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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하러 갔는데…"시공간이 뒤틀린 것 같다"며 '황당 노쇼'

수정 2025.02.05 15:01입력 2025.02.05 07:23

중고거래 앱 '일일 알바' 노쇼 사례도
이용 제재 있다지만…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당근마켓을 통해 중고물품 직거래를 하려다가 노쇼(No Show·예약부도)를 당했다. 판매자와 만나기로 한 곳까지 한 시간가량을 이동했지만 판매자는 김씨를 차단한 채 나타나지 않았다. 황당하고 화가 났지만 돌아서는 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요즘 들어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직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기 침체로 알뜰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다. 그런데 구매자나 판매자가 말없이 사라지는 노쇼 상황 역시 빈번하다고 한다. 중고거래를 중개하는 플랫폼들은 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효과는 '글쎄'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이용자가 노쇼 피해를 당하고 있다. 최현준씨 핸드폰 화면 및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쳐

4일 소셜미디어상에서는 김씨와 유사한 중고거래 노쇼 피해 사례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구매자가 중고 거래를 위해 약속 장소에 나갔으나 판매자가 조롱 메시지를 보낸 뒤 잠적하는 경우도 있었다.


노쇼는 중고거래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회사 업무를 위해 근처에서 일일 아르바이트를 구하던 20대 직장인 최현준씨도 당일 '뒤통수'를 맞았다. 최씨는 "업무 시간이 다 됐는데도 연락을 받지 않아 곤란했다"며 "당근마켓에서 노쇼 횟수도 표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고거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만큼 노쇼 피해는 더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매달 한 번이라도 당근 마켓 앱에 접속한 이용자를 뜻하는 월간이용자수(MAU)는 2019년 400만명에서 지난해 약 2000만명으로 증가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주요 중고거래 앱 설치자 수는 3378만명, 사용자 수는 226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고거래 업계에서도 노쇼 행위를 심각하게 바라본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노쇼는 명백한 비매너(비신사적) 행위이기 때문에 앱으로 신고할 수 있다"며 "신고를 받으면 경고 조치와 함께 이용 제재가 가해질 수 있으며, 신고가 누적될수록 제재 기간도 늘어난다"고 말했다. 당근마켓은 실제 '매너온도 낮추기'와 같은 제재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피해자들은 "며칠 지나면 어차피 온도가 다시 회복되니 큰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중고거래 노쇼는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결국 플랫폼들이 대책을 강화하고 이용자들이 각성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영애 인천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개인 간 거래는 자기 책임의 원칙이 있다"며 "노쇼가 빈번해지면 거래 자체의 신뢰성이 훼손될 수 있으니 플랫폼에서 페널티를 주거나 거래의 안정성을 지켜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정책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구준엽 아내 갑작스런 사망에…대만서 하루에만 4만명 독감백신 맞아
수정 2025.02.05 14:39입력 2025.02.05 13:45

태어나 처음 독감 백신 맞겠다는 이들도 많아
일부는 타지역으로 이동해 주사 맞기도

그룹 클론 출신 가수 구준엽의 아내인 대만 유명 배우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이 인플루엔자(독감)에 걸린 뒤 폐렴 합병증으로 숨졌다는 소식에 놀란 대만인들이 앞다퉈 독감 백신 접종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는 5일 "대만 현지 언론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이 소식통을 인용해 쉬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대만인의 독감 백신 접종 수요가 폭증했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특히 사망이 알려진 지난 3일에만 독감 백신 접종자가 4만명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기준 지난해 11월9일 이후 최고치다. 태어나서 처음 독감 백신을 맞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각 지방자치단체 보건당국에는 백신 접종 관련 문의 전화가 빗발쳤고 일부 지방 의료기관에는 전날 새벽부터 백신 접종을 위해 100여명이 줄을 서기도 했다.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백신이 떨어져 접종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사례도 많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타지역으로 이동해 주사를 맞았다.

독감예방 접종을 위해 대만 병원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 중국 CCTV 캡처

대만에서는 정부가 구매한 독감 백신의 잔여분이 10만여도스(1회 접종분)에 불과해 이번 주 내로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돼 백신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한 보건당국 관계자는 인터뷰를 통해 "독감으로 인한 사망 사례가 고령자에 국한된 것이라고 다소 안이하게 생각했던 대만인들이 쉬씨의 사망으로 인해 경각심이 커져 백신 접종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대만 위생복리부 질병관제서는 지역 사회 내 독감 전파 차단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이 23%를 넘으면 되는데, 이미 30%를 넘어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시민들을 안심시켰다.



김진선 기자 car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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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 봉 맞았나?"…코스트코 연회비 日 9% 오를때 韓 11.7% 올랐다
수정 2025.02.06 14:52입력 2025.02.05 14:23

한국 코스트코 연회비 최대 15% 인상 예고
미국·캐나다는 8.3%↑…일본도 9%에 그쳐

코스트코 매장 사진.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오는 5월부터 국내 코스트코 연회비를 두 자릿수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일본 코스트코 연회비 인상률은 한 자릿수에 그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4일 야후재팬에 따르면 일본 내 코스트코를 운영하는 코스트코 홀세일 저팬은 연회비 3종(골드스타·비즈니스·이그제큐티브) 회원권 가격을 오는 5월1일부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금 포함 기준 골드스타 회원권(개인)은 4840엔에서 5280엔으로, 비즈니스 회원권(법인)은 4235엔에서 5280엔, 구매금액의 일정 비율을 적립하는 이그제큐티브는 9900엔에서 1만560엔으로 각각 인상된다. 인상률을 보면 개인은 9%, 법인은 24.7%, 이그제큐티브는 6.5%다.


이번 가격 인상에 대해 코스트코 홀세일 저팬은 "저렴한 가격으로 질 높은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회비를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즉, 연회비를 올려 서비스 품질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코스트코의 설명에도 일부 소비자들은 가격 인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코스트코를 15년째 이용하고 있다는 한 고객은 현지 매체에 "회원이라고 해서 특별한 할인 혜택이 많지는 않다"며 "지금 정도가 한계인 것 같다. 만약 연회비가 6000엔에서 7000엔까지 올라가면 좀 부담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다른 고객도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코스트코 등 월정액 구독 서비스를 다 이용하고 있다"며 "그 비용만 한 달에 1만엔 정도 나간다. 경제가 어려운 만큼 하나는 해지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코스트코 전경.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들은 특히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연간 6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막대한 수익을 올렸음에도 국내 회원권 가격을 크게 인상해 한국 소비자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코스트코 본사는 법인과 개인에 따라 비즈니스 회원권(법인)은 3만3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15.2%, 골드스타(개인)은 3만85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11.7%로 각각 인상했다. 구매금액의 2%를 적립하는 이그제큐티브는 8만원에서 8만6000원으로 7.5% 인상됐다.


한일을 비교하면 골드스타의 경우 11.7%(한국)대 9%(일본), 이그제큐티브는 7.5%대 6.5%로 각각 한국이 높았다. 비즈니스는 15.2%(한국) 대 24.7%(일본)로 일본이 더 높았다. 개인이 회원이 많은 특성을 감안하면 일본보다도 회비 인상률이 높았다. 또한 지난해 9월 미국과 캐나다 인상률(8.3%)과 비교하면 '한국 소비자만 봉이냐'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 고객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해 한국에서 얻은 수익이 어마어마한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 한국 소비자와 이익을 나누는 모습은 전혀 없고 연회비마저 인상한다고 하니 탈퇴가 고민된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용자도 "수익이 많이 나면 연회비를 낮춰줘야지 더 받는 건 무슨 일인가"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 시장에서 코스트코는 국내 대형마트 3위에 올라서며 업계 2위인 홈플러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코스트코코리아는 매출 6조53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7.6%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8% 늘어난 2185억원에 달했다. 이 중 절반가량은 멤버십 회비로 충당된다. 당기순이익은 2240억원으로 58.1% 늘었다.


하지만 코스트코 코리아는 한국에서 얻은 수익을 한국에 재투자하기보다는 본사에 지급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의 대부분은 미국 본사의 배당금으로 빠져나갔다. 배당금은 2022년 회계연도 708억원, 2023년 2000억원, 2024년 1500억원으로 나타났다. 2023년 회계연도 본사 배당금은 141.2%에 달한다.


반면 사회적 기여는 적은 편이다. 2022년 회계연도 12억8000만원에서 2023년 11억8000만원, 2024년 12억2000만원 수준으로, 당기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회계연도 1.3%에서 2023년 0.8%, 2024년 0.5%로 점차 내려가고 있다. 코스트코가 회원권 가격 인상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의 비판에 직면하면서 고객 이탈이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서지영 인턴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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