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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베테랑 짐싼다…'70년대생' 희망퇴직 권하는 카드사

수정 2025.02.17 14:58입력 2025.02.17 09:01

실적충격 없어도 구조조정…勞 동요
순익 8%·근속연수 5%·급여 1%↑
빅테크 해법·대출사업 구조개편 절실

카드사들이 지난해 실적 증가에도 20년 차 이상 직원 희망퇴직을 시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실적은 물론 임직원 근속연수, 급여(연봉) 등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일시적 비용 절감 차원이 아닌 카드 산업 성장 동력이 약해진 것에 대한 업황 자체의 부정적 시각 때문에 시행한 조치라는 말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업 카드사 8곳 중 5곳(우리·현대·KB국민·신한·하나카드)은 지난해 연말부터 올 초 사이 희망퇴직을 단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5개사는 2~3년 만에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 KB국민카드는 2021년 12월, 우리·현대·하나카드는 2022년 말, 신한카드는 2023년 1월 이후 처음이다. 3곳(삼성·롯데·BC카드)은 희망퇴직 단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2012년, BC카드는 2016년, 롯데카드는 2021년 이후 희망퇴직을 하지 않고 있다.


5개사는 희망퇴직 직원 수, 퇴직금 액수 및 지급 기간, 재고용 절차 등에 대해 함구했다. 다만 신한카드가 지난해 12월 1968~1974년생 직원 중 62명을 내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4개사(우리·현대·KB국민·하나)는 이보다 적은 인원을 구조조정 대상에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4개사 모두 "두 자릿수(10~61명)" 직원들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


현대카드·커머셜은 희망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현대카드·커머셜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7일까지로 설정한 희망퇴직 접수기간을 오는 21일로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근속연수 20년 차 이상 직원이 대상자고 39개월(3년3개월) 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세부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지만 인사노무관리(HR) 조직에서 신청을 계속 받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정규직 입사 후 10년 이상 재직한 1969~1970년생 일반 직원, 1971년생 이후 출생 부서장급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특별퇴직금은 1969년생의 경우 19개월(1년7개월), 1970년생부터는 31개월(2년7개월)분을 지급한다.

주목할 점은 전사 실적이 늘었음에도 카드사들이 고연차 희망퇴직 카드를 꺼냈다는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드사 8곳의 지난해 1~3분기 순이익은 도합 2조2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근속연수와 급여도 모두 증가했는데, 이 또한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6월30일) 기준 평균 직원 근속연수는 8.7년으로 전년 대비 4.8% 증가했다. 직원 평균 급여는 2023년 말(12월31일) 기준 1억1513만원으로 한 해 전보다 0.8% 늘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조정이 단순한 비용 절감 차원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임직원 급여 지급 여력이 약해져 급하게 직원을 내보내는 통상적인 구조조정과 결이 다르다고 보는 것이다. 희망퇴직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에도 신한카드, 현대카드 등이 계약직 등으로 일하는 '옵션'을 제공했는데 직원 참여율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20년차 이상 고참들이 회사에 비전이 없다고 판단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의 비전이 밝지 않아 현장 직원들이 동요하고 있고 회사도 비용 절감과 체질 개선을 꾀하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는 회사와 직원 모두 헤매고 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당국 수수료 조정, 소비자들의 애플·삼성·네이버·카카오·토스 등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간편결제 전환 등으로 카드사들이 고금리 대출 사업에라도 매달리는 실정"이라며 "실적 충격(어닝 쇼크)이 발생한 것도 아닌데 희망퇴직 소식이 들려 직원들이 적잖게 흔들리고 있다"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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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으면 최대 1억 쏜다"…파격 출산 장려금 내놓은 크래프톤
수정 2025.02.17 16:33입력 2025.02.17 16:01

크래프톤, 출산 시 6000만원 일시 지급
이후 8년간 매년 500만원씩 지급 예정
사내에 카페·바·게임 라운지에 수면실
주택자금 무이자 제공 및 대출 지원도
'1억 연봉'에 '억 소리' 나는 복지 화제

크래프톤 내 업무 공간. 크래프톤 제공

국내 게임사 중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이 아이를 낳은 직원에게 최대 1억원의 파격적인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크래프톤의 직원 평균 연봉이 지난해 기준 '1억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억 소리' 나는 복지 제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톤은 자녀를 출산한 직원에게 6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고 이후 재직하는 8년간 매년 500만원씩 총 1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출산장려금 정책을 최근 사내에 공유했다. 크래프톤은 구체적인 지급 방식 등을 조만간 확정한 뒤 사내에 추가로 공지할 예정이다. 국내 게임사는 물론 대기업 전반에서도 보기 드문 이 같은 복지 혜택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크래프톤 창업자 장병규 의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업계에서는 크래프톤이 호실적에 힘입어 자사 직원들의 복지를 강화하고,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이러한 출산 장려 정책이 고강도 노동 환경으로 유명한 게임 업계 전반에 걸쳐 기업 문화 변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크래프톤 내 게이머스 라운지(위)와 릴렉스룸. 크래프톤 제공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1인 평균 급여액은 9800만원이다. 여기에 다양한 복지까지 알려지며 '꿈의 직장'으로 불리고 있다. 우선 주택 자금 무이자 제공 및 대출 지원이다. 원거리 거주자가 회사 근처로 이사할 시 크래프톤은 주택자금대출제도를 통해 3000만원을 무이자로 지원한다. 이에 더해 주택 구매 자금, 전·월세 보증금 대출 이자 지원을 1억원 한도 내에서 제공한다. 대출 이자 지원 한도는 향후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서울·경기 내 연고가 없는 경력 2년 미만의 사회초년생에 대해서는 6개월 간 이용료 부담 없이 쉐어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끼 약 1만5000원 상당의 식사도 매끼 무료 제공하고 있다. 점심뿐 아니라 아침·저녁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퇴근 시간에도 상당수의 직원이 저녁까지 먹는다. 그것도 모자라 별도의 도시락 메뉴를 포장해 집에 가져갈 수도 있다. 카페에서는 500~1500원의 가격에 모든 음료를 즐길 수 있다. 사내 카페는 물론 바,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라운지까지 운영 중이다. 업무 시간 내에 이용할 수 있는 안마의자가 구비된 수면실도 있는데, 예를 들어 회사에서 맥주를 마신 후 수면실에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직원들의 마음 건강까지 돌보는 마인드 케어, 판교·역삼에 위치한 어린이집, 외국어 및 자기계발 교육비 지원 등도 이뤄진다.


크래프톤 내 사내 식당. 크래프톤 제공

한편 국내 주요 기업들은 출산율 하락에 대응해 출산 지원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출산장려금 1억 원을 도입한 곳은 부영그룹이다. 부영은 지난해 2월 시무식에서 2021년 이후 출산한 임직원에게 1억원씩, 총 70억원을 일시 지급했다. 쌍방울그룹도 최대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한다.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자녀를 출산하면 첫째와 둘째는 각각 3000만원, 셋째는 4000만원을 지급해 총 1억원을 받을 수 있다. 롯데그룹은 기존의 출산 지원 정책에 더해 셋째를 출산한 임직원에게 카니발 차량을 24개월간 무상 제공한다. 이후에는 시중 판매가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옵션도 추가했다.


실제 기업의 출산장려금이 출산율로 이어지는 데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영그룹은 지난 5일 서울 중구 태평로2가 본사에서 2025년 시무식을 열고 지난해 출산한 사내 직원에게 출산장려금 총 28억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직원 자녀 28명이 태어난 것인데, 이는 2021∼2023년 3년간 평균 출생아(23명)보다 5명(21.7%) 늘어난 수치다. 부영그룹의 출산장려금 누적 지급액은 98억원이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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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한끼에 누가 3만6000원 내겠나…달걀값 폭등에 美 카페들 비명
수정 2025.02.17 14:21입력 2025.02.17 11:12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달걀값 폭등
기후 변화에 커피·주스 등도 최고가
"아침 레스토랑이 가격상승에 더 취약"

13일 켄터키주 뉴포트의 페퍼 포드 레스토랑에서 베이컨, 계란, 치즈 아침 샌드위치를 만들고 있다. AP

달걀·커피·오렌지 주스 등 아침 식사에 주로 쓰이는 원재료들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내 조식 전문 식당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더 가디언은 미국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아침 식사 전문 체인점을 운영하는 '그린 에그스 카페'가 최근 식재료 공급 업체들이 달걀 한 판(12개)을 8달러(약 1만1500원)로 인상하면서 6개 매장이 재정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이 체인점은 메뉴의 90%가 달걀에 의존하고 있다.


스티븐 슬로터 그린 에그스 카페 공동대표는 "1년 전만 해도 베이컨, 달걀, 토스트,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재료비가 3~4달러였지만 현재는 그 비용이 두 배로 증가했다"며 "마진이 심각하게 줄고 있다"고 밝혔다. 슬로터 대표는 "가격을 올리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아침 식사 한 끼에 25달러(약 3만6000원)를 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으로 본문과 무관. 픽사베이

미 농무부에 따르면 최근 달걀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거의 두 배로 치솟았다. 미국 내에서 나타나고 있는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함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으로 수천만 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된 영향이다. 앞서 마찬가지로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계란값이 치솟았던 2023년 1월 가격 4.82달러를 넘기면서 사상 최고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미 노동부는 1월 계란 가격 상승률이 2015년 7월 이후 월간 기준으로 가장 높았으며 1월 가정 내 식품 물가 상승분의 3분의 2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에그플래이션'(eggflation·계란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 현상이 발생하면서 일부 아침 식사 레스토랑들은 가격 인상에 나서거나 추가 요금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이다. 2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는 와플 전문 체인 '와플하우스'는 달걀 가격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달걀 한 개당 0.5달러(약 700원)를 추가 요금으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달걀뿐만 아니라 커피와 오렌지 주스 원재료 가격도 치솟고 있다. 커피는 주요 원두 생산지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기후 문제로 인해 47년 만에 최고가로 오른 상태다. 오렌지 주스는 이상 기후와 감귤녹화병 영향에 2020년 이후로 가격이 두 배 상승했다. 이는 아침 식사 전문 레스토랑들의 비용 부담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 식사 레스토랑이 저녁 메뉴를 파는 식당들에 비해 가격 상승에 더 취약한 구조라고 분석했다. 아침 메뉴의 특성상 저렴한 재료를 대량 판매해 이익을 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현지 업체들이 마진 감소에 대응해 '충성고객'을 더 많이 확보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계란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미국 곳곳에서 대규모 '계란 도난' 사건까지 벌어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한 식료품 업체 운송 트레일러에서 계란 10만개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도난당한 계란의 가격은 약 4만달러(약 5800만원) 상당이다.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은 "이 같은 규모의 계란 도난 사건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지난 5일에는 시애틀의 한 레스토랑이 계란 540개를 도둑맞은 일도 있었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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