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에 가짜 눈알 그만 붙여요"…시민들 장난에 美 도시 골치
수정 2024.12.16 11:10입력 2024.12.16 11:10
美 소도시서 '가짜 눈알' 붙이기 열풍 불어
당국 경고에 역풍…"노숙자 문제나 해결"
공공장소에 세워진 동상마다 '가짜 눈알'을 붙이고 다니는 시민들 때문에 미국 오리건주의 소도시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건주 벤드시 당국은 최근 인스타그램 등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커다란 플라스틱 가짜 눈알을 동상마다 붙이고 다니는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당국은 "도시 곳곳의 예술 작품에 가짜 눈알이 붙고 있다"라며 "이 눈알이 웃음을 유발할지는 몰라도, 예술 작품을 훼손하며 제거하려면 상당한 비용이 든다"라고 지적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가짜 눈알'로 피해를 본 공공장소 내 동상은 8개에 이른다.
미 오리건주 벤드시의 한 공공 예술품에 붙은 가짜 눈알. 인스타그램 캡처이 동상들 모두 고가이기 때문에, 접착제를 이용해 붙인 가짜 눈알을 뜯어내려면 전문가의 손길을 빌려야 한다. 이 때문에 '피해 복구' 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물론 화환이나 산타 모자를 씌워놓는 행위도 묵과하지는 않겠지만, 그라피티·가짜 눈알처럼 동상의 가치를 직접 훼손할 수 있는 행위는 부디 멈춰달라"고 당부했다.
시 대변인인 르네 미첼은 눈알에 바른 접착제가 동상의 부식을 막는 코팅을 벗겨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상에 쓰인) 강철은 접착제 때문에 녹이 슬어 사라질 수 있다. 이걸 막으려면 화학 처리를 해야 한다"라며 동상에서 눈알을 제거하는 데 이미 1500달러(약 215만원) 이상 지출했다고 토로했다.
동상에 붙은 눈알을 제거하려면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캡처그는 "가짜 눈알을 추가하면 사람들을 재밌게 만들 수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의도치 않은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짜 눈알 붙이기 열풍'은 최근 오리건 지역 여러 도시에서 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눈알이 붙은 조각상들이 유명해지면서, 지역 방송은 물론 미국 내 유명 토크쇼에서도 화제가 됐다고 한다.
현지 시민들은 시 정부의 '경고'에 대해 불만을 표하는 모양새다. 가짜 눈알을 붙이지 말아 달라며 당부한 글에 오리건 주민들은 "사람들이 무해한 장난을 하는 걸 막는 대신 노숙자 문제 해결부터 고민하는 게 어떨까",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정말 중요한 일을 맡고 있나 보다", "이 공지가 더 많은 가짜 눈알 열풍을 불어왔으면 좋겠다" 등 조롱하는 댓글을 올렸다.
논란이 커진 가운데 미첼 대변인은 최근 미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시 당국은) 강경하게 대처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라며 "단지 우리는 방대한 공공 예술 컬렉션을 소유하고 있으며, 접착제를 바르면 예술품에 해가 된다는 사실을 지역 사회에 알리려 했다"고 해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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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다음 대선, 법률가보다 '과학적 사고' 하는 후보들 나서야"
수정 2024.12.16 15:13입력 2024.12.16 07:22
"법률가, 매번 사람 잡아가두고 방탄만"
"지난 대선, 누가 더 악한지만 비교해"
"우린 이재명·윤석열 정책 아직도 몰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 확정 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아시아경제에 법률가 출신이 다음 대선 때 전면에 나서기보다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후보들이 더 나서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의원은 15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 과학기술 등 대내외 환경 변화 속에서 다뤄야 할 부분이 많다"며 "법률가 출신들이 너무 많이 나와서 상대를 감옥에 넣고 자기가 빠지는 이야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대통령 선거는 법률가들이 좀 덜 부각되고 과학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좀 더 나와서 그런 가치 있는 어젠다로 선거가 치러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며 "저도 역할을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한동훈 이재명 조국 나경원 권성동 등 모두 법을 전공한 법률가 출신이 정치의 전면에 있다 보니 매번 할 줄 아는 게 사람 잡아 가두고 방탄하는 거밖에 없다"며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서울 과학고를 조기 졸업한 뒤 카이스트(KAIST)를 다니다가 중퇴했다. 이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다. 당장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모두 법률가 출신이고, 현재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변호사 출신인 만큼, 이들과의 차별점으로 과학적 사고 능력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대통령 선거는 극심한 진영대립하에 미래 담론을 제시할 능력이 부족한 후보 간 대결로 진행됐다"며 "미래나 비전보다는 후보 간 대장동 의혹이나 각자 배우자 논란 등 누가 더 악한지만을 비교하는 대선의 형태로 치러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고 난 다음에도 우리는 양 후보의 경제, 외교, 교육 정책 등을 아직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했다. 20대 대선 후보였던 윤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는 모두 법률가 출신이었고, 이들의 '사법적 사고'로 선악 문제만이 강조돼 후보들의 정책이 전면에 드러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아직 대선 공식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시점에 따라 이 의원의 출마 가능 여부가 결정된다는 변수도 남아 있다. 4수 끝에 22대 총선에서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이 대선까지 도전할지 주목된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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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해"…탄핵 가결에 눈물 쏟은 70대, BBC 인터뷰서 한 말
수정 2024.12.16 13:37입력 2024.12.16 08:05
양손 들고 어깨 춤 추며 기쁨 드러내기도
尹,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 탄핵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눈물을 터뜨린 70대 남성 시민의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이를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15일 BBC 뉴스 제이크 권 저널리스트는 엑스(X·옛 트위터)에 "1947년생 이승방씨(77), 그 소식이 발표된 순간"이란 글과 함께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서 이씨는 윤 대통령 탄핵이 가결된 순간 시민들 사이에서 눈물을 흘리며 주먹 쥔 손을 흔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 표결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운집한 집회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국회 앞에 모인 시민들이 함성을 지르자 이씨도 양손을 들고 몸을 흔들며 기쁨을 드러냈다. 당시 집회 현장에서는 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 만난 세계'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권은 "이씨는 탄핵 투표 소식을 듣는 순간 안도감에 휩싸였다. 그는 최근 한국 역사상 최고와 최악의 날을 목격했다"며 "환호하는 관중 사이에서 이씨는 눈물을 참느라 고군분투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승리다. 오늘부로 한국 정치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눈물을 터뜨린 70대 남성 이승방 씨의 모습이 포착된 가운데 이를 외신이 주목하고 나섰다. 엑스(X)이어진 B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씨는 "독재자 윤 대통령은 이제 사라졌다. 너무 행복하다(The dictator president yoon is now disappeared. So happy)"고 말했다. 이씨의 눈물을 본 누리꾼은 "저분이 살아오신 근현대사를 생각하니 어떤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셨는지 알겠다" "저도 행복해요" "어르신 덕분에 민주주의를 누린다" "저 눈물이 모든 걸 말해준다" 등 반응을 보였다.
앞서 지난 14일 오후 4시 국회는 본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진행했다.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찬성 204표·반대 85표·기권 3표·무효 8표로 통과됐다. 윤 대통령은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사상 세 번째 탄핵 대통령이 됐다. 이번 탄핵으로 윤 대통령의 모든 권한은 정지됐고, 한덕수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는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을 대신해 국군통수권과 긴급명령권 등 헌법과 법률상 모든 권한을 이양받아 국정 전반을 총괄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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