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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보지 않아도 내 발에 딱...신발 반품율 '제로' 내건 '펄핏' [AI혁명](131)

수정 2024.11.24 11:36입력 2024.11.24 09:00

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SaaS로 제공
ABC마트·프로스펙스 등 고객사 확보
올 3분기 최대 매출…내년 美 본격 진출
AR 결합해 가상 피팅 기술로 명품 시장 공략

"그게 되겠어요? 되면 대박이지만." 신발 사이즈 추천 솔루션 펄핏의 이선용 대표가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400조원 규모의 신발 유통 시장에서 고질적인 문제인 사이즈 추천을 두고 한 말이다. 신발은 사람마다 발 모양이 제각각일 뿐 아니라, 같은 240mm 사이즈라도 제조사마다 세부 치수가 달라 반품률이 높다. 생산량의 약 30%가 반품돼 버려질 정도다. 이 대표는 이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2016년 여성 구두 쇼핑몰을 창업한 경험을 살려 '딱 맞는 신발'만 추천하는 서비스로 도전장을 냈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8년 펄핏을 창업한 후 기술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우선 이용자 발을 측정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스마트폰으로 발을 촬영하면 인공지능(AI)이 발 테두리를 인지하고 컴퓨터 비전이 길이, 너비, 비율, 모양 등을 오차범위 1.4mm 이내로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신발 사이즈를 측정하는 기기도 직접 만들었다. 기기로 내측 길이, 너비, 발등 높이 등 치수 정보를 재고 무게, 소재, 착화감 등도 데이터화했다. 마지막으로 두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상품을 제안하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구현했다.


이선용 펄핏 대표. 펄핏 제공

기술이 있어도 데이터를 모으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였다. 2020년부터 신발 추천 앱을 운영한 이유다. 특별한 수익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발 사이즈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만 매달렸다. 플리마켓, 마라톤 행사 등 운동화를 신은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발을 재고 착화감을 물었다. 이 대표는 "발 데이터를 모으는 일은 소위 '노가다'라 대기업은 할 수 없는 영역이라 봤다"며 "특히 착화감처럼 주관적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한 것이 펄핏의 경쟁력"이라고 자신했다.


이렇게 확보한 데이터로 신발을 추천하자 이용자가 반응했다. 반품률이 절반으로 떨어지고 재구매율이 2배가량 높아졌다. 이 대표는 곧바로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공략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 모바일 앱을 접고 사이즈 측정 솔루션을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형태로 기업에 제공했다. 프로스펙스, 네파, 컬럼비아코리아같은 신발 브랜드 외에 ABC마트, 코오롱몰 등 유통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SaaS로 수익 모델을 갖추면서 올해 3분기 최대 매출을 올렸다.

가능성을 확인한 펄핏은 해외로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 우선순위는 미국이다. 시장 자체가 크고 트랙킹화, 사이클링화 등 핏감이 중요한 스포츠화 시장이 자리 잡았다. 이 대표는 "나이키, 아디다스 등을 만나보니 펄핏에 관심을 보였다"며 "내년부터 해외에서 레퍼런스를 만들 수 있도록 테스트에 돌입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추천 기술도 고도화한다. 챗GPT처럼 대화형으로 신발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판매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딱 맞는 사이즈나 기능성이 중요한 스포츠화 고객은 질문이 구체적이라 승산이 있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증강현실(AR) 기술을 결합해 사이즈별 신발을 가상으로 피팅해보는 솔루션으로 명품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신어보고 싶지만 매장에 들어가는 것부터 망설여지는 고가 브랜드가 타깃이다.


궁극적으로 신발 반품률과 사이즈로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을 '제로'로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통해 반품으로 인한 재고를 줄이고 재고로 남은 사이즈는 해당 제품이 딱 맞는 고객을 겨냥해 판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재고까지 0으로 만드는 '3제로'를 구현하고 싶다"며 "신발 제조부터 마케팅까지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새벽에 폭행→추행→폭행→추행…범죄 4건 저지른 '무법자'
수정 2024.11.25 07:40입력 2024.11.24 16:05

자전거로 도주하던 범인 잡아채 검거

서울에서 행인들을 이유 없이 폭행하고 추행하는 등 잇따라 범행을 저지른 남성이 결국 경찰에 체포됐다.


서울 관악구의 한 거리에서 한 남성이 시민을 상대로 이유 없이 폭행하고 추행하는 등 잇따라 범행을 저질렀다. 사진은 이 남성이 각각 다른 시민을 폭행하는 모습.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 캡처

지난 21일 서울경찰청 공식 유튜브에는 '지나가는 시민들을 이유 없이 폭행, 추행한 범인 추격 검거'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는 지난달 26일 오전 5시께 서울 관악구의 한 거리에서 발생한 사건 현장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 남성 A씨는 거리에 서 있던 시민 B씨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턱을 치고 지나갔다. 폭행당한 B씨가 쫓아가자 A씨는 도주하기 시작했다.


A씨는 달아나다 잠시 뒤 거리에서 여성 C씨를 강제 추행하고 도망쳤다. C씨의 일행이 A씨를 쫓아가자 A씨는 이번엔 피해 여성의 일행 D씨를 폭행했다. 눈 깜짝할 새 모두 3건의 범행을 저지른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의 한 도로에서 폭행과 추행 등 총 4건의 범행을 저지르고 달아나던 남성이 체포됐다. 유튜브 채널 '서울경찰' 캡처

첫 번째 피해자 B씨의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한 경찰은 자전거를 탄 채 도주하는 A씨를 발견했다. 추격하던 순찰차 앞으로 위험하게 질주하던 A씨는 방향을 틀어 도주를 시도했지만, 경찰관들이 자전거를 잡아채 A씨를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2차 폭행 뒤 자전거로 도주하면서도 또 다른 여성 E씨를 강제 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룻밤 새 총 4건의 범죄를 저지른 A씨는 결국 경찰에 검거됐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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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사기였다"…우후죽순 느는 로맨스스캠
수정 2024.11.24 15:42입력 2024.11.24 09:00

올해 상반기 피해액 454억원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법적 구멍

"배가 망가져 고쳐야 할 것 같아. 내가 짐을 보낼 테니 통관비를 좀 보내줄래?"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접근하고 유대감을 쌓은 뒤 금전을 요구하는 '연애 빙자 사기'(로맨스스캠)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사기 수법이 지능화되면서 피해 규모 역시 늘고 있으나 현행법상 단서 조항으로 인해 피해자 보호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2~6월 5개월간 집계된 로맨스스캠 피해 건수는 628건, 피해액은 약 45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가정보원(국정원)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 동안 신고한 피해액인 138억원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해 국정원 111센터에 접수된 로맨스스캠 신고 건수는 126건으로 2019년(38건)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었고, 같은 기간 피해액도 8억3000만원에서 55억1200만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로맨스스캠은 1인 가구 증가, SNS 발달 등 현대사회의 특성을 교묘하게 파고든 범죄 수법이다. 가해자들은 주로 프로필에 가짜 사진과 경력 등을 게재하고 신뢰감을 주는 방식으로 범행 대상을 물색한다. 이후 장기간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온라인 연인 관계'로 발전, 각종 명목으로 금전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가해자들은 군인, 유학생, 기업가 등 신뢰감을 주는 직종을 주로 사칭하는데 전화나 영상통화 등은 하지 않고 문자로만 대화하며 정체를 숨긴다.

로맨스스캠이 새로운 대표 사이버범죄로 자리 잡았으나, 여전히 수사기관은 피해자 보호 조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 로맨스스캠은 보이스피싱과 달리 현행법이 정한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기 이용 계좌 지급정지와 같은 임시 조치도 불가능하다.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재화의 공급이나 용역의 제공 등을 가장한 행위'는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최근 발전한 로맨스스캠 수법은 물건을 보낸 뒤 택배비나 통관비를 보내달라고 하는 식으로 물건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해당 단서 조항에 걸려 사기 이용 계좌 지급정지 조치가 불가능한 셈이다. 장보은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계장은 "로맨스스캠이라는 신종 범죄가 생기면서 통신사기 환급법의 해당 단서 조항으로 인해 피해자 보호 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로맨스스캠을 별도로 포함하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기 이용 계좌 지급정지 조치를 폭넓게 허용할 경우 '역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다른 사람의 통장을 정지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판단을 거쳐야 하는데, 보이스피싱 같은 경우 워낙 상황이 긴급하다 보니 신속하게 피해를 막기 위해 지급 정지 등의 조치를 허용한 것"이라며 "이렇게 법원의 판단도 거치지 않고 통장을 정지하도록 폭넓게 허용하다 보면 이를 파고든 또 다른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당국이 로맨스스캠의 사기 수법을 홍보하고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계좌 거래 중지를 폭넓게 허용할 경우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면서도 "그런데도 입법적 공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로맨스스캠의 사기 유형에 대한 특정 조항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서희 기자 daw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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