 휘핑크림 등 유제품만 간간이 보였다.


판매대금 문제로 물량을 넉넉히 확보하지 못한 탓에 우유 매대에는 기성브랜드 제품보다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 비중이 월등히 높았다. 컵라면이나 샤인머스켓 등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상품도 관련 매대 곳곳이 휑한 모습을 드러냈다. 매장 직원은 "재고가 아예 없는 상황은 아니지만 물량을 이전보다 적게 들여오는 것 같다"면서 "판매되고 다시 채워 넣는 과정에서 시차가 발생해 수요가 부족해 보일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근의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27일 서울의 한 홈플러스 매장 컵라면 매대. 일부 제조사 제품이 소진되고 이를 추가로 진열하지 않아 군데군데 빈공간이 휑하게 드러나 있다. 김흥순 기자

28일은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는 데 도화선 역할을 한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이 확정된 지 한 달째가 된다. 홈플러스는 정상 영업활동으로 마련한 재원을 통해 협력사 납품 대금, 입점업체(테넌트) 정산금, 임직원 급여 등 상거래채권을 순차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시간이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형국이다.

당장 지난달 28일부터 한 달 동안 창립 28주년 기념 단독 슈퍼세일 '홈플런 이즈 백' 행사와 연결한 앙코르 할인행사를 1주일 단위로 이어가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된다. 홈플러스 측은 "대형마트 경쟁사들도 연중 다양한 할인 혜택을 담은 행사를 1주일 단위로 반복해 편성한다"며 "재원 마련을 위해 억지로 행사를 늘리는 것은 아니다"고 했다.


반면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업계가 매주 할인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맞지만 창립 타이틀을 달고 한 달 내내 행사를 이어가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가 마진을 최소화하고 멤버십 혜택 등 자체 부담을 통해 할인율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익성에 한계가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날 홈플러스 매장에서는 대기업 제조사 제품보다는 소비기한이 짧은 신선식품이나 델리 등을 중심으로 20~30%가량 멤버십 추가할인을 적용하는 상품이 많았다.


이날 오전까지 홈플러스가 변제를 마쳤다고 밝힌 상거래채권은 약 5470억원 규모다. 이 금액에는 회생절차 개시(3월4일) 20일 전인 지난달 12일 이전에 발생한 회생채권과 이후 20일분의 공익채권, 회생절차 개시 이후 변제액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달 말까지 홈플러스가 협력업체와 테넌트에 지급해야 하는 2월분 판매대금과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게 마무리되지 않으면 추가로 납품 중단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5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비대위 간담회 추진결과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MBK 김병주 회장의 사재 출연과 상거래채권 즉시 반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기에 홈플러스가 최근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자산유동화 전자단기사채) 등 잔액 4618억원 규모의 매입채무유동화도 상거래채권으로 모두 변제하겠다고 밝힌 것을 놓고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ABSTB는 홈플러스가 협력업체 상품을 구매카드로 결제한 뒤 이를 토대로 신용카드사가 발행한 단기채권이다.


전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홈플러스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를 믿을 수 없다"며 "ABSTB는 단기 투자인데 이를 언제 변제할 것인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것인지 약속할 수 없다면 사실상 의미를 숨긴 거짓말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ABSTB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도 "회생채권으로 분류하더라도 장기 분할로 상환될 가능성이 크고, 변제 기간 중 (홈플러스의) 파산으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며 서둘러 원금을 반환하라고 주장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채권은 오는 6월12일까지 수립할 회생계획서에 변제계획 등을 구체화해서 담을 예정"이라며 "당사가 직접 채권자인 신용카드사와 카드매입채무를 상거래채권으로 취급하는 데 합의했고, 법원의 승인이 나면 회생계획 상 변제계획에 따라 매입채무유동화 관련 채권을 신용카드사에 성실하게 변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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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가처분 인용에 모두 충격…필요한 싸움" BBC 인터뷰
수정 2025.03.27 11:27입력 2025.03.27 11:27

뉴진스, 법원 가처분 인용 후 BBC와 인터뷰
"우리가 겪은 일 알려야…최선의 선택"

소속사 어도어와 전속계약 분쟁 중인 그룹 뉴진스(NJZ)가 어도어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과 관련 "충격을 받았다"며 심경을 밝혔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2024 F/W 서울패션위크'에서 홍보대사인 걸그룹 뉴진스가 사진촬영 하고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뉴진스는 26일 공개된 영국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멤버들의 '독자 활동'을 금지한 법원 결정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해린은 "이 싸움은 필요하다. 매우 어렵고 힘들겠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해 온 대로 계속하고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가 겪은 일을 세상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린 모든 선택은 우리가 내릴 수 있었던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5명은 어도어의 전속 계약 위반으로 계약이 해지됐다며 NJZ로 팀명을 바꾸고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어도어 측은 지난 1월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기획사 지위보전 및 광고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지난 21일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전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 당시 뉴진스 멤버들은 홍콩에서 공연 리허설을 하고 있었던 상황이다. 민지는 "어머니에게 '괜찮냐'고 걱정이 담긴 메시지를 받으면서 (판결 소식을) 알게 됐다"며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다니엘도 "처음에 (민지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한 줄 알았다"며 "우리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혜인은 "사람들은 저희가 유명하고 뭐든지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고, 말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는 위치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참아왔고 이제서야 우리가 경험한 불공평에 대해 입을 열었다"고 했다.


뉴진스 하니가 2024년 10월15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발언을 하다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하니는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2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을 겪게 될 거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더 이상 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올지 모른다. 이런 상황은 피하고 싶다"고 했다.


뉴진스는 "(이번 판결이) 끝이 아니다. '더 많은 방법'을 찾아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BBC에 전했다. 민지는 "법적 싸움이 몇년 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 무엇을 할지 계획할 시간이 있다"고 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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